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T와 디지털 대전환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황명수 지음, 최성.이건희 감수 / 광문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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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를 위한 금융 IT 지침서!

저자가 교수님이라, 전공서 스멜이 물씬...

금융 IT를 집약적으로 담았다. 금융에 종사하는 실무자가 금융 IT의 현황을 참고하기 최적이다. 정리도 깔끔해서, 독서하는 내내 눈이 편했다. 저자의 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우리나라 사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앞서 발전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사례도 같이 정리했다. 우리나라 금융 IT 산업이 현재 주요 선진국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금융 IT의 미래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빅데이터와 통계, 경제와 금융,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공학, 그리고 프로그래밍까지 방대한 개념을 기초로 요구한다. 실무지침서 성격이 짙기 때문에 금융 IT 기초 개념을 공부하고 싶다면 다른 책을 권유하고 싶다. 각주를 활용한 보충 설명이 있지만 부족하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인상적이었거나 남겨두고 싶은 내용들

이 책은 금융 IT의 핵심인 IT부터 시작한다. IT의 역사와 향방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LTE와 5G뿐만 아니라, ICT와 IoT, 모바일과 e-Commerce까지 IT 전반을 아울렀다. CDMA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정보통신공학의 복병이 있지만, 평소 IT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IT 개요를 넘어 본격적으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금융 정보시스템과 모바일 뱅킹을 만난다. 특히, 모바일 뱅킹의 변천에서 점차 대면 서비스의 비중은 낮아지고 비대면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는 시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은행 지점 통폐합과 은행원 희망퇴직 모집 뉴스 기사가 떠올랐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4장의 인터넷 전문은행이었다. 인터넷 은행과 일반 은행의 차이, 인터넷 은행과 일반 은행의 인터넷 뱅킹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됐다. 본문 중간에 인터넷 은행 선호 사유 설문조사 결과가 수록되어 있는데, 인터넷 은행을 선호하는 이유 과반이 '편리한 이용 절차'라는 게 놀라웠다.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은행이라서 예대금리 등 금전적 혜택이 1위라고 생각해왔는데, 다른 사람은 다 필요 없고 편리한 게 장땡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역시, "Simple is best"다.

인터넷 은행에 맞선 일반 은행의 처절한 저항도 눈에 띄었다. 2019년 글로벌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정부 및 금융의 역할> 정책 심포지엄에서 오후 세션 패널로 참가한 신한은행 R&D센터 본부장은 "인터넷 은행과 경쟁은 일반 은행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말을 했었던 게 생각났다. '탈중개화 현상' 앞에 대형 은행도 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일반 은행에 대면 서비스를 권장한다는 이야기가 아이러니했다.

(이제는 컨퍼런스와 포럼 후기도 블로그에 남겨야겠음...)

5장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간편결제 주요 사용처 자료가 있는데, 결제 비중의 72%를 인터넷 쇼핑몰이 차지했다. 간편결제 중 하나인 삼성페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인지라, 오프라인 간편결제 비중이 클 줄 알았는데, 반대였다. 온라인 결제 비중이 그만큼 커진 영향일 수도 있다. 모바일 결제 선호도 조사에서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이 각각 30%와 25%를 차지한 반면, 휴대폰 소액결제 비율이 '28%'나 됐다는 점이 놀라웠다. 결제 목적을 살펴보면, 온라인 구매 목적이 1위인데, 모바일 게임 등 앱 내 결제가 많아서 그런 것일까.

이 책의 백미를 뽑으라면, 핀테크의 현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간편결제와 P2P 대출, 외화송금, 자산관리, 클라우드 펀딩이 핀테크 기업의 대표적인 진출 분야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간편결제에 집중돼있다고 한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는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활발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핀테크 기업이 적극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앞선 주요 선진국 사례를 비추어보아 앞으로 더욱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에서 인터넷 은행 선호 사유 설문조사에서 편리성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이야기했다. 핀테크도 다르지 않았다. 이 책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핀테크 기업의 전략을 보여주는데, 핵심은 기존의 금융업이 제공해 주지 못하던 '편의성'이었다. 가려운운 곳을 팍팍 긁어준 것이랄까. 모름지기 편한 게 최고인가 보다.


은행에서 오래 근무한 저자는 은산분리를 피부로 체감해서일까, 책 곳곳에서 은산분리에 대해 부정적이다. 은산분리가 무엇이냐면, 금산분리의 하나로 은행과 일반 기업은 아주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규제다. 일반 기업과 은행의 엄격한 영업 분리 규제인 은산분리는 은행의 사금고화 문제 때문에 제정됐다. 일반 기업이 은행의 대주주가 된다면 은행을 사적인 금고처럼 만들어 유용할 수 있다. 열심히 통장에 모아놓은 돈을 삼성이 탕진해서 돈을 못 돌려준다고 하면 누구나 목덜미 잡을 거다. 이처럼, 은행이 부실해지고 더 나아가 무너지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강하다. 열심히 모은 돈을 돌려주지 못한다고 해보자.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반대도 동일하다. 은행이 삼성과 밀접하게 지분을 나눈 상황에서 삼성이 부도나면 은행도 부도 난다. 은행에 예금했던 수많은 사람은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저축은행 부도 소식이 전국구로 발생한다고 생각해 보자.

하지만,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형태의 경쟁자가 부각되면서 기존 일반은행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다. 인터넷은행의 다양한 IT 사업이 일반은행에게는 은산분리로 못 먹는 떡이다. 우리나라 시중 은행은 오랜 기간 은산분리 완화를 요구해왔다. 매 정부는 은산분리 완화를 예고하지만, 지지부진하다. 은산분리에 의해 온갖 금융위기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던 건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발전을 가로막아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국민이 체험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은산분리 완화는 발전으로 향하는 길일까? 아니면, 부패와 새로운 한국 금융위기의 시작일까. 은산분리 완화 논쟁은 수십 년간 뜨겁다.

출판사에게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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