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락일락 라일락 푸른 동시놀이터 7
이정환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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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가득한 라일락이 춤을 추는 것 같다.
그 라일락 나무 그늘 아래 말간 미소를 띤 꽃 같은 아이들이 
그려진 표지부터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일락 일락 라일락>의 첫 장을 넘기면,
동시조 하나 하나가 마치 꽃잎 하나 하나처럼
피어나 아이들 머리 위로 우리 머리 위로 내려 앉는다.
시조 한 편, 한 편이 주는 즐거움을 말로 표현한 것처럼
일락(一樂)이며, 일락(一落)한다.

<일락 일락 라일락>에는 수많은 나무와 꽃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더없이 푸른 나무의 속삭임을 마음에 받아 쓰며,
나무 안기 놀이를 하며 커다란 나무를 안다가 이내 나무에게 안기며,
나무가 하늘 속으로 걷고 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아삭아삭하는 소리를 눈으로 보고,
호랑이가 숨어 있다 곧 뒤척일 것만 같은 호랑가시나무와
치렁치렁한 삼단머리 같은 가지를 늘어뜨린 버드나무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누에들의 밥인 뽕나무 앞에선 방귀뀌지 말라는 귀여운 당부에 미소짓게 된다.

향기로운 수수꽃다리(라일락의 우리말 이름이란다. 참 어여쁜 이름 ^^)
그 꽃그늘 아래 아이들이 바람을 부르고,
난초꽃 세 송이가 방긋하고 짓는 미소 향기에 미소로 인사하고,
아카시아꽃잎 가득한 베개 베고 향기로운 꿈길을 걷고,
줄장미를 따라 끝없이 걷다 해가 꼴딱 져버리기도 하고,
짙푸른 파초 잎사귀로 치마를 만들어 달라 엄마에게 조르기도 한다.

여름 저녁 지하 주차장에서 만난 검정고양이 한 마리 눈망울 속에 반짝거리는 별빛을 들여다 보고,
이마를 맞대고 흘러들어오는 마음은 가족 모두 모인 저녁등이 켜지면 보이고,
얼굴이 환한 웃음으로 불을 밝혀 어스름 방 안을 밝게 하고,
나만 보면 웃음 짓는 짝꿍의 한 마디에 가슴이 쿵광쿵광 대고,
줄넘기하며 힘차게 뛰어오르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내려오는 것을 본다.

하나의 동시조에 하나의 미소를 짓게 되는
<일락 일락 라일락>
나무를 들으러, 나무를 안으러, 나무에게 안기려 밖으로 나가고 싶고,
꽃향기를 맡으러, 꽃의 미소에 화답하러 밖으로 나가고 싶고,
짝꿍과 줄넘기를 하러, 공을 차러, 맨손체조를 하러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일락 일락 라일락>

점점 밖에서 자연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우리 아이들과
답답한 현실이 감옥 같이 느껴지는 어른들에게
건네고픈 <일락 일락 라일락>

건네며 "우리 나무 안으러 가자!"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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