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이 - 솔잎 머리 내 친구 샘터어린이문고 20
정옥 지음, 허구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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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햇볕이 살살 쏟아지는 나무그늘 아래 누워 파란 나뭇잎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들을 느끼곤 했다. 그럴 때면 마치 나무들이 웃고 떠들고 내게 장난을 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내가 나무 일부가 된 듯 새큼새큼하고 간질간질한 느낌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그 어린 시절의 나무가 가끔 생각나 숲을 찾곤 한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도 살곰살곰 웃음이 나고 그때의 느낌이 가만히 되살아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솔방울을 단 채 솔잎머리를 흔들며 등장하는 나무아이의 모습이 우스쾅스러우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어쩔수 없이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 향이와 친구가 된 나무아이가 함께 풀어가는 나무들의 이야기가 잠시도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어쩌면 어릴 적 햇살을 내뿜던 나의 나무친구도 어디선가 지금의 나를 기억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그래서일까? 푸르른 빛을 띄기 시작하는 봄날의 나무들이 왠지 모두 나를 보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글쓰기 수업시간에 2학년 아이들이 난리다. 자기는 그저께 티눈 빼러 병원에 갔다왔는데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고...그랬더니 한 아이가 놀린다. 

 "야. 너 실수한거야. 티눈은 나무였다는 증건데 그걸 빼면 어쩌냐? 아이구...." 

 "그럼...다시 병원가서 붙여달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돈 안 줘도 그냥 다시 붙여줄라나?" 

왁자지껄 웃으며  간지름을 태우고는 서로 낄낄댄다. 

 이 동화는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엄마,아빠의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도토리팽이,1원짜리 동전,껌종이,종이인형,공깃돌...이 동화는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찾게하고 아이들에게는 엄마.아빠의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자연속에서 뛰놀고 자연과 함께 했기에 컴퓨터도 게임기도 맛난 음식이 없어도 더 행복했었다고 믿는 부모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문득 생길 것 같다.  

따뜻한 바람이 불면 내 나무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아직도 햇살을 즐거워하던 나를 기억하고 있는지 한번 만나러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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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꿈꾸는 집 - 제6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08
정옥 지음,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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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심히(?) 경쟁의 바다로 아이들을 등 떠미는 어른들이 보면 이 '이모네 집'자체가 썩 마음에 내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아니,불량하다 느낄 수도 있겠지? 아무 불만(?) 없이 열심히 살고있는 우리 아이에게  엉뚱한 바람이나 넣는 게 아닌지....ㅋㅋ이게 도대체 어쩌면  좋아? 아이에게 열심히 읽어보라고 줘야하나,말아야 하나????   어쩌면 이런 걱정에 잠 못드는 그 어른부터 이 동화를 먼저 읽어보는 게 어떨까...아마 다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당장 아이에게 주고 싶을 걸?^^

일단 예쁜 표지...동화책에서는 보기 힘든 예쁜 책 갈피까지...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  그리고...너무 유쾌하다. 

 읽는 내내 웃음과 눈물이 번갈아 났다. 마치 지금 당장 책속에서 달려나와 나와 마주보고 앉아 동그란 안경너머로 조잘대며 잔소리를 해 댈것 같은 이모, 엄마의 꿈(?)에 열심히 동참하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지만 '분홍눈사람'을 안고 어릴 적 꿈을 찾아 행복해하는 주인공 진진이, 아마 지금도 열심히 날기를 꿈꾸는 엉덩이(?) 큰 거위 어기,꼬리를 사분의 삼박자로 흔들고 싶은 개 덩치,춤추기가 매일의 꿈이 되어버린 귀여운 두레박 퐁,말 안 듣는 제자 가르치느라 늘 분주한 제비 초리,꿈을 찾아 행복을  가슴에 안은 멋쟁이 상수리.....이 모든 이들이 내겐 너무 가슴 찌릿찌릿한 감동과 웃음을 던져준 주인공들이다.   

 특히,꿈꾸는 집의 터줏대감,책들의 소란은 정말 책에 대한 나의 사고를 싹 바꿔버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 듯 하다. '설마 ...책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안다면...'하며 떨려하던 진진이의 말처럼 지금 내 주변에 널리 내 책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날 바라보고 있을까? 설마 이모네 책들처럼 날 비웃고 있는 건 아닐테지?(사실 조금 두렵다.ㅜㅜ)

꿈을 꾼다는 것...내가 어릴 때도 진진이처럼 참 행복한 꿈을 꾸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고운 꿈들로 부터 점점 유리되어가는 나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지치고 살벌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힘들게 고민하고 살벌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마치 아무 꿈도 없이 살아가는 부족한 인생들이라고 혼자 거만(?)떨면서 내일은 누구와 경쟁할까,머리를 누르고 돌덩이를 끌어안고 사는 인생이었다. 

"꿈이야 있지.근데 꿈이란 게 꼭 뭐가 되어야 하는 거야?뭐가 안 되면 어때? 그냥 하면 되지.내 꿈은 춤추는 거지.신나게 춤추는 것.그게 내 꿈이야."  

두레박 퐁이의 꿈을 보면서 참 행복해보여서 웃음이 났다. 그래.뭐가 안 되면 어때? 꿈을 꾸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걸...그들의 행복한 꿈꾸기는 지금도,내일도,모레도 계속 된다. 나의 꿈꾸기도 계속 된다. 흠....행복햐~ 

참,꿈꾸는 집에 있는 책들은 한 번쯤 누군가에게 진정한 재미를 준 책들만 올 수 있다 했는데...ㅋㅋㅋ 오늘 한 권이 또 새로이 꽂혀서 신입신고(?) 하겠네. '이모의 꿈꾸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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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꿈꾸는 집 - 제6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08
정옥 지음,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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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 웃었다.내 책들도 이런 생각들을 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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