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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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 근대사에 빠져 있었다. 알면 알수록 조선이라는 나라는 무능해 보였고 그런 모습을 확인?시켜주고 쓴소리를 해줄 외국인의 여행기 같은 책들을 읽었다.
그 책의 내용은 온갖 조선에 관한 안 좋은 내용이 나온다. 예전에 그런 책들을 읽으면 함께 욕을 하며 그렇지 하고 공감이 되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서 보면 그들의 시각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서 무조건 밑으로 보고 판단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체류기한이야 많이 짧을 것이고 그 사이에 그 나라 문화를 다 파악하긴 어려우니 처음에 갖고 있던 선입견이나 몇 가지 경험들로 글을 쓰게 된다.
선입견이 얼마나 무섭고 그 그걸 강화시켜주는 경험은 얼마나 사소한가..결론 같은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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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도널드 리치는 반세기에 걸쳐 일본에 거주한 인물이다. 연도순으로 그가 쓴 일본에 관한 에세이를 20편을 엮었는데 미학에 관한 거고 크게 보면 문화에 관한 내용이다.
첫 글이 1962년이고 끝들이 2007년으로 초반에 글들이 일본이 패망하고 어려울 때 이므로 일본이나 동양문화를 아래로 보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
오래 살기도 해서 그런 지 오래된 글에도 일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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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순대로 되어 있는데 일본의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상이 달라짐에 따라 새로 생기는 혹은 변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영화 평론가로 20편의 글 중에서 4편의 제목에 영화가 들어갈 정도로 영화에 관한 내용이 많다.1974년에 쓴 일본영화에 관한 정의가 읽으니 일본 고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호감이 상승하였는데 글을 끝맺으며 예전의 장점들이 퇴색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역시나 영화도 고전인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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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1980,1986) 워크맨,망가,사회(1985) 일본의 이미지 산업(1996) 일본의 자동차문화에 대한 단상(2002)
위의 글이 특히 인상 깊고 재미있게 읽었다. 파친코 말고는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익숙한 주제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한다
파친코는 애플 드라마가 대박이 나는 바람에 더 익숙해진 이름이다. 사실 도박이라고만 생각하였는데 종교,자신으로부터의 도피, 유예, 임시처방전이란 단어들이 나오니
일본에서 파친코가 단순히 도박만은 아닌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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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글 일본 미학 소고(2007)는 일본 미학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는 글이다. 저자가 단순하게 일본에 오래 살아서 느낀 점을 쓰는 게 아니라 조사도 많이 하고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분으로 느껴 졌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미학이 화석화되거나 통속화되었지만 아래의 말은 유효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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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5. 좋은 취향을 즐기고 싶다면 우리는 먼저 자신이 느끼기에 무엇이 좋은 감각인지를 정하기만 하면 된다. -라브뤼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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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와 미학, 영화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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