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며 쓴 그림 에세이
센레 비지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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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평생 주택에 살았다. 세를 주는 집이 다섯가구가 있어 단독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 빌라 잠깐, 중학교때 아파트 생활 3년 외에는 결혼하기 직전까지 평생 주택 생활을 했다. 아파트 생활은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 후 아파트에 거주하게 되었다. 다행히 지금 사는 아파트가 산 속(?)에 있어 베란다 창으로는 온통 산 만 보이고 현관으로는 저 멀리 다른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지상으로 철도가 나 있는 지하철 역 앞에 살고 있어 간간이 들리는 철도 소리가 정겹다.

하지만 워낙 익숙치 않은 거주 환경이다 보니 다른 사람은 편하다 하는 엘리베이터부터 사소한 것들이 (적어도 나에게는)불편하다. 거기다 나만 사는 편한 집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아들 둘을 둔 덕에 옆 집, 아랫집 신경을 늘 써야하는 탓일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지금도 주택에서의 삶을 꿈 꾸고 있고, 그러던 어느 날 이 책이 내게 왔다.

책을 읽으며 익숙한 부분도 많았지만 내가 집 주인으로써 주택에 살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때 되면 집 관리를 해야하는 엄마 아빠의 생활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 우리 가족 모두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 친정집을 엄마아빠는 이렇게 수고롭게 가꾸고 계셨겠구나, 하는 찡함이 있었다. 아파트처럼 집을 관리해주는 누군가가 없어 주택 관리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단골 철물점, 도배점 등이 있다. 우리집도 철물점 아저씨가 수시로 드나들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친해져서 한 번 오시면 안나가고 이야기를 엄청 하다 가시는 적도 많았는데 내가 아이를 낳고서는 친척이 아이를 낳은 것처럼 기뻐하시며 그 조그만 애기한테 용돈도 주시곤 했다.

단독주택에서 마당의 존재감은 어떤 공간보다도 강력하다. 아래의 이유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1. 눈치 볼 것 없이 이불 먼지 털기
2. 쓰레기 편하게 내놓기
3. 휴대옹 그릴로 기름 뛰는 요리하기
4. 먼지 풀풀 날리며 가구 만들기
5. 흙이며 화분이며 마음껏 늘어놓고 분갈이하기
6. 신나게 화분에 물 뿌리기


내가 살았던 친정집은 작가의 집처럼 마당이 마당 답게(?) 있는 집은 아니다. 대문과 바깥 계단 사이 한걸음 정도의 바닥 공간이 있었고 외려 계단 위 현관 앞에 공간이 좀 있었다. 엄마는 그 공간에서 청국장도 끓이시고 숯불에 고기도 구우셨다. 그렇게 작은 공간에서도 위에 나열된 장점은 모두 살릴 수 있었다. 거기다 몇 해 전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구청에서 담벼락을 허무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때 담을 허물고 나서는 마당 같은 공간이 생겨서 매우 편하게 활용하고 계신다.


책의 초중반부를 읽을 때는 아파트에 적합한 사람이 주택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뒤로 가면 갈 수록 주인공의 마음이 성장하는 이야기, 상생하는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했다.
아파트보다 주택이 관리하기가 힘든 건 사실이다. 손이 많이 가고, 무슨 일이 있으면 뭐든지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자연스럽게 살아지는 삶에 부러움이 커져간다.

안그래도 주택에 살고 싶었는데, 마음에 불을 지핀 느낌. 이 집을 먼발치서나마 한 번 쯤 보고 싶다.



나도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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