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낸 시간이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돌아오면 실망이 더 커졌다.
그때부터였다. 떠날 때 돌아올 것을 생각한 것이.
지금 가는 곳은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서 나는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떠날 때 타고 갔던 이 버스를 타고서.
그렇게 나는 돌아오는 나를 상상한다.
가장 좋은 시간에 끝을 생각한다.
떠날 때 돌아올 것을 생각한다.
모든 일엔 끝이 있으니까.
모든 만남에 헤어짐이 있으니까.
내가 하는 일은 잘되지 않는데
나는 사는 게 고단한데
나는 뭐 하나 쉬운 게 없는데
나는 매번 상처를 받는데
다른 사람의 생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어디 쉬운 생이 있을까?
가장 쉬워 보이는 한 생을 골라서 다시 살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생을 다 산 다음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나의 생은 너무 힘들고 고단했다고.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 될 거라고.
언젠가는 괜찮아지는 날도 올 거리고.
좋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피해 주지 않는 삶, 그 정도만 돼도 나쁘지 않다.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세상은 그렇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는 사람들 때문에 달라진다.
가만히 서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작가가 옆에 있다면 꼬~옥 안아주고 싶다.
때론 힘겹지만, 잘 이겨냈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자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말하고 싶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