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삶에 대하여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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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사회성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온갖 사교육과 내 아이만을 위한 뒷바라지로 오히려 더 욕심껏 각자도생의 사회아닌 사회로 만들어간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만들자는 게 사회주의 아닐까? 저자의 의도도 다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숭이~~‘시리즈도 잘 봤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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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수 2025-09-2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의 저자 임승수입니다. 귀한 시간을 할애해 제 책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방문해 댓글을 남게 된 것은, 마르크스 『자본론』을 소설 형식으로 다룬 제 신간 『오십에 읽는 자본론』이 출간되었기 때문입니다. 출판시장도 어렵고 홍보할 방법도 막막해 염치불구하고 작가가 직접 댓글로 출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바쁘시겠지만 1분 정도만 시간을 할애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999년, 영국 BBC가 지난 천 년 동안 가장 위대한 사상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1위는 카를 마르크스, 2위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천년 이래 최고의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의 대표작이 『자본론』입니다. 의학교수가 카데바를 해부하듯,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체제를 해부대 위에 올려놓고 샅샅이 파헤쳤습니다. 그는 자본주의에 존재하는 심각한 빈부격차의 원인이 단순히 개인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시간 도둑질’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요.

시간을 빼앗는 자는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시간을 빼앗기는 자는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거대한 착취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순간,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빨간약을 삼켰을 때처럼 세상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본론』은 단지 경제학의 고전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불평등한 세계와 그로부터 비롯된 불안과 무력감의 근원에 무엇이 있는지 낱낱이 드러내는 사회 해부학서입니다. 어떤 사상과 이론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독보적인 통찰을 품은 고전이지만,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널리 읽히지 않았지요.

저는 뜻한 바 있어 2006년에 작가로 데뷔한 이후 ‘마르크스주의 대중화’를 작업의 한 축으로 삼아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필두로 관련 도서를 여러 권 집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마르크스주의 도서답지 않게 쉽고 재밌다는 평을 들으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원숭이도 이해한다고 해서 읽었는데, 내가 원숭이만도 못하다는 말이냐!”라는 항의를 듣는 날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전자제품을 납품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뭐 그 정도로 쉽게 썼으면 충분하다고요? 명색이 프로 작가인데 이만하면 됐다고 안주할 수 없는 노릇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오십에 읽는 자본론』은 ‘마르크스주의 대중화’ 작업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고요? 이 책은 무려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야기라는 그릇에 지식을 담는 접근 방식의 유래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수많은 신화와 전설, 민담을 통해 검증된 이 방식을 과감하게 채택했습니다.

제 또래의 마음에 가장 절박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자식 농사입니다. 제 큰애도 곧 고등학생이라 그 마음을 잘 압니다. 전부터 가끔 고등학교에 초대받아 『자본론』을 강의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마르크스의 날카로운 자본주의 분석에 충격받은 기색이 역력한 학생을 종종 보게 됩니다. 어쩐지 그중 학업 성적이 빼어난 친구들도 꽤 있었지요. 여기서 이 책의 발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의대를 지망하던 전교 1등 내 자식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사회학과로 진로를 바꾸려고 한다면? 석굴암 돌부처 같은 무던한 부모라도 눈이 뒤집힐 겁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그런 딸을 둔 50대 중소기업 사장입니다. 그가 자식 망친 원흉으로 지목한 사람은 저와 매우 비슷한 어떤 작가입니다. 심지어 거주지까지 같지요. 이 두 인물의 느닷없는 만남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옥신각신 주고받는 대화를 관전하다 보면 때로는 사장에게서, 때로는 작가에게서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 내면의 지킬과 하이드 사이에 오가는 대화일 수도 있겠고요.

소설적 장치가 마르크스주의를 전달하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심지어 책 한 권 분량을 다 써놓고도 맘에 안 들어 폐기하고서는 새로운 설정으로 다시 쓸 정도였으니, ‘최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2006년에 첫 책을 쓰고 이 맛을 우려내는 데 거의 20년이 흘렀네요. 변두리 노포 같은 작가 임승수가 말아주는 우거지 국밥 같은 자본론이라고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갑자기 마르크스주의자가 될 리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사실은 청양고추를 한 움큼 씹어 먹은 만큼이나 얼얼하게 자각하고 있습니다. 글로 독자의 생각을 어떻게 바꿔보겠다는 얄팍한 마음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내용에 대한 반박 시 당신의 의견이 다 맞습니다. 다만 살 만큼 살아온 당신에게 이 책이 약간이라도 다른 생각을 엿볼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리고 유쾌한 웃음을 준다면 보람차겠습니다. 일반적인 마르크스주의 도서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특대형 재미를 보장합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지 30년, 작가가 된 지 어언 20년. 불안정한 수입과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초심 잃지 않고 이 길을 견지할 수 있었던 건 독자분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래에 『오십에 읽는 자본론』 인터넷 서점 주소를 남기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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