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아나운서의 사연을 들은 것은 스치듯 지나쳤던 토크쇼였다.

아나운서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 귀를 붙잡아둔 것은 시인과 결혼했다는 그녀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시인이라는 말은 교과서 속에나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인이 아나운서와 결혼을 하다니, 마치 소설 속에서만 있는 이야기 같았다.

그렇게 고민정 아나운서는 비현실적인 사랑의 이름으로 내게 기억되었다.


그리고 최근, 실시간 검색어를 훑다가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고민정 아나운서였다. 그리고 이번엔 남편인 조기영 시인까지 검색어에 올라와 있었다.

황급히 클릭해 보니 더욱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보였다. 

조기영 시인이 희귀병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결혼 전 연애 시절에 이미 고민정 아나운서도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이들의 이야기는 엄청난 화제가 되며 연일 뉴스 상단을 오르내렸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는 이 책이 되어 나왔다. 

첫 만남부터 아이를 낳은 8년차 부부가 되기까지,

아직도 서로에게 설레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내게 비현실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보이는 게 사랑의 전부는 아닙니다.

언젠가 끝날 거라 생각하며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이 문장이 이들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매 순간 서로에게 충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시대에 던져주는 의미 또한 클 것이다.


사랑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 곁에 단단하게 존재하는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더없이 행복했다.

앞으로도 두 그루 소나무처럼 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어 주기를.

독자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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