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 이제는 엄마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로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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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누군가의 아내로, 딸로, 엄마로 사는 것에 염증을 느낄 때가 있다. 

온전한 '나'는 완전히 사라져버린 듯한 기분. 분명 '나'는 이 자리에 꼿꼿이 서서 실존하고 있음에도.

근래엔 그런 기분이 조금 더 자주 들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것도 아닌데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던 중, 서평단 모집을 통해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최문희 작가님의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부제는 '이제는 엄마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로'

표지 하단에는 "여자를 위한 인생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난설헌의 작가 최문희가 들려주는 엄마와 딸, 그리고 나답게 사는 법ㅡ 이라고 적혀 있다.


앞 표지에 적힌 문장을 보고 조금 설렜었다.

대략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또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를 다룬 책 중에 유인경 작가님의 책을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이 책도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ㅡ 책을 다 읽고나서 아쉬움? 실망감? 김이 샜다고 해야할까? 복합적인 감정들에 더해 '음... 제목에 또 낚였군?' 이런 생각을 했다.


세대차이 때문인지 (1935년생이신 작가님...) 저자 특유의 문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산문으로 출간된 책인데 문장과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말투가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산문이 아닌 소설 같았다. 책 표지에 써져 있는 것처럼 나답게 사는 방법, 여자를 위한 인생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저자가 겪은 경험을 통해 뭔가를 알려주려고는 하는데 잘 와닿지가 않거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 간격을 둬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 이름으로 살 것.


저자의 놀랍고도 먹먹한 어린 시절을 읽고 이 분의 가치관은 이렇구나, 이런 일을 겪으셨구나. 힘드셨겠다. 내 좁은 안목으로는 이 이상 읽어내기 힘들었다.

에세이를 자기계발서로 착각한 나의 명백한 실수다. 여기에 내 부족한 통찰력도 한 몫 더 했겠지.


서평단을 신청하신 분들 중에는 <난설헌>을 감명깊게 읽어서 이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고 한 분도 계셨는데 저자 특유의 예스러운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좋아한다면 이 책과 잘 맞을 수도 있겠다.

분명 와아... 하게 되는, 깨달음을 주는 문장도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찾기 위한 여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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