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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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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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 허블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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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제목이 아름다워서, 단순히 사랑에 관련된 잔잔한 이야기겠거니 생각하고 기분이 멜랑콜리한 날 일부러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과학소설이었다니. 그것도 단편집이었다니 벙쪘다. 공상과학소설 겉표지가 이렇게 시적이어도 되나.
첫 스타트를 끊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않는가>와 <스펙트럼>은 사실 좀 지루했는데 스펙트럼의 중반부부터 몰입도에 속도가 붙더니 <공생 가설>에서는 왠지 모를 소름이 끼치며 혹시 나도..?하며 소설에 도취되어 버렸지 뭐람. 할머니에 ‘할’자만 나와도 눈물이 나는 스타일인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안나와 슬렌포니아 행성 이야기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했다. <관내분실> 속 주인공의 감정의 흐름은 공감이 많이 가는 동시에 나와 나의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최근 대두되는 분자가족이라는 형태가 적용된 것 같아 현실감이 가중되었다. 두 엄마 모두 자식에게 무심하고 무책임한 인상을 받았지만, 체액을 고분자 나노 솔루션(?)으로 교체하고 인간을 사이보그로 개조하는 시대에 우리가 기대고 싶은 엄마의 역할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싶다. 심해공포증 비슷한게 있는지 아가미가 달릴 수 있도록 개조된다는건 끔찍한데 넷플릭스 시리즈물로 제작되면 오자크스러운 습하고 퀴퀴한 배경이 찰떡같이 어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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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 - 서울 하늘 아래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서울셀렉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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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을 소재로, 한국을 소재로 작품을 쓴 건지 도통 이해를 못하겠고 전반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졌다.
작가 본인이 알게 된 한국의 동네, 도시, 지하철역, 명소, 이름, 문화, 종교, 예법 등을 최대한 아는 한 끼워넣고 싶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전개였다. 명칭 마다 구구절절 필요없는 설명이 따라붙는건 작가 스스로가 매력은 느꼈으나 실제로 그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 상태처럼 읽혀졌다. 등장인물들에게 붙이는 이름도 비현실적이고 예명으로 외국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대도시 한가운데 존재하는 이웃 간의 따뜻한 인간애가 정겹고 소박한 언어로 표현된다. 작가가 항상 특별하게 생각했던 한국인 특유의 정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라는 문장을 보고 의아했다. 작가가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이웃 간의 인간애나 ‘정’은 책을 읽는 내내 느끼지 못했다. 주인공의 이야기도, 허언증이 있는 것만 같은 주인공이 지어내는 이야기도 너무나 지루해서 책을 끝내고나니 후련한 마음이다. 차라리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허기의 간주곡>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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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스토리텔링에 푹 빠져있었다. 거의 한세기가 차이나는 시대인데도 각 등장인물이 짊어지고 있는 삶에 대한 고뇌와 그들이 처한 상황에 현대를 살고 있는 나를 대입시키게 되었다. 상류사회에 집착한 엘리엇은 교양과 명예를 얻었지만 허식에 찬 삶을 살았고, 평생 래리를 사랑하지만 물질적인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레이와 결혼 후 행복한 삶을 택했다고 자신하는 이사벨,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십수년을 떠돌아다니다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는 래리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이자 나름의 합당한 목적의식을 갖고 인생을 살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어찌보면 등장인물 모두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고 매 캐릭터에 수긍하게 되는 것은 서머싯 몸의 탁월한 글솜씨뿐만 아니라 어색한 부분없이 쉬이, 편안히 읽히도록 번역해주신 번역가분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p.280-281
“... 래리에 대한 네 사랑도, 너에 대한 래리의 사랑도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만큼이나 자연스럽고 단순한 거야. 다행히 네 경우엔 비극적인 결말을 맺진 않았지. 너는 부유한 남자와 결혼해서 잘 살았고, 래리는 세이렌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밝혀내기 위해 세상을 떠돌아다녔으니까. 너희들 사이엔 열정이 개입되지 않았어.”
“열정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열정은 무언가를 파괴하지 않으면 소멸해 버려. 그러고 나면 수년 동안 인생을 허비했다는 걸 깨닫고 비참한 기분이 들겠지. ... 어리석고 하찮은 존재에게 자신의 꿈을 모두 걸었음을, 껌 한 쪽만도 못한 상대에게 영혼을 전부 쏟아부었음을 깨닫는 비참한 순간이 찾아오는 거지.”

p.334
랜더 (1775-1864, 영국)
나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노라. 싸울 만한 상대가 없었기에.
자연을 사랑했고 그 다음으론 예술을 사랑했노라.
삶의 불에 두 손을 녹였노라.
불길이 꺼지려 하니, 나는 이제 떠날 준비가 되었노라.

p.445
“…개인적으로 저는 어떤 대상을 숭배하고자 하는 욕구가 잔인한 신들에 대한 기억의 잔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잔인한 신들의 비위를 맞춰 춰야 한다는 기억의 잔재라는 것이죠. 신은 제 안에 있는 게 아니라면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다고 저는 믿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누구를 혹은 무엇을 숭배해야 하는 걸까요? 저 자신일까요? 사람들의 정신적인 발달 수준은 저마다 다르죠. 그중 인도인들은 나름의 상상력을 통해 브라마와 비슈누, 시바, 여타의 수십 가지 이름으로 알려진 절대자의 현시를 발전시킨 겁니다. 절대자는 세상의 창조자이자 통치자인 이슈바라(*힌두교에서 절대적이며 초월적인 지고의 실재인 브라만과는 구별되는 인격적이고 내재적인 신) 안에 존재할 수도 있지만, 땡볕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꽃을 따다 바치는 소박한 물신 속에 존재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인도의 그 수많은 신들은 개개의 자아와 하나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수단에 불과한 셈이죠.”...
“자네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확고한 믿음에 매료되었는지 궁금하군.”
“그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오래전부터 종교를 구원의 필수 조건인 것처럼 떠벌리던 종교 창시자들에 대해 서글픈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마치 사람들의 믿음을 얻어야만 자신도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들을 생각하면 고대 이교의 신들이 떠올랐죠. 독실한 신자들의 봉헌물이 없으면 힘을 잃고 마는, 그런 신들 말입니다. 아드바이타는 믿음을 요구하지 않죠. 그저 실재에 다가가고자 하는 열렬한 열망만을 요구할 뿐입니다. 신이라는 것도 기쁨이나 고통처럼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고 가르치죠. ... 사실, 저는 인식을 통해 실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가장 어렵고도 고귀한 구원의 수단은 단연 인식이라는 점은 결코 부인하지 않았죠. 인식이라는 수단은 인간의 가장 귀한 능력, 즉 이성이니까요.”

p.464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작게나마 영향력을 갖고 있게 마련이죠. 연못에 돌 하나를 던져도 이 우주는 돌을 던지기 전의 우주와 똑같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인도의 성자들이 헛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에요. 그들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과도 같은 존재죠.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이상과도 같은 존재예요. 보통 사람들은 결코 그런 위치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그들을 우러러보고 존경하면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죠. 한 인간이 고결하고 완벽해지면 그런 성품의 영향력이 널리 퍼져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그 사람에게 이끌리게 됩니다. 제가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다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죠. 물론 영향이라고 해 봐야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작은 물결이 이는 것처럼 아주 미미할 겁니다. 하지만 하나의 물결은 또 다른 물결을 일으키고, 그것은 그다음 물결로 이어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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