-
-
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 레나의 스페인 반년살이
레나 지음 / 에고의바다 / 2022년 5월
평점 :

저자는 스무 둘 살에 뉴질랜드에 어학연수를 가서 만났던 스페인 사람과 인사했을 때 "예나"가 스페인어의 어떤 단어를 의미한다며 배가 부른 모양을 손동작으로 보여줘서 자신의 이름이 스페인어로 임신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뜻이 '배가 부르다' '가득하다'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스페인 식인 "레나"로 바꾸어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반년간의 일상을 끝내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그 시간은 온전히 자신만이 존재하는 시간 있다며 변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책에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진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여행 에세이를 읽기 위해서 등장인물까지 다 이해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들이 해외살이 하는 저자의 일상을 함께 하고 또 여행도 함께 하며 도움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 귀한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무 살 시절부터 50여 개의 나라를 여행한 사람답게 발렌시아의 생활이 지루하게 느껴져서 카우치 서핑을 통해 발렌시아 역사 박물관에 갈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과 일상을 즐기고 여행도 함께 하다가 여행이 끝날 때는 늘 기다리게 만들어 짜증 나게 했던 시모나가 남자친구와 사는 이탈리아까지 가서야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있었고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 시간들을 보낸다.
같은 어학원 다니는 친구의 말에 새벽부터 갈치를 사러 시장에 가고 밥하러 스페인 갔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스페인 요리왕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 어학원 공부 시간 계산도 잘하고 집도 잘 구하고 혹시나 모를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계획도 철저하게 세우고 큰 어려움 없이 여행도 더 잘하며 흔히들 겪는 사소한 실수도 없이 아주 똑똑한 여행을 한다.
저가 항공을 이용하며 가방은 기내 화물로 들고 다니며 가방의 분실을 철저히 막았는데 독일의 마요르카 항공사의 실수로 가방이 분실되었지만 이것도 3일 뒤에 도어 투 도어의 서비스 받으며 그동안 겨우 안경과 눈썹이 없었다는 정도의 어려움이다.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곳이 집이라고 꼭 다시 오라고 할 만큼 깊은 정을 나누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많은 선물을 받고 기억에 남는 송별회도 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다.
벨기에, 마드리드, 스위스, 이탈리아, 모로코, 오스트리아, 독일 등을 여행하는 동안 격한 감탄사나 화려한 형용사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가이드인 듯이 너무나 잘 아는 곳을 간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설명하고 있다.
곳곳에 친구들과의 모습을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고 당연 나라마다 아름다운 사진들도 책의 곳곳에 품고 있다.
마지막에 저자는 일본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가 쓴 <난문쾌답>에 등장하는 문구를 사용하여 인간을 바꾸는 방법에 대한 3가지 설명에 하나를 더 포함시켜서 여행을 떠나라고 하며 여행을 떠날 때마다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씩 바뀌고 있으니 일단 떠나라고 한다.

저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생각과 감정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아주 힘 있고 추진력 있고 똑똑한 여행을 한 것 같고 다양한 문화와 생활을 가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도 어떤 편견이나 오만함 없는 고급진 관계의 안목을 가진 사람 같다. 그리고 꼭 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이 등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을 받는 도전을 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