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출현과 고대의 지혜 - 가람역사 8
프랜시스 히칭 지음, 김향 옮김 / 가람기획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읽은 건 군대 있을 때다..그때까지만 해도 미스터리 역사에 대한 흥미만 있었지..진정 고고학이 무엇인지 또한 그것의 매력이 뭔지 몰랐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고고학의 매혹적인 마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책은 지금껏 인류사에 있어왔던 그러나, 현재의 과학으로는 도저히 풀 길 없는 현상을 설명하는 '잃어버린 지식'의 체계를 파헤치고 있다. 세계사 속의 미스터리 22장면을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보기로 대충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여러가지 가설을 제시하기도 하고 다소 전문적인 내용까지 실어 조금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때로는 가장 이단적인 설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우쳐주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통설로 알고 있는 역사가 어쩌면 여러가지 퍼즐조각을 대충 끼워 맞추어 재구성한 그래서 원래의 그림과는 다른 그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 동시에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학문적 자세를 견지하도록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난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 고고학에 푹 빠지게 되어 내 전공조차 고고학으로 바꾸어 버렸다. 비록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그리고 얼마나 많은 인내와 고통을 요구하는 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 순응해 그저 먹고사는 일에만 매달리는 삶은 결코 인간적인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의미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가족, 나아가 사회에서 비생산적인 것일지라도) 그건 결국 죽은 삶이나 다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물론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험난하고 종착지가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죽기전까지 조금이라도 나아간다면 그 다음 사람이 나를 대신할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가지기에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보람되고 즐겁다.

고고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접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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