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야곱 DNA - 축복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이중적 욕망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야곱? 식상한데.. 성경에서 제일 많이 언급되는 사람 중 한 명이 야곱이 아니던가? 그가 형에게 팥죽으로 사기 친 것,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한 것 등등 우리는 주일학교 공과공부부터 수많은 설교를 통해 너무나 잘 아는 인물이 야곱이다. 이런 야곱으로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일단 기대가 반쯤 꺾인 채 책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독자들의 예상을 배반한다. 너무나 자주 듣고, 많이 안다고 생각한 야곱을 우리는 실상 몰랐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성경에 나오지만, 사실 사기꾼 같은 녀석이요, 별로 본받을 것이 없는 인물이 야곱이다. 그래서 우리를 주눅 들게 하지 않는 몇 안되는 성경속 사람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철저하게 변증한다. 바로 이런 야곱의 DNA가 우리에게도 역시 흐르고 있다고!

 

DNA의 구조가 이중 나선으로 배배 꼬여 있듯이 야곱도 영적 갈망과 육적 욕망이라는 이중성으로 꼬여있다. 저자는 바로 이런 이중성이라는 화두로 야곱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야곱의 삶은 축북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축북의 정의가 하나님과 야곱이 서로 다름으로 많은 험악한사건들이 그에게 일어난다.

 

저자는 이런 사건들을 통해서 야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런데 저자가 보여주는 야곱은 거울을 들고 있다. 웬 거울이냐고? 그 거울은 우리를 비춘다. 묵직한 소리 없는 외침으로 말한다. 네가 손가락질하는 야곱이 바로 너라고! 당황스럽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게 된다. 그래 맞다. 야곱이 바로 우리다. 나다.

 

이것 아니면 저것인 경우도 많고, 이도 저도 아닌 때도 부지기수지만, 이것과 저것 둘 다인 때도 많다.” (P. 229) 야곱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우리는 이것아니면 저것을 원한다. 이분법적으로 선인 아니면 악인으로 나누는데 익숙해져 있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인물에게서 무엇을 발견한단 말인가?

 

그러나 실제 우리 삶에 이런 명확한 것은 거의 없다. 이도 저도 아닌 경우가 더 많지 않는가? 아침에 은혜 받고, 저녁에 절망하는 우리, 하나님을 바라지만, 돈은 더 바라는 우리. 제자리에서 계속 경계선만 오가는 야곱이 우리임을 이 책은 고백하게 한다. 지렁이 같은 야곱의 삶과 하나님의 은혜의 이중 나선은 꼬이고 꼬여 결국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하나로 귀결됨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보잘 것 없는 우리 삶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이야기가 실종된 시대에 저자는 성경의 야곱 이야기를 통해서 성경의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전해 준다. 식상하고 닳고 닳은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새롭고, 여전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성경에 있음을 증명한다. 이 세상의 모든 야곱들이 이 책을 읽고 야곱이 누린 진정한 축복을 받기를 손 모은다.

 

끝으로 시바타 도요의 시 약해지지 마의 한 구절로 소개하고자 한다. 꼭 야곱이 고백한 것 같은 이 시다. 이 시가 주는 위로를 이도 저도 아닌 이 세상이 모든 야곱들에게 바친다.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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