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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
폴 알테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제임스 스티븐스를 중심으로 알 수 없는 살인사건과,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이 소설은 제임스 스티븐스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와 그의 친구 헨리화이트의 사랑놀이를 받아주는 제임스의 시선에서부터 시작한다.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는 또 다른 친구 존. 그는 여러모로 미스터리한 비밀이 많은 친구이다. 그의 아버지와 그 의집 그리고 그 집 맨꼭대기층 네 번째 다락방.
한참 엘리자베스가 헨리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으며 커튼을 젖히는데, 저 너머 존의 집 다락방에 불빛이 비추는 것을 본다. 담쟁이덩굴이 짙은 색 망토처럼 의기양양하게 벽들을 기어오른 그 집엔 사실 사연이 하나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한두 해전, 당시 존이 12살이었을 때 마을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여 크나큰 존경을 받았던 빅터단리의 아내가 다락방에서 숨진 것. 사인은 자살이었고 그의 몸에는 칼로 여러 군데 난도질 됐으며 오른쪽 손목이 절단되어있었다. 그녀의 주변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빅터단리는 그녀가 광기가 서리지 않는 이상 자살을 할 이유가 없다고 자살에 대해 완강히 부정했지만 그녀의 자살이 확실시된 것은 안에서 잠겨있는 다락방 때문이었다. 누구의 왕래도 없을 듯한 완벽한 밀실이 알리바이였다. 빅터단리와 존은 큰 실의에 빠졌고 아내를 잃은 슬픔에 정신까지 온전치 못해진 빅터단리였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른 지금 그들이 보고 있는 다락방의 불빛은 가히 충격이었다.(빅터단리 아내가 죽은 이후로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그 불빛이 단순한 전기의 문제였는지, 아님 사람의 발길이 닿았는지 그도 아니면 빅터단리의 아내가 유령이 되어 밤마다 배회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되는 사건사고들과 의문의 죽음과,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들. 이런 모든 일들은 빅터단리의 아내가 죽은 다락방에서 비롯된 것인가?
추가 : 처음 시작부터 왠지 모를 흥미진진함에 손에서 놓기 싫어진 책.
바보 같기도, 순수한 것 같기 도한 엘리자베스와 헨리화이트의 사랑. 그리고 그 사이에 껴 이도저도 못하고 진땀만 빼는 제임스의 심경은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은 추리소설의 대부분은 앞, 뒤, 중간 어느 하나 안 불편한 부분이 없었다. 이 또한 그저 그런 추리소설로 봤지만 앞에 나오는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에 잠시 미소를 머금고 흥미롭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사랑은 쉽게 깨지고 엘리자베스의 포커스는 존에게로 옮겨갔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그리고 소설을 읽고 나서도 밝혀진 범인보다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