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고요한 숲속에 씨앗 하나를 보더리스
키티 오메라 지음, 킴 토레스 그림, 최현경 옮김 / 사파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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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어른들이 둘러서서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가만 보니 가운데 색색깔의 꽃 한 송이가 보이는군요.

그리고 숨어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도 하나 발견했습니다.

어른들이 둘러싼 이 꽃은 왠지 특별할 것 같네요.

그림책 <언젠가 고요한 숲 속에 씨앗 하나를>을 열어보면 이 꽃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고요한 숲 속에 떨어진 씨앗 하나에서 어떤 이야기가 태어나는지 조용히 지켜보겠습니다.



언젠가 고요한 숲속에 신비로운 새가 날아와 떨어뜨린 씨앗에서 신비로운 꽃 한 송이가 자라납니다.

그런데 보는 사람마다 꽃의 색을 다르게 말하며 다투기 시작하는데요.

모두가 자기가 본 색이 맞다고만 하는 이 끝없는 싸움은 마침내 전쟁으로 바뀌지요.



그 혼란 중에 누군가 꽃을 뽑아 꽃병에 꽂았어요.

사람들은 계속 다투느라 조금씩 생기를 잃어가는 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요.

이 모든 소란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이가 어른들을 향해 진실을 말하지만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지요.

모두가 옳다고 각자 원하는 색을 고르면 된다는 아이의 말을 말이에요.



아이가 꽃병을 들고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돌자 그제서야 어른들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깨달아요.

하지만 너무 늦은 걸까요?

꽃은 시들고 무지갯빛 색깔을 잃어버립니다.

우리는 다시 색색깔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꽃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자기가 본 꽃의 일부만으로 꽃의 색을 판단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어른들은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싸우느라 정말 돌봐야 할 것을 잊어버립니다.

우리의 어리석음은 이렇게 소중한 것을 잃고서야 깨달음이 되고, 희생의 값을 치러야 눈을 뜰 수 있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한데요.

가장 미안한 것은 결국 아이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바로 어른들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고마운 것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볼 수 있는 것을 어른들은 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림책 <언젠가 고요한 숲속에 씨앗 하나를>에서는 바로 그런 어른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신비로운 새가 떨어뜨린 싹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꽃의 다양한 색을 보지 못한 무모하고 편협한 어른들이 전쟁까지 불사하려고 하지요.

그 와중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무지개색 꽃은 시들어 버리고 말아요.

어른들은 자신들이 놓친 것을 아이 덕분에 발견하고 잃었던 것을 아이의 간절한 눈물과 돌봄으로 회복합니다.

한번 잃을 뻔했던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 꽃을 지키기 위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그림책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의 씨앗에서 우리는 각자의 답을 피워내겠지요.

그렇게 하나하나 다른 우리들의 꽃이 함께 어울려 피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아요.

눈을 감고, 귀를 닫고서는 다툼과 전쟁만 일어나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뿐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존중하는 자세로 서로를 대한다면 우리는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언젠가 고요한 숲속에 씨앗 하나를>

아이들의 눈에서 눈물 대신 더 많은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바라게 되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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