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세탁소 그림책 마을 33
준코 시부야 지음, 김세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숙련된 장인의 손길을 자랑할 것 같은 너구리가 떡하니 앉아 있는

너구리 세탁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간은 더러워진 옷가지를 깨끗하게 해달라고 세탁소를 찾아가는데

과연 너구리 세탁소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요?

숲 속 동물들이 <너구리 세탁소>에 부탁하는 것들이 궁금해

저도 살짝 찾아가 보았습니다. ^^


세탁소 주인인 너구리 아저씨는 아침부터 부산히 손님들을 위해

숲속 시냇가에서 열심히 빨래를 하고 깨끗해진 빨래는 마당에 널어 말린답니다.

첫 손님인 여우 씨는 검정 양말을 찾아 신고 높이 뛰어오릅니다.

그리고 너구리 아저씨에게 버섯을 선물하지요.

두번째 손님은 누구일까요?

너구리 아저씨는 메뚜기 씨라고 생각하고 인사하지만

손님은 메뚜기가 아니라 날개를 찾으러 온 나비였답니다.

나비는 고마워서 꽃 한 송이를 선물하고 예쁜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갑니다.

세번째 손님은 햄스터인 줄 알았는데, 아니 쫑긋한 두 귀를 맡긴 토끼였지요.

토끼는 고마워서 당근을 선물하고 갑니다.

자, 이쯤되면 눈치 채시겠죠?

숲 속의 동물들은 너구리 아저씨에게 자신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들을 맡겼다가 찾아간다는 사실.

그래서 너구리 아저씨가 자꾸 착각에 빠지는 거였지요.

토끼 다음으로도 너구리 아저씨가

세 마리의 흰 고양이, 족제비, 까투리, 다람쥐로 착각한 손님들이 줄을 잇습니다.

자, 과연 이들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정답 확인은 책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

너구리 아저씨의 세탁 솜씨는 정말 대단해서 모든 동물들이 깨끗하게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지요.

나다움을 되찾아주는 너구리 아저씨네 세탁소는 세탁소 그 이상의 장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로 있을 수 있어 다시 행복해지는 동물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너구리 아저씨가 '나다워서 반짝반짝한 나'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 같네요.

숲 속 최고의 세탁 장인 너구리 아저씨의 솜씨에 반해서 저도 뭔가를 맡기고 돌아왔답니다.

제가 찾으러 갔을 때 아저씨는 절 누구라고 생각할지도 궁금하네요.

깨끗하고 뽀송뽀송해진 '나다움'을 되찾아 '나'로 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참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 여러분이라면 <너구리 세탁소>에 무엇을 맡기시렵니까? ^^


그림책 <너구리 세탁소>는 아이와 함께 본다면 동물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흉내내며

자신의 특징에 대해,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너구리 아저씨가 집에 오기 전에 아저씨의 아이들은 다 다른 동물의 모습을 하며 놀고 있다가,

아저씨가 돌아오자 분장을 깨끗하게 지우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요.

이 역시도 마음껏 다른 모습의 내가 되어보려는 열망을 열심히 표현하다가도

안전한 가족 안에서 자신으로 있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참, 너구리 아저씨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숲 속 동물들이 건네는 선물 하나 하나가

그 의미가 특별해지는 순간이 찾아오는데요.

아저씨가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을 가족들과 나누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랍니다.

친구들의 선물 하나 하나가 너구리 가족을 어떻게 기쁘게 해주는지 보는 것도

이 그림책을 보며 즐거운 순간 중 하나예요.

저도 제 것을 찾으러 갈 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네요.

마지막으로 살짝 딴지를 걸자면 너구리는 꼬리에 줄무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너구리 세탁소>의 너구리 아저씨는 너구리라기 보다는

레서 판다에 더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작가가 의도한 것일까요? ㅎㅎ

일본에서는 너구리가 머리에 나뭇잎을 얹고 변신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어쩌면 레서 판다로 변신한 너구리 아저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