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지킬 박사와 하이드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8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1월

고전!
고전(古典)은 고전(苦戰)하며 읽는 거라 고전인 줄 알았던 학생 때에도
재미있게 읽었던 세계문학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생각뿔에서 나온 미니북으로 다시 읽어 보았다.
한 손에 잡히는 아담한 크기로 보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하지만 그 내용은 절대 아담하지 않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변호사 어터슨은 친구인 지킬 박사로부터
자신이 실종되거나 죽는다면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상속하라는
뜻밖의 유언장 내용 변경을 부탁 받는다.
그리고 그 '하이드'라는 인물의 괴이함과 악함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친구인 지킬 박사가 걱정이 되어 하이드를 추적하기도 한다.
결국 하이드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지만,
지킬박사는 하이드를 보호하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지킬박사와 악한 살인마인 하이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사람은 대체 무슨 관계인 것일까?

'인간은 본래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두 개의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 연구를 하다 자신의 안에 존재하는 악(惡) '하이드'를 
분리해 내는 데 성공한 지킬박사.
이로써 그는 존경받기를 원하면서도 쾌락을 갈망하는 
모순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점점 더 하이드로 변신하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다.
하이드의 악행에 지킬박사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나쁜 것은 하이드고, 모든 악행은 하이드의 죄로 떠넘기며
지킬박사는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악한 하이드는 점점 지킬박사를 잠식해가고
결국 파멸에 이른다.

미술,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오며
끊임없이 선과 악의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단순히 선과 악을 단칼에 이분법으로 나누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지킬과 하이드의 경계에 있는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어 
공감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악에 서서히 잠식 당해 결국 파멸에 이르는 인간의 모습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결국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외에 <병 속의 악마>라는 작품도 함께 실려 있는데,
이 역시 인간의 내면에 있는 선함과 악함에 대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어쩌면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선과 악의 갈등에 대한 지킬박사의 호기심과 연구는
다름아닌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작가 자신의 것이기에 그의 다른 작품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참, 제대로 읽어보겠다는 마음에 작가에 대한 소개부터 
꼼꼼히 들여다보다 화들짝 놀랐다. 
세상에, [보물섬]을 쓴 작가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라니!(맞다. 모두가 아는 바로 그 보물섬^^)
이거 나만 몰랐던 건가? -_-;;
전혀 다른 스타일의 글이라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생각도 해 본 적 없는데
요절한 것이 새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는 적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