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작가는 꾸밈없이 단백하게 써 내려갔다.

꾸밈이 없기에 더 마음이 와닿았고 울림이 크다.

정말 많은 공감을 주는 책이기에 옆에 두고 보고 보고 또 봐도 좋을 것 같다.

책 내용 중에서 아주 공감되는 몇 개의 글을 소개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정말로 소중한 것은 무엇이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어느 땐 울고 어느 땐 그리워했다.

어떤 건 지우고 어떤 건 화해를 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괜찮아졌다.

Part 1. 행복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나는 나에게 너무 자주 버림받았고

아주 가끔씩만 사랑받았다.

나는 나를 안아 주지 못했고 손을 잡아 주지 못했다.

나는 내가 나일 수밖에 없어서 내가 싫어졌다.

나는 나를 너무 자주 할퀴었다.

나는 나를 너무 오래 미워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조금씩 죽였다.

네가 나를 할퀴어도 내가 나를 할퀴지 않게 될 때,

너를 미워하지 않고

나를 더 많이 미워하는 걸 그만두게 될 때,

내가 나에게 마음을 내어 주고

같이 가자며 할 발 옮겨 자리를 만들어 줄 때,

생은 견딜 만해지고 나는 내가 괜찮아질 것이다.

오늘날은 좋고 어느 날은 나쁘다.

어느 날은 엉망이고 어느 날은 참을 만하다.

어느 날은 웃고 어느 날은 운다.

어느 날은 별로고 어느 날은 괜찮다.

그냥 그렇게 산다.

나는 손을 내밀어서

그 시절 나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 주었다.

너무 애쓰지 말아. 너무 노력하지 말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오래 자고 일어나렴.

그럼, 봄이 네 곁에 와 있을지 몰라.

Part 2. 위로받지 못한 마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내 앞에서 닫히는 기분,

'네가 들어갈 곳은 없어' 속삭임을 듣는 기분이 된다.

나는 고마웠던 많은 순간들을 잊고 너에게 섭섭해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질리기도 하지만

한 번 구겨진 마음은 쉽게 펴지지가 않는다.

위로받지 못하고 버려진 마음처럼 외로운 것이 있을까.

앞으론 속상한 일이 생겨도

시시콜콜 다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어느 날 너의 다정한 인사에

나는 혼자 조용히 마음이 풀어질 것이다.

그러곤 섭섭했던 걸 잊고

다시 너에게 메시지를 쓸 것이다.

결국 사람은 혼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혼자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날이 생길 것이고

그럴 때 나는 너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너의 위로에 기댈 것이다.

Part 3. 엔딩은 도무지 알 수가 없지

내가 보낸 시간이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돌아오면 실망이 더 커졌다.

그때부터였다. 떠날 때 돌아올 것을 생각한 것이.

지금 가는 곳은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서 나는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떠날 때 타고 갔던 이 버스를 타고서.

그렇게 나는 돌아오는 나를 상상한다.

가장 좋은 시간에 끝을 생각한다.

떠날 때 돌아올 것을 생각한다.

모든 일엔 끝이 있으니까.

모든 만남에 헤어짐이 있으니까.

내가 하는 일은 잘되지 않는데

나는 사는 게 고단한데

나는 뭐 하나 쉬운 게 없는데

나는 매번 상처를 받는데

다른 사람의 생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어디 쉬운 생이 있을까?

가장 쉬워 보이는 한 생을 골라서 다시 살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생을 다 산 다음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나의 생은 너무 힘들고 고단했다고.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 될 거라고.

언젠가는 괜찮아지는 날도 올 거리고.

좋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피해 주지 않는 삶, 그 정도만 돼도 나쁘지 않다.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세상은 그렇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는 사람들 때문에 달라진다.

가만히 서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작가가 옆에 있다면 꼬~옥 안아주고 싶다.

때론 힘겹지만, 잘 이겨냈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자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말하고 싶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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