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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진열실 을유세계문학전집 13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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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골동품진열실 #발자크 #을유문화사 #인간극 #고전문학

이 책은 #을유문화사 에서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처음에 「골동품 진열실」이란 제목을 봤을 때는 골동품을 모으는 귀족 이야기를 썼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면서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의 골동품 진열실은 후작인 카롤 데그리뇽의 살롱을 거기에 속하지 못한 부르주아들이 비꼬듯이 부르는 말이다.

P.19 프랑스의 가장 빈약한 현청 소재지 중 한 곳의 도심 길모퉁이에 집 한 채가 서 있다.

이 소설의 첫 문장처럼 작은 지방에 한 후작가인 데그리뇽을 중심으로 한 사교 모임과 거기에 속하지 못한 뒤 크루아지에 를 중심으로 한 부르주아로 계급으로 나눠진 채 이야기가 전개된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흩어졌던 데그리뇽가 사람들은 왕정 복고 이후 데그리뇽가의 옛 집사였던 현재 공증인 쉐넬씨가 보존한 약간의 재산으로 다시 이 지역에 정착하게 된다. 단지 명예만 가지고 있는 데그리뇽가에는 후작의 아들인 빅튀르니앵 의 경력과 출세를 위해 파리로 보내게 된다.

빅튀르니앵은 파리에 가서 여자 도박 사치에 빠지고 뒤 크루아지에의 데그리뇽을 망하게 하려는계략에 빠져 수많은 빚을 지게 된다. 나중에 이걸 안 쉐넬이 이 모든 나락에서 빅튀르니앵과 데그리뇽가를 구하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혼란기의 파리의 사교계를 묘사하고 있다. 사랑에 목을 메고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빅튀르니앵과 그를 구하려는 쉐넬의 전략적인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귀족이 무엇이길래. 그토록 쉐넬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구하려고 했을까?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 있던 부분은 여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파리에서 드모프리뇌즈 공작부인과 카뮈조부인등 재판의 방향과 중요한 증인들, 결정적으로 재판의 방향을 이끌어간건 여성이었다는 사실.

P. 127 귀족들이 범하는 범죄는 국가 반역죄라고 일컬어 지는 범죄 이외에 다른 것은 없으며, 그 경우에는 왕들에게 시행하듯 검은 천 위에서 그들의 목을 자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문서를 위조하고도 그런 것 따윈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귀족들의 한심함을 보여준다.

P.232 왕실 법정에서의 판결 환정 한 달 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타격을 입은 그 격심한 싸움으로 기진맥진한 쉐넬은 새끼 멧돼지의 어금니에 배를 물린 늙은 충견처럼 승리 가운데에서 죽음을 맞았다.

쉐넬은 어떤 마음으로 데그리뇽가를 위해서 뛰어 다녔을까? 결국 승리 가운데 죽음을 맞이한 그는 행복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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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이해하는 칸트 윤리학
박찬구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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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트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때 서양 윤리 사상 챕터에서 의무론적 윤리, 선의지, 정언명령 등 한줄짜리 지식으로 듣고 기억한다. 최근에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으로 제목만 아는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철학자중에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칸트 였었는데, 선의지 때문이었다.

P.143 ‘이 세계 안에서뿐만 아니라 이 세계 밖에서도 제한 없이 선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선의지뿐이다.’

P.146 ‘의지는 그것이 실현하거나 성취한 것 때문에, 또는 이미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쓸모가 있기 때문에 선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는 일 자체로 선한 것이다.’

칸트를 좋아했던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고민없이 읽기 시작한 이유는 칸트에 대해서 좀더 잘 알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물론 책의 저자의 말에 칸트 윤리학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칸트의 원전을 읽는 데 부담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집필 되었다는 얘기에 잘 읽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이 책이 쉽다고는 할 수 없다. 철학서를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아는 이름이지만 책 한두페이지로 된 설명만 읽었던 내게는 어려운 부분들이 꽤 있었다. 형이상학 부분과 자연결정론 등의 강의는 어려웠고 뒤에 선의지와 도덕 법칙, 도덕적 감정, 도덕 교육에 대한 부분들은 그래도 쉽게 읽힌것 같다.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열두번째~마지막 강의 부분이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와 타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히 칸트를 잘 이해하지 못해도 누구나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생활속에서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들이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 중 동물적 존재로서의 대한 의무의 자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자기 마비에 대한 설명은 철학의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타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의무 등 타인에 대한 나의 자세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다.

P.303 자기 자신에 대한 불완전한 의무에는 자신의 자연적 완전성을 개발할 의무와 자신의 도덕적 완전성을 고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전자는 자신의 심신을 잘 관리하고 돌보아야 할 의무이며, 후자는 가능한한 도덕적 완전성(도덕법칙의 실현)을 추구해야 할 의무입니다.

P.312 감사는 의무입니다. 다시 말해 감사는 나에게 베풀어진 친절에 대해 나의 책무성(내가 빚지고 있음)을 내보임으로써 타인으로 하여금 더 많은 친절을 베풀게 만들려는 한갓 영리함의 준칙이 아닙니다. 감사란 나의 다른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한낱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덕법칙에 의한 직접적인 강요, 즉 의무입니다.

P.325 타인에 대한 사랑의 의무로는 자선감사’, 동정의 의무가 있고, 이 의무에 반하는 악덕으로는 시기’, 배은망덕’, 남의 행에 기뻐하기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존경의 의무는 타인을 언제나 존엄성을 지닌 인격체로 존중해야 할 의무인데, 이 의무에 반하는 악덕으로는 거만함’, ‘비방’ ‘조롱등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존경의 의무가 인간관계에서 일종의 필요조건이라면 사랑의 의무는 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의 의무의 위반은 단지 부덕이라 할 수 있지만, 존경의 의무의 위반은 악덕이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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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열림원 세계문학 4
헤르만 헤세 지음, 김길웅 옮김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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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든, 나는 이 길을 가고 싶다. ‘


싯다르타는 브라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도에서 브라만은 최고의 계급이면서 존경 받는 사제의 계급인데, 양질의 교육과 부와 명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이 모든 걸 버리고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사문의 길로 들어선다.  

P.29 싯다르타에게는 목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유일한 목표이기도 했다. 비우는 것. 갈증을 비우고, 소망을 비우고, 꿈을 비우고, 기쁨과 번뇌를 비우는 것.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 더 이상 자기 자신이 되지 않는 것. 마음을 비우고 고요함을 찾는 것, 자아라는 관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기적을 마주 대하는 것, 이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였다. 


싯다르타의 여정은 계속 된다. 붓다인 고타마를 만나고 친구인 고빈다는 붓다를 따르는 삶을 택하고 싯다르타는 다른 삶을 찾아 떠나게 된다. 

P.65 나 자신에게서 배울거야. 나 자신의 제자가 되고, 나 자신을 알고 싶어. 싯다르타라는 비밀을 알고 싶어. 


세상을 배워가는 싯다르타는 카밀라를 만나게 되는데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카밀라에게 이렇게 말한다 

P.91 “저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저는 단식 정진할 수 있습니다. “

카밀라의 소개롤 만난 상인 카마스바미의 일을 하게 되면서 처음엔 아무런 욕심 없이 일을 하지만 세속속에서 사랑을 배우고 쾌락을 배우고 욕망에 물든 삶을 살게 된다. 부와 욕정과 권력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그는 자신은 다른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P.121 부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병든 영혼이 서서히 그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후 싯다르타는 세속적인 삶에서 떠나 다시 수행의 길에 들어선다. 

고빈다와 재회하고 강에서 나룻배의 노를 젓는 바수데바를 만나게 된다. 바수데바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번뇌와 고민을 고백하게 되고 싯다르타는 바수데바의 집에서 머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P.165 바수데바는 행복한 듯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그는 싯다르타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그의 귀에 성스러운 단어 옴을 읊었다. 싯다르타가 들었던 소리도 바로 이 소리였다. 


세월이 흐르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싯다르타는 죽어가는 붓다를 보기위해 온 무리중에 카밀라와 그의 아들과 만나게 된다. 카밀라는 뱀에 물려 죽게 되고 아들을 키우게 된다. 

아들과의 만남과 함께 하고 도망간 아들을 찾아 나섰다가 다시 돌아온다. 아버지와 자신의 모습을 강물에 비춰보면서 바수데바에게 시기심과 고통을 다 털어 놓게 된다. 


P.207”누군가가 뭔가를 구한다면, 그 사람의 눈에는 자신 구하는 것만 보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은 아무것도 찾지 못합니다. 사물을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하는데 무엇을 구하는 사람은 그러지를 못합니다. 구하는 사람은 늘 구하는 것만을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목적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목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지요. 구한다는 것은 목적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닫는다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이죠. 열린 마음으로 아무런 목적도 갖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


P.211 “지식은 전해줄 수 이지만, 지혜는 전해줄 수 없어. 지혜란 사람들이 스스로 발견하는 거야. 사람들은 삶을 통해 지혜를 체득할 수 있고, 지혜로 인해 행실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지혜와 더불어 기적 같은 일을 이룰 수 있어. 하지만 그걸 말하고 가르쳐줄 수는 없는 거야.”

책의 마지막에 싯다르타는 열반에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 철학 강의 들었던 게 기억이 많이 났다. 선생님께서 요즘엔 수행이 어렵다고 하시는데, 몇십년씩 수행 하신분들도 순식간의 깨진다고. 그 이유가 바로 휴대폰 때문이라고 말씀 하셨다.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명상하는 것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태도도 많이 생각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기억속에서 잊혀 졌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생각이 많이 났던 건 바수데바의 태도 였다. 싯다르타가 오랜시간 얘기 해도 말없이 귀를 기울여주고 잘 들어 주는 그 상황 속에 싯다르타는 상처가 씻기고 낫는 느낌을 얻게 된다. 인간적으로는 참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혹이 되는 건 여자와 자녀 라는 거에 동감. 딱히 여자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 자녀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그 중에서 욕심이 가장 큰 이유겠지. 


읽는 중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슨 얘기를 쓸까 고민 했지만 결국은 읽어봐야 한다는 것. 아마도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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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 초 단위의 동물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2
김병운 외 지음, 민가경 해설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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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작가들의 글들을 잘 읽지 않아서 요즘은 어떤 소재로 어떤 얘기들을 쓰는지 궁금했는데, 성과, 동물, 장애인, 가족의 구성 같은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리고 인공지능과 SF적 소재들을 읽으면서 요즘 트렌드를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혐오와 무관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알아야 공감할 수 있다는것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소설은 안윤 작가의 [핀홀] 이었다. 시설 장애인에 대한 얘기는 봉사활동을 하던 장애인 시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이유리 작가의 [달리는 무릎] 은 이전 이유리 작가의 단편집 브로콜리 펀치 를 떠올리게 했는데, 식물,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고, 외계인과의 대화등 이유리 작가의 유쾌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짧은 소설들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독특한 소재와 상상력에 감탄한 부분들도 있는것 같다.  


P.22 왜 웃지, 하나도 안 웃긴데 왜 웃는거지 하면서도 웃었는데, 그건 내가 두려워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걸, 고작 여기가 나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오프닝 나이트]


P.66 이대로 이곳에 처박혀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다. 부모님에게 짜증 냈던것, ...... 어차피 아니 될 거라며 자조했던 것, 타인과 비교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것,........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주지 못해던 것, 나 자신을 자꾸만 문제 삼았던 것. [초 단위의 동물]


P.84 괜찮아. 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도 괜찮아져야 해. 고지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끝말잇기]


P.177 바늘로 두 조각의 천을 잇대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개의 바늘 구멍이 필요하다고 외할머니는 말했다. 이쪽에 하나, 다른 쪽에 하나. 각각 구멍이 있어야 무엇으로든 이을 수 있다고 했다. 할머니가 살아 있다면 보라는 묻고 싶었다. 그럼 내 앞에 나타난 이 구멍들은 무엇으로 이어야 해, 할머니? 무엇으로 단단하게 이을 수 있어? [핀홀pinhole]


P.199 아주 조금씩이지만 그걸반복해나가면 결국 어느 순간 과거의 나와 전혀 다른 내가 되어 발 앞의 공간으로 내뻗어질 수 있는 거였다. [달리는 무릎]


P.234 잎사귀와 앞사귀 사이에 무수한 관계들이 있다고 느끼지만,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람의 움직인에 따라 몸이 움직인다. 숨을 내쉰다. 온몸의 힘을 푼다. 쓸려나가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무심과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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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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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게 무슨 얘기지란 생각이 들었다. SF소설인가? 란 생각을 했다. 요즘 인공지능, AI 이런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건가.

이 소설은 결혼식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는 줄리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배달되어 오는 아버지의 복제품?? 아버지의 너무나 비슷하지만 6일동안만 작동한다는 아버지가 남긴 밀랍인형을 만난다. 이 아버지인 듯 아닌듯한 인형과의 여정이 시작된다. 몬트리올에서 다시 뉴욕으로 프랑스로 베를린으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의 여정 중간에 줄리아의 첫사랑인 토마스와 나눈 편지가 나온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줄리아와 토마스의 사랑 그리고 헤어짐. 동독과 서독의 상황들을 보면서 분단의 아픔과 체제안에서겪을 수 밖에 없던 불합리함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했다. 어렸을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봤던 기억도. 아버지(안토니)는 줄리아와 함께 하는 이 여행을 계획한 이유가 뭘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건 어떤 걸까?  어렸을 때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 아버지도 일하느라 바쁘셨고,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도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부모는 좀더 가까운 곳에서 이해하고 싶고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 나의 아이가 자란후에 나도 이럴 수 있겠구나 란 마음도 함께.



"참 재미있지 않니? 우리는 수만 가지 이유를 대가며 사랑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지. 아플까 두렵고, 언젠가는 버려질까 무서우니 말이야. 하지만 어떠냐, 우리는 인생을 사랑하지 않니? 언젠가는 이 삶이 우리를 떠날 것이란 걸 잘 알면서도 말이다." - P391

"… 그 어떤 부모도 자식을 대신해서 살 수는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들이 괴로워할 때 함께 힘들어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지. 그래서 가끔은 직접 나서서 일을 해결하려 하고, 자식들이 갈 길을 더 쉽게 열어주기를 바라기도 하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멍청하게 있느니 차라리 자식들을 향한 넘치는 사랑 때문에 서투른 솜씨로 나서서 실수를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몰라."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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