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서평

학교 안에서 ㅣ 사계절 1318 문고 129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학교라는 공간에 폭발물이 설치되었다는 SNS 글 때문에 학교 안에 남아있던 학생과 전 기간제 교사가 갇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데 폭발물 테러라니? 새로운 소재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학교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학교 안에 갇혀 있는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보면서, 초등학교 때 늦은 시간까지 미술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잠깐 학교에 갇혔던 기억이 떠올라 그 때와 유사했던 학교에 갇힌 상황의 그 느낌과 냄새에 젖어서 책을 읽었다.

책 속에서 전 기간제 교사가 사회에 나와서 만나는 다양한 유형의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대비를 학창시절 학교 안에서 미리 하고 나와 다행이었다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학교 안에서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에서 정해주는 대로 여러 가지 성격과 특징을 가진 친구들이 뒤섞여 지내면서 1년을 함께 보냈어야 했는데, 이야말로 사회에 나와서 만나는 이상한 사람들에 대해 잘 대처하기 위한 의도였던 것이다. 그 때는 왜 내가 더 좋아하는 친구와 내 의지대로 한 반일 수 없었는지 의문이었는데 사회에 나와 보니 학교는 사회에 나와서 더 잘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사회화를 위한 공간이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안에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문제,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 등 굵직한 문제부터 연애나 친구관계, 부모와 자녀 같의 대화법과 같은 작은 문제까지 책 속 등장인물을 통해서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요즘에 일어나는 학교 안에서의 크고 작은 사건 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학교는 정말 안전한 공간이 맞는건지, 요즘의 학생들은 어떠한 문제들로 고민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졸업한지 오래되어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내가 만약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더 나은 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 누구에게나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학창시절이 되기를, 학교가 더 안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 속에서 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현재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10대들에게도, 학창시절을 오래 전에 지내온 어른들에게도 학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