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고 싶다면 빌려 읽을 것. 문학의 효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작가가 허황되게 적어낸 꿈의 글. 뭐 코인투자라도 하라는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안온북스에서 서적을 제공받고 작성되었습니다.


* '다정소감' 1줄 요약

: 한 번의 실수에도 미끄러지는 시대에서 다정을 준비하려는 당신을 위한 응원의 길잡이.


"마, 말투 왜 그래? 인터넷 많이 하는 사람같아"

라는 밈이 있다. 그렇다. 나는 인터넷 많이 하는 사람이다(그러니까 저런 밈도 알고 있겠지). 나를 위한 자기계발의 일에 몰두하거나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편이 내 정신건강과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사람들이 sns 타임라인이나 유튜브나 커뮤니티 댓글란에서 조잘거리며 나누는 이야기를 구경하는 것이 재밌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와는 별도로 갈수록 작은 잘못에도 눈에 불을 켜며 조리돌림을 하고 키보드로 싸우는 모습들은 sns 러버인 나도 '뒤로 가기'를 누르게 만든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한 행동들이 인터넷이라는 도마에 올라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썰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상상만으로도 등줄기가 오싹해진다. 무지에 따른 행동에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서 인신공격에 가까운 조롱을 하고, 타일러서 고칠 수 있는 실수에도 일절 이절 뇌절을 하는 요즘 세상에 '다정함'은 절실하다. 실수로 전전긍긍해 하는 사람에게 '괜찮다'고 등 두드려주고, 현실에 치여 지쳐있는 사람에게 먼저 밥 한끼 같이 먹자고 물어봐주는 다정함이 필요하다. 수많은 갈등의 시대에서 김혼비는 다정에 앞서 다듬으면 좋은 마음가짐과 자신을 성장시킨 타인의 다정들을 적어두었다.

-

책은 프롤로그와 1부, 2부, 에필로그, 추천사로 나뉘어 있다. 1부는 내가 타인을 위해 다정하기에 앞서 돌아보면 좋을 마음가짐들에 관한 에세이가 주를 이루었고, 2부는 작가가 겪은 다정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에세이들은 김혼비만의 재치와 관찰력, 통찰이 담겨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전 읽기에도 좋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읽기에도 좋다. 아침에 읽으면 가벼운 미숫가루 같고, 저녁에 읽으면 따뜻한 과일청 차 같다. 쉽게 읽히지만 든든하면서 다시 곱씹게 되는 글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솔직한 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솔직한 나'에 대해 너무나 비대한 자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으니, 아무 노력 없이 손쉽게 딸 수 있는 타이틀이 '솔직한 나'여서 그런 것일가. 앞으로도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싶고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살고 싶은데 이걸 그럴듯하게 포장해줄 타이틀이 '솔직한 나'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일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솔직함, 정말 누구도 바라지 않고 별다른 가치도 없고 하나도 안 중요하니 세상에 유해함을 흩뿌리지 말고 그냥 마음에 넣어두라고. - '가식에 관하여' 62쪽

'충고는 하지도 듣지도 말자'가 대세가 되어가는 분위기를 마주할 때마다 작전 실패의 경험이 떠오르며 조바심 나기도 한다. 그때처럼 결국 분위기 파악 못 하는, 할 생각도 없는 진성 꼰대들만 남고, 말 한마디에 신중하고 자각 있는 사람들의 충고는 점점 듣기 어려워지면 어쩌지? - '나만을 믿을 수는 없어서' 68쪽

1부의 김혼비는 자신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독자들의 생각의 전구에 새롭게 불을 켜게 하려고 노력한다. 관습에 절여있는 세상에 풍선을 팡 터뜨리는 신랄한 글들도 좋지만,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뒤 경험에서 오는 잔잔하지만 묵직한 깨달음도, 작가보다 여러 방면에서 어린 내게 '환기 타임!(75쪽)' 외치며 창문을 여는 글처럼 느껴졌다. 냉소의 시대에서 어떻게 다정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었다.

편지의 나머지 부분을 읽으면서도 문득문득 뒷문을 쳐다봤을 M이 자꾸만 상상돼서, 그때마다 실망하는 M의 표정과 아무렇지 않은 척 실망을 추스르며 맞곤 했을 M의 오후가 자꾸만 생각나서, 그날처럼 크게 터져 나올 일이 더 많았다면 좋았을 M의 끼룩끼룩대는 웃음소리가 자꾸 떠올라서 가슴이 미어졌다. 그리고 후회했다. 그 후로도 수 백번은 더 하게 될 후회였다. 몇 번 더 갈걸, 더 자주 갈걸 하는 후회는 아니었다. 가지 말걸. 그냥 가지 말걸. 그냥 지나갈걸. 그럴걸. - '문 앞에서 이제는' 134쪽

요즘은 비행기를 볼 때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도 다른 여자들의 손을 빌리고 또 손이 되어주면서 우리가 계속 하늘을 날았다는 사실에 대해. 떠나간 여자들 뒤에 남은 이들은 어쨌거나 어디로든 계속 날아가야 하고, 서로의 비행을 응원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힘에 부쳐 주저앉아버린 순간에 문득 펼쳐볼 수 있는 다정한 기억들을 서로의 마음에 하나씩 쌓아 올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비행기를 보면서 다정을 다짐했다. - '비행기는 괜찮았어' 153쪽

2부의 김혼비는 지금껏 살아오며 겪은 다정한 경험들을 추억한다. 단순히 힘들 때 작가를 일으켜 올린 다정함 뿐만 아니라, '차라리 다정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순간, 일상에서의 너무 사소해서 다정이라고 분류되지 못할 뻔한 에피소드들도 길어올려 글로 착착 정리해두었다. 만약에 작가가 단순히 '내가 너무 힘들었는데 이런 다정한 손길 덕분에 힘을 냈어요' 식의 에피소드들만 나열했더라면 독자 중에는 분명 약간의 박탈감을 느꼈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혼비는 독자들에게 여러 색깔의 다정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어떤 다정을 느꼈고 다정 속에서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

나도 한 때는 내 생각이 다 옳고 내가 보는 세상의 시선만이 정의롭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세상에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다던, 시니컬한 사람을 동경한 적도 있다. 지금도 이러한 아집에서 전부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의 나로 성장시킨 힘들은 냉소가 아닌 다정에 기인한 힘들이 더 많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쉽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사회에서 나는 계속 다정하고 싶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김혼비의 '다정소감'을 권한다. 우리들의 다정이 세상을 구할 수 있기를, 거창해보이지만 꿈꿔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번의 실수에도 미끄러지는 시대에서 다정을 준비하려는 당신을 위한 응원의 길잡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