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 - 우리를 둘러싼 아름답고 위대한 세계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진원 옮김 / 까치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80억 광년 넓이의 우주만큼이나 광활하면서 동시에 미세한 모순의 공간이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별로 이루어진 우주와 똑 닮은 공간, 셀 수 없이 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 그 자체이다. 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세포 덕분에 인간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한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몸 속의 모든 세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늘 하던 행동을 하고 늘 먹는 밥을 먹으며 살아간다. 인지질 두 겹으로 둘러싸인 세포는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엄청난 양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맡고 있는 임무도 막중하다. 때문에 차가 기름을 먹듯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소비한다. 곰곰, 보고 있으면 생명을 지닌 존재는 우주의 신묘함을 그대로 빼다 박은 축소판 그 자체이다.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는 이토록 오묘한 생명의 신비를 세포의 기원부터 유전의 법칙까지 다양한 방면에 걸쳐 가볍게 풀어 낸 책이다. <이기적 유전자>와 같은 과학계의 고전에서 쉽지 않은 방식으로 서술된 유전자의 역할 등을 쉬운 풀이와 쉬운 비유를 통해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생명'이란 이름을 가진 것들이 어째서 그토록 다양한 후손들을 남기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과 똑같은 복제품을 여럿 만들 경우 복제품은 한번에 몰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만든 비나 눈에 약한 '로봇'이 자신을 복제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 완전히 일치하는 복제품이 탄생한다면 태풍 한번에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로봇은 더 많은 로봇을 미래에 전하기 위해서 복제의 정확도를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99%가 일치하는 복제품 중에는 때로는 비에 강한 로봇이 탄생할 수도 있고, 힘이 더 강한 로봇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매번 흥미로운 비유를 들어 어려운 생물학에 접근한다. 생물학은 과학의 다른 분야에 비해 쉽다는 인식이 존재하기도 한다. 허나 생물학 또한 전공의 영역으로 들어갈 경우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분야이다.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고, 물리나 화학 법칙 등이 생물학의 영역에서도 등장한다. 생명의 작은 부분부분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에는 결국 자연 법칙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생물학을 저자는 '질문'과 '가치관'을 통해 보다 쉽게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생명을 탐구하는 일에는 결국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 책임감이 필요하다. 생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해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생명을 새로이 탄생시키거나 목숨을 앗아가는 등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생명에 대한 몰이해는 생명 연구를 퇴보시킨다. 많은 질병을 정복했지만 여전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많고, 환경 오염 등으로 지구가 더 이상 안전한 터전이 아니게 된 오늘날,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생물학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 연구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생명'에 대한 진정한 이해다.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모든 이들이 생명의 신비를 통해 자신의 삶과 생명체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책,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가 생명 분야 연구의 큰 발판이 되길 바란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였습니다.

* 본 리뷰는 까치글방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