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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거울 속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애매해지기 시작했어.˝
˝거울 속의 `자신의 미래`가 현실에 존재하는 자신에게 피범벅인 손을 내밀었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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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한없이 순수하면서 잔혹한 양면적인 존재.
나이가 들면서 설명할 수 없는 귀신의 존재보다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의 광기가 더 두려워졌다. 인간의 뒤틀린 집착에 희생당해 지금도 우리 곁에 머물고 있을 조금은 서글픈 귀신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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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다수 츠지무라 미즈키 작품이 그렇듯 <테두리 없는 거울> 역시 `학교`와 `학생`이 이야기를 이끌었다.
학교. 인생을 통틀어 가장 복잡다단한 감정과 기억이 혼재된 채 깃들어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 학교의 밤 풍경은 쉬이 상상되지 않는다. 떠들썩한 교실에 정적이 찾아오고, 땅거미가 떠난 자리엔 어두운 공기가 드리운다. 차가운 밤의 학교에선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가장 순수하기에 가장 잔혹한...아이들의 영혼이 서성이고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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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려질 때 귀신은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의 상상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할 때 세계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뒤틀리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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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인 손으로 목숨을 끊게 만들 만큼 한 개인을 궁지에 몰어넣을 만한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경제적인 이유를 제외한다면 정서적인 요인 정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또래 친구들이 곧 세상의 전부였을 어린 친구들의 고민을 이 책은 죽음으로써 강렬히 상기시켰다.
필자는 어릴 적부터 항상 궁금했다. 자신들과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가하고 나아가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가해자들은 정녕 본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각하고 있을까. (가해자들)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사건을 정당화할 만한 그럴싸한 개소리로 죄책감을 덜고 있을 생각에 죽은 이들이 대한 미안함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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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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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
˝그 묘한 일이 생기면 그해 3학년 3반에서는 매달 한 명 이상 사망자가 생겼어.˝
˝묘한 일이란 건 뭘 말하는 건데?˝
˝그건 말이지......˝
...
˝반 인원이 한 명 늘어나는 거야.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정원 한 명이 더 끼어들어 있어. 끼어든 사람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또 한 사람`이.˝
-
1.
`망자는 누구인가?`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이 공간, 이 집단에 생명이 끊어진 망자가 섞여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장 먼저 하리라 생각하는가. 그리고 망자를 대신해 누군가 죽음에 가까워져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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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당장 이 미스테리 못지않게 주인공이 속한 반의 묘한 이질감도 묘한 공포를 안겨줬다. 모두가 꼭두가시 인형 마냥 기계적인 모습으로 주인공을 대해 `어쩌서?`라는 물음을 끝없이 던지게 만들었다.
.
3.
한 개인이 집단의 행동을 거스리기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선 사례가 수두룩하다. 문제는 다수집단의 잘못된 믿음에 관성이 붙기 시작하는 순간 문제가 얼마나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가에 대해서다. 어나더에선 불합리하고 거짓된 사실조차 필요악이며 곧 진실처럼 여기는 집단의 광기...아니, 집단최면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26년 동안 이어진 일종의 관습에 일개 전학생이 어떤 제동을 걸 수 있겠는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집단이 내리는 의사결정에 따를 것...그러나 정작 그 집단의 중심, 다시 말해 진짜 의사결정의 주체이자 실체가 부재하다면 과연 그 소용돌이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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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주에 대해 지금껏 진지하게 생각해본적 없지만 주인공이 속한 3학년3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직접 겪게된다면 필자 역시 반의 결정사항에 거스리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담보로 한 저주는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정상적인 사고를 마비시키고 말았다. 일종의 자연 이상현상 앞에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작은 존재가 되어버리는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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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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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수플레>에서 극적인 해피엔딩은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값진 한 편의 진짜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드라마 장르의 소설이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작품이었다. 무리한 해피엔딩보다 어떤 인생에서건 치를 수밖에 없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독자와 공유하는 데 초점을 둔 듯 싶다. 물론 지금 주어진 현실도 벅찬 이들에겐 이 책이 마치 또 다른 푸념을 늘어놓은 듯한 착각이 들어 지루함과 우울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
2.
책을 펼치기 전만 해도 뭐 이런 줄거리가 다 있나 싶었다. 인생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 주인공이 때마침 눈에 띈 수플레 요리책을 집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니. `조금씩 수플레가 봉긋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보며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기쁨을 맞이한다`니...억지도 유분수가 따로없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가족으로서 짊어지어야 할 책임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만들었다. 가족 사이에 용납할 수 있는 경계는 어느 수준일까...에 대해.
간혹 가족과 이기심을 동의어로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다. <수플레>에선 가족이니깐 당연한 듯 등골을 빨아먹는 무책임한 족속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과연 이들의 삶은 어떤 이유에서 이토록 욕심가득하게 틀어진 걸까. 그리고 본인들의 이기심이 누군가의 삶을 어둠으로 드리우게 만들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걸까.
.
3.
원래 불행은 그저 가만히 있어도 제각기 다양한 형태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를 딛고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선 지금껏 가져보지 않은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걸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때 비로소 녹슬고 단조로운 삶엔 새로운 활력이 들어선다는 사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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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등학생 때 우연한 계기로 읽어보게 된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 내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럼에도 고등학생 당시 저자에게 끌렸다는 느낌만큼은 선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밤의 선생으로 불리는 저자 미즈타니 오사무는 야간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방과 후(PM 9:00)엔 꼬박꼬박 유흥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이유는 목적 없이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전하기 위함이었고, 언젠가 그들이 자신의 뜻과 힘으로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일단 살아야한다’는 메시지를 건네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제가 이 책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던 건 미약할지언정 이렇게 방황하는 우리를 공감해줄 어른을 필요로해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이 책을 집은 이후로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심심해하는 제 눈에 때마침 이 책이 시야야 잡혀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땐 공감을 갈망하는 한 명의 학생이었고, 이젠 이들을 이해하려는 한 명의 어른으로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2.
청소년 시절에 전적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이를 만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견뎌온 친구들이 있습니다만, 때때로 동갑내기 친구들에겐 말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부모에겐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은 그런 비밀이 청소년시기엔 분명히 하나 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어야 할 선생님은 입시를 위한 컨설턴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왕성한 모습을 보여 학생들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자 고독의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주체이니……. 나 원 참.

3.
일본잡지 <다빈치> 인터뷰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학생들 모두 공통적으로 `괜찮다`는 말을 미즈타니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는 점입니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해 미즈타니 선생은 `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을 전함으로서 결코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며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눈부신 양지에서 살아가는 어른들의 경멸하는 눈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음지에 숨어 지내는 이들에게 있어 모든 실수를 과정의 일부로 여기며 `괜찮다`는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주는 미즈타니 선생님은 그들에게 있어 어두운 거리 속 한 줄기 찬란한 희망처럼 느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4.
미즈타니 선생님을 보고 있자니 `열정`이라는 건 `가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수십 배는 어렵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다르게 말하면 ‘변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나 할까요.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꿈과 열정을 가지고 그 세계에 첫 발을 내딛지만 대부분은 크게 실망하곤 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세상과는 판이한 모습을 직시하기 때문이죠. 유독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로부터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교편을 잡았지만 정작 현실은 학생들에게 휘말리고, 학부모 비위나 맞추는 직업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절망하고, 열정의 불씨는 저차 그 모습이 희미해지게 됩니다. 미즈타니 선생님 역시 비슷한 고민을 수없이 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 내에서 매 순간 마음을 다 잡으며 나름의 뜻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손을 뻗는 그의 모습은 충분 본받을만한 인물이라 여겨집니다.

5.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는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이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이 책은 그가 지금까지 만나온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그 끝이 반드시 행복한 결말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우연한 만남 속에서 미즈타니 선생과 학생은 끊임없이 소통을 주고받지만 그 끝엔 행복하게 결혼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자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는 걸 독자들에게 말하며 자신의 실수를 되뇌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면 반드시 구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저자이지만 그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평생 원망을 받은 적도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눈물로 사죄하고 다시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우리랑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우리 역시 아이들을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6.
물론 그의 열정은 쉬이 따라갈 수 없겠지만 말이죠. 한 아이를 야쿠자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줘버리는 어른이나 교사가 세상에 몇이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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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형제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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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0대가 되도록 나란히 사이좋게 `모태솔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마미야 형제. 서로가 보기엔 가히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성실하고 착한(?) 형제지만, 어째서인지 외부로부터… 다시 말해 여성들로부턴 쉽사리 마음을 얻지 못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에쿠니 가오리가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한국 아침드라마마냥 불륜만 열심히 다루던(물론 한국 드라마에 비할 바 안 되지만) 에쿠니 가오리가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소재삼은 건 반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 두형제와 제 주변 모태솔로 친구의 차이가 무엇일지 궁금해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죠.

2.
한평생 외부로부터 차별받고 따돌림 당하더라도 형제가 언제나 서로를 곁에서 지탱해준 덕에 그들은 옳고 정직한 청년으로 자랄 수 있었는데, 비록 여자와 연이 없는 인생이라 할지라도 그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힘이 되어주는 마미야 형제가 조금은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나이차가 큰 누나 한명밖에 없는 저로선 이렇듯 형제자매가 작은 일상을 공유하는 것 외에도 머리를 맞대며 이성에 대한 고찰하는 모습 등을 항상 부럽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언제까지고 남자 둘이 근무시간 외엔 집에 틀어박혀 낮잠을 자고, 퍼즐게임이나 비디오를 보는 건 약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3.
본문 중에서 마미야 형제가 `쿠즈하라 요리코`와 `혼마 나오미`를 초대하여 카레파티를 여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미에 동생(테츠노부)로부터 초대받은 쿠즈하라 요리코가 내심 형(아키노부)쪽을 기대하며 방문하지만, 얼굴을 내미는 아키노부를 보고 `최악이네`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독자시점으로 훔쳐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소 음침해보이는 인상이라 할지라도 속은 성실하고 착한 마미야 형제임에도 외적인 부분에 다소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거부당하며 살아야한다는 게 말이죠. 그나저나 제 친구들은 어떤점이 문제인건지...이 책을 읽으며 직접 비교하라고 해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4.
표면적으로 <마미야 형제>는 형제와 두 여인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었지만, 때때로 아키노부와 테츠노부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추억에 대한 회상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들 자신에 대한이야기 외에도 부모님, 고향, 거리에 대한 변화를 과거와 비교하며 현재를 상기하는 그들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작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들이 살았던 시대에만 하더라도 이렇듯 변화가 뚜렷한데, 오늘날 정보화시대를 바라보는 마미야 형제의 감상은 어떨까요. 쓸쓸해할지, 아니면 즐길 거리가 늘었다며 유쾌해할지 저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확실한 건 제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 맞은편에 정체모를 큰 건물이 들어서는 건 반갑지 않습니다.

5.
얼핏 두 형제가 오타쿠 아닌가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그들의 평소 행실을 바라본다면 오히려 오늘날 살아가는 그 어떤 사람보다 착실한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매년 두 형제는 혹 어머님이 외로우실까 크고 작은 부분에서 틈틈이 배려를 보였고, 자신들의 일상을 충분 만끽하며 사랑했고, 주어진 일이 대단치 않더라도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문 곳곳에서 어렵징낳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 외에도 인간관계에 있어 되도록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두 형제의 모습은 본래 성격이 그런 건지, 차별과 따돌림을 면하기 위해 문제 될 일을 삼가던 중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한 사실은 사회에서 이들보다 해한 인물이 많다는 점입니다.

6.
본문 중에서 ‘오오가키 겐타’가 그의 부인과 관계가 틀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키노부는 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굉장히 이성적인 결론을 내리지만(˝저렇게 좋은 부인을 두고 왜 바람을 피우지? 나는 절대로 바람 같은 건 안 피울 거야˝)그가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본 사람이라서 일까요? 그런 그의 다짐에서 어떠한 각오나 의지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뭐든지 늦바람이 무서운데, 과연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싸우며 결핍의 과정을 겪었을 때에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더군요.

7.
이처럼 두 형제의 마음씨가 좋다는 데에는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둘이 이성 관계에 있어 순수할 수 있었던 건 타의적인 영향이 다분히 컸으므로 이후 이들에게 혹 하나 둘 이성과 관계가 발생할 때에도 지금의 순수성을 주체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8.
아키노부가 한탄하듯, 마미야 형제는 최종적으로 다른 이들에겐 사랑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지만 정작 그들에겐 아무런 연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사랑하는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한 해를 또 받아들이며 지나치다 싶은 평온한 일상을 다시 만끽하겠지요. 분명 그들이 사랑하는 모습은 쉬이 그려지지 않지만, 한 해 동안 많은 경험을 겪은 형제이므로 이젠 더 나은 한 발을 내딛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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