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외편집자
츠즈키 쿄이치 지음, 김혜원 옮김 / 컴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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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목적: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인 책과 출판, 편집자에 관한 얘기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아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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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약간 아웃 사이더 느낌이 난다. 책을 선택했을 때도 편집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기획 잘 하는 법 같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니고 프롤로그에서도 그런 내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다 읽고 나서  결국 저자가 말하는 것들을 새롭게 생각해보고 실천한다면 좋은 편집자, 출판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출판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될만한 말이 많았다.  저자는 1956년에 태어난 편집자이자 사진사로 20살 때부터 편집 일을 했던 사람이다. 나이가 부모님뻘인데 처음에는 예전에 잘 나갔던 얘기나 좋았던 시절 얘기를 많이 할까? 걱정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일을 프리랜서로 했고 지금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이라 60대의 나이에 20-30대의 정신을 갖고 있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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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크게 보면 책을 만드는 사람인데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 하는 역할이 다를 수도 있다. 꼭 책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역할은 커지고 있어 나처럼 편집자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편집에 관련된 요소들을 알려준다. 질문 1. 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장에서 중요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여기서 역질문. 책을 왜 만들려고 하나? 세상에 그런 종류의 책이 없거나 있어도 자신이 자기 식대로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p.10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움을 찾아내고 싶다면 먼저 뛰어들어보자. p.23 독자가 아닌 자신을 보라.
p.31 편집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가 있다고 하면 좋아하는 책을 찾아 천천히 읽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저자는 편집회의를 쓸모없다고 하고 편집자들은 라이벌이라고 얘기하며 술자리를 함께하지 말라고 한다. 기존에 통념과는 조금 상반된 얘기다. 이유는 편집회의로 인해 신선도가 떨어지느니 프로의 자세로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게 낫다고 하고 편집자보다는 다른 업종 사람들 와의 술자리로 새로운 걸 배우고 감각을 유지하라는 것인데 이유를 듣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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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 지금의 나이면 출판사의 중역에 해당되는 일을 해야 하는데 현역에서 취재도 하고 편집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거기에서 나온다. 일반적인 길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가봤던 내용을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의 현실과 우리나라 출판시장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기획하고 취재하고 만들었는만 느끼게 된다면 이 책은 역할을 다했다. 나에게는 그만큼 진심이 느껴졌다.  저자는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때로는 모르는 분야에도 흥미가 생기면 책을 만들면서 이렇게 말한다.

 

p.81 호기심과 아이디어를 추진할 에너지만 있다면 나머지는 알아서 따라온다.
p.151 철저한 외부인 임에도 취재를 하고 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전문가의 태만 때문이다. 전문가가 움직여주면 나는 독자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 편집자라면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잘 팔릴 책만 기획되고 안전하게 가려는 경향이 있다.(논쟁의 소지가 있어 짧게 쓴다.) 그래도 편집자라면 독자가 흥미 있어 할만한 일뿐만 아니라 어렵지만 잘 모르고 가치 있는 책도 알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p.176 어느 쪽이 더 좋은가가 아니라 어느 쪽도 좋다는 생각을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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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뒤에 두 장은 출판의 미래와 자신의 미디어를 웹에서 시작한 이유인데 이 장을 통해서 독립출판이나 자비출판, 인터넷, 이북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저자는 현재 메일로 매거진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많은 나이에도 출판의 최전선에서 고분분투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어 본받을게 많다. 아울러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활동하면서 기획했던 수많은 잡지나 책들 볼 수 있는데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고 이래서 일본 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편집이나 출판, 책 자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읽어 보면 기술보다는 마음에서 느끼는 것이 더 많다. 우리도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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