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키다리 그림책 3
코린 드레퓌스 지음, 김희경 옮김, 나탈리 슈 그림 / 키다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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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엄마인 내 곁에 붙어 있던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내던 날.

사실 아이의 불안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아이를 떼어놓아야 한다는 나의 불안으로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그 날.

그림책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은 바로 그날의 흔들리던 나를 소환했습니다.

 


뱃속에 품고 있던 아이가 세상에 나와

먹고 자고 싸는 생명 유지를 위한 모든 활동을 엄마인 나 없이는 할 수 없던 바로 그 아이가

어느새 두 발로 걷고 말을 하고 이제 하루의 얼마 동안을 나 없는 곳에서 보내게 되는 새로운 시작.

바로 바로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아이와 엄마는 서로 각자의 그렇지만 같은 이유로 불안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으로 마음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런 마음의 변화를 두 사람이 함께 손 잡고 걸어가는 길에서, 변하는 날씨를 통해서 느낄 수 있지요.

아이와 엄마가 유치원에 가는 길에 스쳐가는 많은 엄마와 아이들의 다양한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엄마와 아이들은 이별을 하지만 아이에 대한 엄마의 걱정과 사랑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은 닮아 있더군요. 엄마와의 이별이 왜 지금이어야 하느냐는 아이의 질문에는 마음이 짠해오고 유치원에서 오래오래 있다가 할아버지가 되면 어쩌냐는 아이의 말엔 슬그머니 웃음이 납니다.

아이는 이제 엄마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를 시작하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경험들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하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느끼며 또 한 뼘 성장해 나가지요.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서로가 없는 곳에서도 멈추지 않는 성장을 계속해 나갑니다.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을 보며 비록 엄마와 아이는 서로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둘은 서로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이어져 있음을 저는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선생님들의 폭행과 차량사고 소식들로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한 데다가 사실 또래보다 언어발달이 느려 기관에 보내는 게 아이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까 더 마음 쓰였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습니다.

그렇지만 어느새 아이와 저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경험을 하며 성장하고 있네요.

처음 아이를 맡기고 한 시간 후에 데리러 가기로 약속하고 기다리던 그 한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정말 쏜살같이 달려갔는데 지금은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오는 것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

비는 반드시 멈추고 해는 다시 뜨는 것처럼, 우리의 눈물은 마르고 얼굴에 미소는 다시 피어난다는 사실을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을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모두에게 다정하게 알려주는 그림책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아이를 기관에 보내야 하는 부모님들과 가정이 아닌 사회에 첫 발을 들여놓는 아이들이 꼭 가기 전에 함께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처음 엄마와 떨어지는 아이들의 마음에 대한 그림책은 많지만 이렇게 엄마의 마음을 함께 쓰다듬어 주는 그림책은 처음이었기에 제게는 참 특별한 그림책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아이에게도 엄마의 마음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의미있는 그림책이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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