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치서핑으로 여행하기 - 세상이 내 집이다, 모두가 내 친구다!
김은지.김종현 지음 / 이야기나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순수한? 나는 서핑할 수 있는 소파라는 것도 있나? ㅋㅋㅋ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미안하다... 아재개그를 방금 내가 시전한 거 같다. 여행하기라고 분.명.하.게. 쓰여 있다!


나는 왜 20대 때에 이런 걸 몰랐을까? 하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 에어 비앤비 정도나 겨우 알고 있었다... 설마 이런 문화가 있을 줄이야! 하지만 언제든 원하는 그 때 할 수 있다! 이 책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 단지 여행하는 방식이나 멋진 여행지와 맛집만을 소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그런 책도 낯선 곳을 여행하기에 앞서 많은 도움과 기대를 준다! 다만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창립자들이나 젊은이들이 여행을 사업가의 정신과 동일시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나에겐 여행보다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 태도, 철학을 다룬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대가 넘어가는 사람이나, 여성들의 경우 내가 이런 걸 하기엔 이미 늦었다, 이거 너무 위험하지 않아?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세상을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지 않나? 물론 그렇다고 좋은 게 좋다고 무조건 긍정하자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 뭐든 균형감을 가지는 것이 아름다운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은 신뢰다. 그리고 인간의 배움, 나눔, 무엇보다도 소통과 교류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흥미로웠다.


새로운 뭔가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아이들은 너무나 신기해 하다. 그래서 더 알고 싶은 마음에 거침없이 손을 내밀고 입으로 가져간다. 이때 주로 부모님들은 느낌표가 들어가는 짧은 말을 내뱉게 된다. 걱정되니까... 그럼에도 아이는 이게 안된다면 저거라도 궁금하다, 마구 알고 싶고 그렇게 성장해 나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어른이 되면서 새로운 것이 때로는 부담감과 스트레스,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발전하려면 뭘 더 배워야만 해, 이대로는 부족해, 저 사람은 저 나이에 벌써 저런 것도 알고 저런 위치를 점하고 있잖아? 라는 숨막히는 혹은 배아픈 생각과 감정들...


충분히 이해도 간다. 아이들은 그들의 곁에서 늘 지켜보고 걱정하고 지켜주고자 하는 그들의 보호자가 있지만, 성인이 되면 그런 존재가 그런 역할을 하는 이가 없지 않나? 물론 있을수도 있지만, 우리는 독립을 성인의 미덕으로 생각한다. 또한 20대 이전에는 그것을 간절히 염원하며 어서 빨리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성인이 되면 몰라도 되었던 돈구멍들이 나오고 뭔가 끝이 없는 길로 내몰리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술을 마시기도 하고 상담을 받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종교에 빠지기도 한다. 다양한 무언가에 여전히 의존하기도 한다. 이런 걱정 아래에 돈 걱정, 꿈 걱정이 깔려 있다. 햄릿도 아닌데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우리는 갈등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저 맨몸으로 나가라고 말하고 있다.


무전여행!


재미있을 것 같다. 돈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서 서로에 대해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에 대해서 소통하는 것, 같이 경험하는 것 멋지지 않나? 이력서에 자소설 안쓰고 뭔가 자신만의 얘기를, 다른 얘기를 쓸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누군가와 얘기하기 위해서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의 얘기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자신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할 기회도 생긴다.


흔히 자기소개를 하면서 이름을 말하고, 성별과 나이를 말하고, 학교를 말하고, 직업을 얘기한다. 하지만 이런 형식적인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좀 더 나에게는 뭔가가 더 있지 않나? 나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더 생각도 깊어지고,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지고, 그래서 더 경험하고 싶고, 나누고 싶어지는...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과 얘기를 하고, 그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일은 신선한 경험일 것이다. 또한 유동적으로 변하는 상황 속에 자신을 던져두고 스스로 시험해보는 것은 짜릿한 일이기도 하다. 잘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또 그 안에서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날 것이다. 책 속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묵을 곳을 마련해 주기도 하고 따뜻한 음식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 고마운 마음, 반가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와 자신도 호스트로서 활동하기도 한다.


다만 이 책을 다 읽어갈 무렵에 그런 생각도 들었다.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과도 그렇게 즐겁게, 다양한 것을 나누고 얘기하듯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그렇게 하면 어떨까? 아마 대부분은 바로 옆에 사는 사람도 잘 모르지 않나? 뭔가 얘기를 하기도 어색하고...

카우치서핑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 생각과 취미를 가진 공통점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일까? 물리적으로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생각이 다르면 어울리기 힘든 걸까? 


https://www.couchsurf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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