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연결하라 - 일의 세계가 즐겁게 바뀐다
멜라니 A. 카츠먼 지음, 송선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신입사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단 회사를 들어가면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 옮기기 위해 곧바로 이직 준비를 시작한다. 많은 보수, 직무, 조직 문화 등이 '더 좋은 조건'의 대표적인 예이다. 회사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기에 편하고 집에서 가깝고 돈만 많이 주면 최고라는 생각이 늘면서 일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먼 나라의 오랜 감성이 되어버렸다. 의미도, 재미도 찾지 못한 직장인들은 방황한다.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고스란히 바쳐야 하는 회사에서 보다 즐겁게 지낼 수 있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어느 염세적인, 오랜 사회생활을 통해 이미 회사의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생각하는 누군가는 방법 따위 없다고 일갈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일터에서 재미를 찾으면 일상의 스트레스 한 가지가 조금이나마 덜어지지 않겠는가. 업무 효율도 올라가지 않겠는가. 도저히 방법이 없는 것 같진 않다. 여기, '연결'을 통해 일터를 조금은 즐거운 곳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

<먼저 연결하라>는 직장 생활에서 의미와 즐거움,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연결'의 묘미를 역설하는 책이다. 40장에 달하는 챕터를 통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과 업무에 대한 마인드를 논한다. 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나'의 관점에서 벗어나 '팀'이 함께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한다는 것이다. 업무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기 계발서는 많았다. 많은 경우 '개인'이 취할 수 있는 방법론을 이야기했다. 메일을 하루에 2번만 확인하라거나 보고서를 간소화하라는 것처럼 업무 방식의 개선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5년 후를 바라볼 수 있는 직무를 염두에 두라는 것처럼 일터에서의 태도를 논했다. 한 가지 의문은, 혼자 바꿔서 얼마나 바뀌겠냐는 것이다.

팀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이 무엇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혼자만의 싸움은 지치기 마련이다. 많은 조직이 점점 고착화되는 것은 '조직'이 지니는 특성 때문이다.

<먼저 연결하라>는 개인의 태도와 업무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 부분 서술하고 있지만 동시에 팀이 함께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논한다. 그뿐만 아니라 팀원의 입장과 리더의 입장, 기획자의 입장과 영업사원의 입장에서 각각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을 그려내면서 조직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연결'이 되는 것이다. 팀을 이루는 모두가 공동의 목표와 미션을 위해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되면 개인은 자연스레 의미를 찾게 된다. 그저 업무가 이루어지는, 오기 싫은 공간이 아닌 진정한 동료와 함께 진취적인 일을 만드는 공간을 찾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은 '연결'을 거대한 궤로 삼아 직장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상당수 담아두었다. 특히 일터나 업무 환경 등을 다룬 외국서적의 경우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내용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업무 이전에 각 개인의 삶이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인 일터에 대해 근본적으로 그 속성을 탐구하고 서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논하며 책은 진정성을 얻는다. 덕분에 직장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일'이라는 사회적 행위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다.

가장 연결되어야 할 직장 동료들이지만 좀처럼 연결되기 쉽지 않다. 업무적인 이야기 외에는 말 한마디 섞지 않는 동료들이 흔한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함께 하는 일의 가치를 생각하고 인간적인 일터를 만들 수 있는 '연결'의 매력을 통해 내일의 일은 오늘보다 의미 있기를 기원한다.

업무 커뮤니케이션의 비결, <먼저 연결하라>였습니다.

* 본 리뷰는 흐름출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