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생명의 탄생 - 합성생물학은 어떻게 인공생명을 만들었는가
크레이그 벤터 지음, 김명주 옮김, 이대한 감수 / 바다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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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기)인공생명의 탄생_크레이그 벤터​












[일생의 진화:위대함의 70년]



1943년 2월 더블린,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당시에 발표했던 얇은 책자가 생물학에 있어 일대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거라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물리학자의 지극히 물리학적인 시각이 생물학계 전반에 미친 영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20세기 중반까지 생물학자들에게 생물특성의 전이나 유전의 매개는 단백질이 실행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생각이었다.



슈뢰딩거의 인식이 새로운 관점의 강력한 동기가 되었을까? 그로부터 우리는 DNA의 역할과 이중나선이라는 구조를 찾아 유전암호를 이해하게 되었고, 나아가 합성염색체와 합성세포를 만듦으로써 DNA가 생명의 소프트웨어임을 증명하는 데 까지 왔다.

오늘날 생명과학은 그 때를 분기점으로 하여 믿을 수 없는 창조와 변화를 이뤄 낸 것이다. 가히 과학의 위대함이란 수식으로는 부족할만큼 혁명적인 성과다.



생명공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크레이그 벤터는 선구연구 결과물과 컴퓨팅 기술의 발달이란 토대를 바탕으로 DNA 유전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합성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합성세포를 창조해 내었다. 그의 이러한 연구성과는 다음 연구 목표를 위한 강한 동력과 자신감으로 발휘되어 시너지를 내주었을 뿐만아니라. 이 책의 후반부에서 주로 언급되는 생명합성 기술의 창조성과 역할에 대한 강한 긍정으로 나타나는 원천이 되어 준다.





[1943-2012 합성생물학의 위대한 발자취]​



1944년 DNA종합체가 실제로 세포에 새로운 성질을 부여하는 형질전환 인자임을 알아냈지만, 그것이 과학계에서 중심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여지는데에만 10년이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후 인간의 유전체 서열 해독을 가능하게 한 DNA시퀀싱 기술이 1970년대에 가능해지면서 유전정보의 디지털화가 본격화되었고 저자의 합성생명체에 대한 꿈의 첫발을 내딪게 된다.



벤터와 그의 연구팀은 H.인플루엔자균을 이용해 유전체의 염기쌍 모두를 정확히 분석하고, 2만5천개의 절편 조립에 완벽히 성공하였다. 그 이후 M.게니탈리움 유전체 그리고 고세균 유전체를 분석함으로써 최초로 생명의 세가지가 가지고 있는 유전체들 모두에 대한 조망을 제공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리고 파이 X 174의 유전체를 복제하여 그것을 원형으로 만들고 효소로 복제한 DNA를 대장균에 감염시켜 그 바이러스의 사본을 생산하는 것에도 성공한다.

그 다음 계획은 세균의 전체 합성유전체를 창조하고 최초의 합성세포를 생산하는 일이었다.

그는 최초의 합성 염색체를 게니탈리움 jcvi-1.0이라고 명명했고, 그것이 정상적인 염색체처럼 작동할수 있는지 보기 위해 최초의 합성유전체를 세포에 이식을 시도한다.

그리고 결국 M. 카프리콜룸 세포들에 새로운 염색체가 이식된 것을 확인하였다.

그들이 얻은 것은 한종의 유전체를 다른 종인 숙주 세포에 고의로 이식한 결과로 생긴 최초의 세포였다. 이것은 사실상 한종을 다른 종을 바꾼것이었다.



그 이후 저자가 다음 목표로 고대한 것은 좀더 원대한 꿈 같은 것이었다.

새로운 정보를 생명에 넣고 컴퓨터에서 디지털 부호를 창조하고 화학 합성을 이용해 그 부호를 dna 염색체로 바꾸고 그것을 숙주 세포에 이식해 새로운 버전의 세포를 창조하는 것으로 반대 방향으로의 합성생명을 의미했다. 그렇게 창조됨 세포는 이전의 생물들과 달리 자연적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즉 이전에 없던 새로운 창조물인 것이다.





[합성생물학의 청사진: 생명을 출력하다]​



저자는 유전자 정보 서열 해독이라는 초기 연구를 수행하기 전부터 합성생명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을 고민해왔다고 이야기한다. 설계된 생명을 만드는 합성생명 기술이 테러리스트 등의 단체가 악용할 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런 연구가 제시하는 기회들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합성생물학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합성생물학은 미래에 식량안보, 지속가능한 에너지, 건강처럼 지구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오염퇴치를 도울 새로운 산물들을 가져다 줄것이고, 불모지에서 농작물을 기를수 있도록 도와줄것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농산물뿐 아니라 백신을 포함한 약물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합성생물 연구의 당위성을 피력한다.



인공생명과 관련하여 합성생물학의 또 하나의 청사진은 먼 장소에 생명을 빛의 속도로 전송하고 창조하는 일 같은 것들이다.

그의 연구팀은 DNA 부호의 디지털 버전을 전자기파의 형태로 전송하는 그리고 그런 다음에 먼 장소에서 특별한 수신기를 이용해 생명을 창조하는 방법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게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라고 확신하는데 우선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들이 차세대 3d프린터를 이용해 문손잡이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점에 이를 것이고, 지금 시점에서는 단백질 분자, 바이러스 파지, 단일 미생물 세포들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만 이 분야는 눈 깜짝할 새에 더 복잡한 생명 시스템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의 확고한 믿음은 우리가 불과 70년 사이에 이뤄내 온 믿을 수 없는 결과물들에 기반해 있다. 불과 20세기 중반까지도 우리는 DNA조차 제대로 몰랐다.

DNA 정보의 디지털화와 분석 그리고 합성세포 창조를 자유롭게 해내는 토대를 마련한 현재 상태에서 미래에 생물학이 진화해 갈 미래는 과거의 그것보다 아니 과거의 변화수준으로는 상상조차 불가한 것일지 모른다.



다세포 유기체가 되는 살아있는 세포로 전환하거나 출력된다는 이 공상소설 같은 말도 저자 크레이그 밴터가 이룩해 온 성과와 자신감을 엿보면 꽤 그럴듯해 보이기까지 한다. 인류와 미래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최우선을 두는 과학이라면, 그것이 꿈같은 일 일지라도 그 위대함이 꼭 실현되기를 독자로서도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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