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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평소에 가족 코미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하기에 다산책방 출판사에서 올린 사전 리뷰단 공지를 SNS에서 보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운좋게 당첨이 돼 받게 된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의 첫 인상은 일단.. 두꺼웠다. 생각보다. 많이.
가족이 꽤 여러명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읽다보면 책 뒷장의 가계도에 적혀 있지 않는 인물들도 엑스트라급으로 다수 등장한다.
책의 뒷면에도 적혀있듯 이야기는 빅 앤젤의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빅 엔젤과 그의 가족들은(친척 제외) 그 장례식에 지각을 하고 생일 파티는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꽤 임팩트 있는 시작이고 문장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사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했다.
독서 후, 이 책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먼저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가족'
그 개인사를 하나하나 읽다보면 웃기기도, 왜 저 지경이 되도록 자기 인생을 버려두었나 하는 생각에 혀를 차기도, 안아주고 싶기도, 슬프기도,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화가나기도, 황당하기도 하다. 한마디로 인생을 살며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을 인물들을 통해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는 감정의 기복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두번째로 '유쾌함'
멕시코 (멕시코계 미국인이라 해야 할까) 가족의 특징인걸까?
인물 저마다 각기 다른 사연과 특징이 있지만 저마다 조금 또는 많은 양의 유쾌함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야기 내용도 그렇고.
★ 나는 특히 빅 엔젤의 어머니의 장례식 때 신부가 TV 프로그램을 끊어야 한다고 소리치는 대목에서 빅 엔젤이 툭하고 던진 말이 제일 웃겼다.
"씨발 아이스 로드 트러커스 (다큐멘터리) 를 내가 꼭 끊어야겠냐" - p.99
마지막으로 '인생'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빅 엔젤은 친구의 조언대로 노트에 감사한 것이 생각나면 기록을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의 어머니는 100세 가까이 살 수 있었다. 그래서 그도 최소한 그때까지는 살겠거니 싶었다.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어린애였다. 웃고 싶고, 좋은 책을 읽고 싶고, 모험을 떠나고 싶고, 페를라가 만든 알본디가스 수프를 한 번 더 먹고 싶었다. - p.102
굉장히 와닿았던게 나도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이렇게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하고, 갑자기 하고 싶은게 마구마구 생각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유쾌한 가족들의 인생 이야기, 가족 이야기 , 미움과 질투가 섞여있을지라도 결국엔 사랑.
이 책을 읽고 가장 많이, 그리고 깊게 생각한 키워드이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뒤로 갈수록 이야기 속도가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어 조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초중반에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계속해서 순차적으로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 점을 미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