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디 러브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5살 남자아이 로비는 체스터 캐시에게 유괴된다. 체스터 캐시는 로비를 학대하고 유린한다. 그렇게 6년이 흐른다.

이야기는 주차장에서 로비가 체스터에게 유괴되던 그 순간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도입부는 조금씩 변주되며 무려 네 번 반복된다. 파편들이 모여 전체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다. 독창적이면서도 기술적인 소설 작법의 예가 될 수 있을텐데, 이러한 형식은 내용과도 완벽하게 조응한다. 모두의 인생을 바꿔놓는 그 순간에 대한 반복적 복기,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의 끝없는 후회와 자책.

로비가 제 부모에게로 돌아가고, 나쁜 놈은 벌을 받고, 그렇게 잘 되었답니다, 라고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6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로비의 내면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로비는 정상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로비의 가족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결말의 장면은 무시무시하다.

소아성애자들은 어디에나 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 중에 있다. 놀이터에서 얼쩡거리거나 지하철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 수도 있다. 유치원이나 학원, 학교에서 선생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제 나는 그걸 안다. 어떻게 인간 존재를 긍정하면서 살아갈 수가 있나. 나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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