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국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0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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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는 서양 철학의 근간이라 인정받는다. 미국 예일대의 스티븐 스미스는 저서 <정치철학>에서 플라톤의 <국가>를 가리켜 "모든 것이 시작된 책"이라 말한다.



플라톤의 많은 대화편처럼 『국가』도 소크라테스가 화자가 되어, 어느 날 저녁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정의를 행하여 얻는 보상 때문이 아니라 정의를 행하는 것 자체가 더 좋고 행복한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의의 관점에서 ‘국가’라는 큰 그림을 통해 개인의 삶을 진단한다.

책 소개글

소크라테스는 '정의'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국가'라는 개념을 소환한다. 왜냐하면 <국가>의 제1권, 제2권에서 소크라테스와 케팔로스, 케팔로스의 아들 폴레마르코스, 소피스트 트라시마코스, 플라톤의 작은 형 글라우콘, 플라톤의 큰 형 아데이만토스 와의 대화에서 각자의 정의관이 달랐고, 그로 인해 개인으로서의 '정의'를 정의(定義)하는데 여러 난맥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아래와 같이 말하며 '정의'를 탐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내가 보기에 우리가 착수하려는 과제는 사소하지 않고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한 일 같네"

"우리는 뛰어난 사람들이 아니니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탐구하는 게 좋겠네.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이 멀리 있는 작은 글자를 정확히 읽으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치세. 그중 한 명이 자신이 읽어야 할 글자와 똑같은 글자가 어딘가 더 큰 장소에 더 크게 적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실제로 발견해 읽은 다음, 그것을 작은 글자와 비교해 동일한지 확인할 수 있다면 잘된 일이 아니겠는가."

<국가> 제2권

소크라테스는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을 '정의를 탐구하는 사람들'로,

글자는 '정의'로

작은 글자는 '개인의 정의'로

큰 글자는 '국가의 정의'로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이 큰 글자를 읽어낼 수 있다면 그 뒤에 작은 글자와 비교해서 글자가 같은지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는 논리로 국가의 정의가 무엇인지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플라톤의 <국가>가 시작된다.


<국가>의 제1권과 제2권이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그 이후부터는 '국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각 권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제1권: 정의에 대한 정의

제2권:정의의 본질과 기원 / 수호자의 교육에 대한 논의

제3권: 수호자들을 위한 교육법 - 시가, 음악, 체육 / 통치자의 자격

제4권: 수호자의 행복 / 수호자들이 경계해야 할 것 - 부, 가난 / 수호자들이 중시해야 할 것 - 교육, 양육, 입법 / 훌륭한 국가에 필요한 덕목 - 지혜, 용기, 절제, 정의 / 정의로운 사람에 대한 정의

제5권: 남여 평등에 대한 논의 / 처자 공유의 문제 / 이상 국가는 철인이 다스리는 국가

제6권: 철학자가 국가를 다스려야 하는 이유 / 선의 이데아(태양의 비유)

제7권: 선의 이데아(동굴의 비유) / 동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필요한 학문 - 수학, 기하학, 천문학, 변증론 / 수호자의 선발과 교육방법

제8권: 잘못된 국가 체제 - 명예정, 과두정, 민주정, 참주정

제9권: 참주의 성향과 불행한 인간인 참주 / 가장 행복한 인간은 지혜를 사랑하는 자 / 지혜를 사랑하는 자의 쾌락

제10권: 모방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 영혼 불멸설

과 같다. 이 10권의 구분은 플라톤 본인이 직접 한 것은 아니고, 후대의 학자들이 파피루스 한 두루마리에 필사할 수 있는 양을 '한 권'으로 정한 것이라고 한다.





플라톤은 영혼을 지성, 기개, 욕정의 부분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이러한 것을 이용해서 인간을 욕정과 기개라는 두 필의 말로 이루어진 전차를 모는 전사(이성)이라고 비유했다. 또 플라톤은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 영혼의 부분들의 참된 정의를 각각 지혜, 용기, 절제라고 말했다. 그 중 중요한 개념이 절제이다. 그는 절제는 욕정의 부분의 덕이라 하며 절제의 핵심은 보다 나은 것이 못한 것을 지배하는 일로 보았다.

플라톤은 국가의 계급을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수호자(철학자), 전사, 농부(생산자) 계급이 그것이다. 또한 그는 철인왕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철인왕이란 철학자 왕을 말하며 이는 철학자가 수호자 계급이어야 한다는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철인국가의 진정한 의미는 이성의 지배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세계를 이데아의 세계와 현상의 세계로 나눈다. 이데아의 세계는 완전한 원형의 세계를 의미하고 현상의 세계는 이데아 세계의 모상으로서 보았다. 이데아와 현상 사이에 이러한 원형 모상의 관계가 형성되면 이는 원인 결과의 관계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이라는 현상(결과)의 원인은 아름다움 자체 즉 이데아 이다. 그렇다면 이데아는 하나의 존재인가? 대답은 “아니다” 이다. 플라톤은 현상의 세계에 있는 거의 모든 대상에 이데아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알아야 할 것은 이데아 세계와 현상계의 위계질서이다. 이데아 세계는 항상 현상계보다 우위에 있다. 경험을 매개로 하는 현상계는 이데아 세계의 모상일 뿐이기 때문에 참지식의 세계이자 완전한 원형의 세계인 이데아의 세계보다 하위에 있게 된다.

플라톤은 또한 인간이 따라야 할 올바른 삶의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 그는 동굴의 비유를 이용한다. 먼저 그가 주장하는 올바른 삶의 방식은 자동적이 아닌 점진적인 과정으로서 노력과 정신훈련이 필요하다. 오랜 교육과 수련을 통해 최상의 형상으로서 선 자체를 본 사람은 그것을 원형으로 삼아 국가와 개인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여기서 교육과 시련은 한 사람이 동굴 밖으로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비유되고 최상의 형상으로서의 선 자체란 태양으로 비유된다. 또 그것을 원형으로 삼아 국가와 개인, 그리고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은 태양이 있다는 사실 즉 동굴 밖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죄수(아직 좋음의 이데아를 보지 못한 사람들)들에게 알리고 죄수들을 풀어줘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윤리학을 공부했었지만 이렇게 원문에 가까운 완역본을 접하는 것은 처음이라 소크라테스, 플라톤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공부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문답법, 대화가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산파술 하는 걸 공부하면서 그냥 개념으로만 익혔지 막상 산파술을 직접 접하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나가는 게 무척 어려웠다.

그러다가 소크라테스가 대화를 정리하며 중간중간 결론을 내리는 부분에서 '아, 내가 공부했던 게 이거였구나' 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 수능 공부를 하면서, 대학에서 윤리학을 공부하면서 압축된 개념으로 공부를 하다가 이렇게 완역본을 접해서 전문(全文)을 읽으니 하나하나 오래 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떠올리는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가 <국가>의 대화에서 남긴 명언을 남기며 서평을 마무리하려 한다.

훌륭한 사람들이 통치를 거절할 경우, 받게 될 가장 큰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통치를 받는 것이네.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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