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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꿈꾸는 집 - 제6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ㅣ 문지아이들 108
정옥 지음,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평점 :
오늘도 열심히(?) 경쟁의 바다로 아이들을 등 떠미는 어른들이 보면 이 '이모네 집'자체가 썩 마음에 내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아니,불량하다 느낄 수도 있겠지? 아무 불만(?) 없이 열심히 살고있는 우리 아이에게 엉뚱한 바람이나 넣는 게 아닌지....ㅋㅋ이게 도대체 어쩌면 좋아? 아이에게 열심히 읽어보라고 줘야하나,말아야 하나???? 어쩌면 이런 걱정에 잠 못드는 그 어른부터 이 동화를 먼저 읽어보는 게 어떨까...아마 다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당장 아이에게 주고 싶을 걸?^^
일단 예쁜 표지...동화책에서는 보기 힘든 예쁜 책 갈피까지...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 그리고...너무 유쾌하다.
읽는 내내 웃음과 눈물이 번갈아 났다. 마치 지금 당장 책속에서 달려나와 나와 마주보고 앉아 동그란 안경너머로 조잘대며 잔소리를 해 댈것 같은 이모, 엄마의 꿈(?)에 열심히 동참하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지만 '분홍눈사람'을 안고 어릴 적 꿈을 찾아 행복해하는 주인공 진진이, 아마 지금도 열심히 날기를 꿈꾸는 엉덩이(?) 큰 거위 어기,꼬리를 사분의 삼박자로 흔들고 싶은 개 덩치,춤추기가 매일의 꿈이 되어버린 귀여운 두레박 퐁,말 안 듣는 제자 가르치느라 늘 분주한 제비 초리,꿈을 찾아 행복을 가슴에 안은 멋쟁이 상수리.....이 모든 이들이 내겐 너무 가슴 찌릿찌릿한 감동과 웃음을 던져준 주인공들이다.
특히,꿈꾸는 집의 터줏대감,책들의 소란은 정말 책에 대한 나의 사고를 싹 바꿔버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 듯 하다. '설마 ...책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안다면...'하며 떨려하던 진진이의 말처럼 지금 내 주변에 널리 내 책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날 바라보고 있을까? 설마 이모네 책들처럼 날 비웃고 있는 건 아닐테지?(사실 조금 두렵다.ㅜㅜ)
꿈을 꾼다는 것...내가 어릴 때도 진진이처럼 참 행복한 꿈을 꾸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고운 꿈들로 부터 점점 유리되어가는 나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지치고 살벌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힘들게 고민하고 살벌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마치 아무 꿈도 없이 살아가는 부족한 인생들이라고 혼자 거만(?)떨면서 내일은 누구와 경쟁할까,머리를 누르고 돌덩이를 끌어안고 사는 인생이었다.
"꿈이야 있지.근데 꿈이란 게 꼭 뭐가 되어야 하는 거야?뭐가 안 되면 어때? 그냥 하면 되지.내 꿈은 춤추는 거지.신나게 춤추는 것.그게 내 꿈이야."
두레박 퐁이의 꿈을 보면서 참 행복해보여서 웃음이 났다. 그래.뭐가 안 되면 어때? 꿈을 꾸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걸...그들의 행복한 꿈꾸기는 지금도,내일도,모레도 계속 된다. 나의 꿈꾸기도 계속 된다. 흠....행복햐~
참,꿈꾸는 집에 있는 책들은 한 번쯤 누군가에게 진정한 재미를 준 책들만 올 수 있다 했는데...ㅋㅋㅋ 오늘 한 권이 또 새로이 꽂혀서 신입신고(?) 하겠네. '이모의 꿈꾸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