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시간이 멈춘 방 / 고지마 미유>

무연사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 없는 사회.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심심치 않게 뉴스에 한 번씩 보도되는 쓸쓸히 혼자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사실은 시간이 많이 경과한 뒤, 시체가 부패한 후에야 비로소 타인의 신고로 발견된다. 인생은 언젠가는 혼자가 될 운명. 곁에 누가 있어도 결국에는 어느 한 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될 거니깐...

일본은 연간 3만명이 고독사한다던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점점 고독사가 늘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 그리고 인구의 고령화가 심해져 30년 후에는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0명 중 4명이 된다는 아주 비관적인 소식.

유품 정리와 특수 청소 일을 하며 고독사 현장을 미니어처 세트로 만드는 저자의 발상이 매우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외롭게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주기 충분하지 않은가?

(p.59)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정성을 다해 현장의 유품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이다. 고인의 육체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 해도 유족의 마음속에는 분명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 있을 터. 그래서 즐거웠던 날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사진 등을 찾아 건넨다.

그리고 또 하나, 그 현장을 미니어처로 재현한다. 나의 미니어처를 보고 충격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히트 쇼크로 욕조에서 사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현실을 알아야만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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