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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농할멈과 나
Mizuki Shigeru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라는 말일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그런 점을 생각해본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라서 더 그렇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다지 많은 이질감은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일본에 대한 감정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나라나 우리나라나 감성은 비슷비슷하다는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도깨비나 요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란 세대가 특히 많이 공감할 것이다. 어렵던 시절 할머니 품안에서 듣던 구미호이야기 물귀신이야기 혀를 빼물고 다닌다는 처녀귀신 몽달귀신 등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게게와 농농할멈 사이에 흐르는 정과 따뜻한 마음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여기는 작가의 성장과정이 잘 녹아 있다. 그리고 그의 여성(?)편력도 어린시절 홍역으로 잃은 여자친구, 폐병으로 요양온 도시 누나, 그리고 미와 세가지 에피소드에 담담하게 흐르는 정서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어본 사람들은 다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격묘사가 참으로 잘되 있는 점도 이작품의 뛰어난 부분이다. 게게와 농농할멈을 차지하고라도 풍류를 좋아하는 아버지, 들켜 버린 연애편지때문에 목을 메려는 형, 동생, 어머니 모두 자연스럽고 생동감있게 그려진다. 오랜 내공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다. 이점에서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그림체 역시 예전 우리나라의 만화작품과 비슷하다는 점 물론 우리나라에서 많이 참고(?)하였을 그림풍이다. 읽고난 감상을 주섬주섬 늘어놨지만 읽어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애틋함과 아련한 기억들이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