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주인인 너구리 아저씨는 아침부터 부산히 손님들을 위해
숲속 시냇가에서 열심히 빨래를 하고 깨끗해진 빨래는 마당에 널어 말린답니다.
첫 손님인 여우 씨는 검정 양말을 찾아 신고 높이 뛰어오릅니다.
그리고 너구리 아저씨에게 버섯을 선물하지요.
두번째 손님은 누구일까요?
너구리 아저씨는 메뚜기 씨라고 생각하고 인사하지만
손님은 메뚜기가 아니라 날개를 찾으러 온 나비였답니다.
나비는 고마워서 꽃 한 송이를 선물하고 예쁜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갑니다.
세번째 손님은 햄스터인 줄 알았는데, 아니 쫑긋한 두 귀를 맡긴 토끼였지요.
토끼는 고마워서 당근을 선물하고 갑니다.
자, 이쯤되면 눈치 채시겠죠?
숲 속의 동물들은 너구리 아저씨에게 자신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들을 맡겼다가 찾아간다는 사실.
그래서 너구리 아저씨가 자꾸 착각에 빠지는 거였지요.
토끼 다음으로도 너구리 아저씨가
세 마리의 흰 고양이, 족제비, 까투리, 다람쥐로 착각한 손님들이 줄을 잇습니다.
자, 과연 이들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정답 확인은 책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
너구리 아저씨의 세탁 솜씨는 정말 대단해서 모든 동물들이 깨끗하게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지요.
나다움을 되찾아주는 너구리 아저씨네 세탁소는 세탁소 그 이상의 장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로 있을 수 있어 다시 행복해지는 동물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너구리 아저씨가 '나다워서 반짝반짝한 나'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 같네요.
숲 속 최고의 세탁 장인 너구리 아저씨의 솜씨에 반해서 저도 뭔가를 맡기고 돌아왔답니다.
제가 찾으러 갔을 때 아저씨는 절 누구라고 생각할지도 궁금하네요.
깨끗하고 뽀송뽀송해진 '나다움'을 되찾아 '나'로 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참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 여러분이라면 <너구리 세탁소>에 무엇을 맡기시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