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영이 어깨동무문고 3
성영란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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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절반이 노란 안내판 같은 그림책 <혜영이>

한 가운데 노란색으로 쓰여진 혜영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인 것 같은 소녀가

엎드려 자신의 이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 같네요.

아마도 이 책은 혜영이라는 이 작은 소녀의 이야기인 것 같네요.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표지에 나오지 않았던 혜영이의 발이 보입니다.

나도 같이 놀고 싶은데....

무슨 일일까요?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없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다음 장을 넘겨 봅니다.

커다란 나무 위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과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합니다.

혜영이는 그저 담벼락 뒤에 숨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만 봅니다.

올라가고 싶은 마음과 아이들이 놀릴까 봐 주저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 혜영이를 누군가 발견하고 말을 겁니다.

혜영이와 수아의 첫 만남.

수아는 혜영이의 동그랗게 굽은 등을 신기해합니다.

혜영이가 나가서 놀기를 머뭇거렸던 이유를 이제 아시겠나요?

혜영이는 장애가 있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수아와 혜영이가 친구가 되는 데에 그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지요.

수아는 혜영이의 손을 잡아 끌고 나무 위에서 같이 놀자고 합니다.

아이들은 직관적이고 솔직하지요.

아마 어른이었다면 혜영이의 등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수아는 있는 그대로 혜영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혜영이 역시 수아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지요.

혜영이를 나무 위로 데려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수아는 의자까지 가져와서 혜영이와 함께 나무에 올라 갑니다.

그 과정을 여러 장에 걸쳐 보여주는 것이 마치 두 사람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올라간 나무 위에서 두 아이는 손을 잡고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내 서로를 마주보고 속내를 털어놓지요.

문득 피아노 학원에 가야한다는 사실이 떠오른 수아가 내일 보자며

먼저 가뿐히 나무에서 내려갑니다.

혜영이는 처음 본 나무 위의 풍경을 더 보고 싶어 남아 저녁노을이 질 때까지 놀지요.

집으로 돌아가려고 나무에서 내려오려는 순간.

혜영이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혜영이는 이대로 영영 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게 되는 걸까요?

엄마 생각이 간절해진 혜영이.

다행히 자신을 찾으러 온 엄마의 등에 업혀 집으로 무사히 돌아갑니다.

수아에게 엄마가 자신을 미워해서 혼자 밖에 못 나가게 한다고 생각했던 혜영이는

아마 엄마가 자신을 걱정해서 그랬다는 사실을 깨달았겠지요.

그리고 엄마 등에 업혀 돌아가는 길에 혜영이는 수아를 만난 이야기,

나무 위에서 본 풍경 이야기, 수아가 내일도 놀자고 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수아가 돌아가는 길을 노오란 달빛이 보듬어주는 것 같네요.

마지막의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 노오란 꿈 속에서 수아가 한 약속이 어쩌면 아까 미처 하지 못한 혜영이의 대답이 담겨있어요. 노랗고 노란 꿈, 희망을 닮은 노란색 꿈 속에서 두 친구의 약속이 큰 여운과 감동을 남깁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겨 책의 뒷표지에 이르면 아!하고 다시 책의 첫표지를 다시 보게 되실 거예요.

두 아이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혜영이>는 장애인부터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넷마블문화재단에서 발간하고 있는 동화책 시리즈 중의 하나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장애가 있는 혜영이라는 아이와 수아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고 조건을 따지는 어른들과는 달리 수아가 혜영이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수아가 들고 왔던 의자.

혜영이가 딛고 나무 위로 올라 갔던 의자.

내일도 수아는 혜영이를 위한 의자를 가져오겠지요.

많은 게 필요하지 않아요.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친구를 위한 의자 하나면 됩니다.

이 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노란 색의 의미는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노래처럼 보이네요.

노란 희망의 노래가 여러분의 귀에까지 들리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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