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빨강머리 앤 - 낭만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른이 된 앤 셜리가 전하는 말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허씨초코 그림, 신선해 옮김 / 앤의서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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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EBS

나의 유년 시절 만났던 책과 TV 만화 속 수많은 친구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친구 중 하나인 앤.

앤이 가장 싫어했던 그 빨강머리 때문에 그녀가 돋보였다는 사실을 앤은 알까? ^^

앤을 떠올리면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고 흥얼거리게 된다.

책보다 애니메이션으로 앤을 먼저 만났기에 자연스럽게 이 노래부터 시작하게 된다.


어린시절에 앤을 만나서였을까?

내 기억 속의 앤도 어른이 아닌 10대의 어린 앤의 모습이 더 선명하고 또렷하다.

사실 앤이 20대가 되기까지 쭉 앤의 성장을 만화로 봤지만 20대의 앤은 어린 마음에도 어떤 공감대를 가진 친구의 느낌보다는 어른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기억 뒤편으로 밀려난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느새 40대가 되어버린 내가 20대의 앤을 다시 만난 것은 참 다행스러우면서도 그 반가움이 더할 수밖에.

이제는 10대와 20대의 앤 모두를 껴안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나이를 먹어 이럴 땐 나이 먹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주니 참 고맙기까지하다.

그렇게 어른이 된 앤이 꿈과 낭만을 잊고 앤이 보기에 참 재미없게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낭만적이고 힘을 주는 멋진 대사들을 모아 놓은 <스무 살, 빨강머리 앤>

어른이 된 앤이 들려주는 속 깊은 이야기들을 어른 대 어른으로 들었다.


앤 시리즈는 총8부작으로 <스무 살, 빨강머리 앤>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이야기를 담은 <에이번리의 앤>,<레드먼드의 앤>, <윈디 윌로우즈의 앤>, <꿈의 집의 앤>에서 고른 아름답고 힘이 되는 문장들이 담겨있다.

앤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빨강머리 앤>에는 그린 게이블즈에 와서 매튜와 마릴라와 한 가족이 되고 다이애나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가 주였다면 후속편인 <에이번리의 앤>,<레드먼드의 앤>, <윈디 윌로우즈의 앤>, <꿈의 집의 앤>에는 교사가 되고, 대학을 다니며 문학을 공부하고 소설을 쓰고, 교장이 되어 사회에 인정받고, 의사가 된 길버트와 결혼하고, 첫 딸 조이스를 잃은 아픔을 딛고 다시 건강한 아들을 출산한 엄마가 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무 살, 빨강머리 앤>의 아름다운 문장들을 읽으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앤의 일생이 다시 떠올라 함께 웃고, 울고, 고민하고, 설렜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아이콘 앤이 어른이 되어가며 겪는 여러가지 문제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며 타인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문제 앞에서 갈등하는 내가 보이기도 하고 앤이 들려주는 이야기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기도 했다.

누군가 인생의 두번째 스무 살이라고 한 마흔을 맞이한 나에게 스무 살 앤이 들려준 이야기 중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두 문장을 담아본다.

"꿈꾸기에 늙은 나이 같은 건 없어요. 그리고 꿈은 결코 늙지 않아요." (171쪽)

- Nobody is ever too old to dream. And dreams never grow old.

"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살아간다면...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절대로 존재하지 못했을, 소소하지만 기쁘거나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아." (153쪽)

- but I`d love to make them have a pleasanter time because of me... to have some little joy or happy thought that would never have existed if I hadn`t been born.

앤의 결코 늙지 않는 그 꿈은 지금의 우리에게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

내 마음 속 가장 특별한 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나도 그녀와 같은 꿈을 꾸어본다.

당신에게도 앤과 함께 꿈을 꾸는 행복한 시간이 찾아가기를 바라며...


몇 가지 더 하고픈 이야기 ^^

책 자체도 참 예뻐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오른쪽에는 번역문이 왼쪽에는 원문이 적혀 있는데

원문이 주는 감동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감동이 배가 된다.

게다가 허씨초코 님의 취향저격 그림까지 담긴 그야말로 소장가치 있는 책.

앤 마니아들이라면 갖지 않고는 못 배길 책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 출판사 이름이 앤의 서재!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앤이 읽었을 만한, 앤이 좋아할 만한 그런 책들만을 출판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 아닌가 싶어 궁금해지고 알고 싶고 애정이 생기는 출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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