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책은 읽기 힘들다. 가독성의 문제가 아니라 화나고 사회 구조 속에서 내가 얼마나 무력한지 느껴져서. 82년생 김지영도 그렇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지만 처음 이 책을 사고 읽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읽었을 때 책은 의외로 술술 읽히고 감정적 동요도 없었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을 때 나는 다시 이 책을 읽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다.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뒷 내용이 어떨지 예상도 되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많은 여성들이 겪어봤을 이야기들이다. 평범하고 누군가에게 일상인 이야기들이기에 더 화나고 다시 읽기가 두렵다. 그럼에도 읽기 잘했고 다른 사람들도 이 두려움을 같이 느껴줬으면 한다. 읽기 힘든 책, 두려운 책은 사회를 조금씩이나마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 뿐 아니라 모든 페미니즘책이 그렇다. 여성들이 이 책에 공감하지 못하는 때가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