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의 저자는 출판기획 전문가이자,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부의 품격>을 집필한 작가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저자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데 과연 지적이고 싶다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이야기 하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을 제대로 주고 받는 교육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육과 문화는 침묵의 미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속담에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이 있다. 침묵의 미덕을 중시하는 사상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제대로 잘 알지 못하면 쉽게 입을 열지 않으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와 반대로 '유대인의 도서관은 시끄럽다'라는 말이 있다. 유대인들은 어렸을때부터 자신들이 습득한 지식에 대해서 갑론을박 토론하는 것을 즐긴다. 어떤 주제를 놓고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기 생각을 상대에게 주장하기도 하고, 상대의 논리에 설득당하며 최선의 결론을 끌어낸다. 이 과정을 통해 그 간의 지식 습득으로 갖게 된 생각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사실과 관점들을 바라보게 되고, 생각의 지경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철학자 에피크로스가 추구하는 궁극적 행복은 '이타락시아'라는 하나의 단어로 이야기된다. 이타락시아는 평정심의 행복 상태를 말한다. 지속적이고 정신적이고 정적인 행복,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위해 계속 시도하기 보다는 내가 현재 가진 것에,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어둠이 있기에 빛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용기가 필요한 건 인생에서 어려운 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책이 있다. 지금 우리가 아픔을 겪고 있다면 다가올 행복을 예견해도 좋다. 그러니 절대 비관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보자.


책 쓰기가 힘든 이유는 글쓰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줄 한 줄 글을 써나가는 과정에서 나 자신과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독서하면서 먼저 잘 몰랐던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마치 철학자가 된 것처럼 사랑, 인생, 관계, 일, 돈, 성공, 행복, 진리, 가치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내가 살아온 삶을 확장시킨다.

그런데 글을 쓰는 것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이제 내가 알아오던 것과 경험한 것을 모두 문장으로 쏟아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그저 막연히 알고 있던 것들, 한 번도 제대로 명확하게 정의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내 생각을 정리해야 하기에 내가 진짜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지 들여댜봐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생각보다 나 자신과 만나는 일이 적기 때문에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건 쉽지 않다. 상처투성이인 나의 면면을 발견할 때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책 쓰기는 가장 진실하면서도 어려운 자기계발이다. 글을 쓰면서 자기만의 우울감, 상처, 고통과 수없이 맞부딪히며 우리는 나를 알게 되고, 삶을 배우게 된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변화된 점은 사람들과의 대화라고 한다. 그동안 '줏대'라고 우기며 상대를 저울질하던 습관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자신의 옳음이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거나 상처가 되거나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같은 코드를 가진 사람들과 좀 더 통하고 편안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코드를 가진 사람, 조금은 불편한 사람들과도 우리는 어울리며 소통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어떤 면에서는 매우 나약하고 작은 존재이지만, 무궁무진하게 성장하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크고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다. 다만, 다른 사람의 옮음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폭넓게 바라볼 때 인간은 그 위대함을 실현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생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여러 편의 시를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신경림이 "나무"라는 시가 인상깊었다.


<나무>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 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은 철학 전문서는 아니지만 철학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철학의 이론들은 우리 삼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속에 그 이론들이 실천되었을때 철학은 더 가치가 있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철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자신의 경험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자신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말하고 있다. 출판기획 전문가로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철학을 알게됨으로써 자신의 가치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각자 개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지적이고 싶다'의 의미는 쉽게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문제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감정을 앞세워 섣부르게 행동하기 보다는 표면에 감춰진 문제의 본질을 먼저 파악하고, 문제와 관계 앞에서 나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고, 상대방을 생각을 입장바꿔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 사람마다 배울점이 있다. 하물며 동물과 식물에게서도 배울점이 있다. 내가 영향력을 끼치는 관계든 영향력을 받는 관계든 중요하지 않다. 권력관계는 그 상황에 따라 달리 생겨나는 것이지 영원하게 고착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를 만나는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사람을 대하면 오히려 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아무리 채우려 해도 만족할 수 없는 물질적 욕망을 쫒기 보다는 정신적 욕망을 채우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허영심에 가득찬 지식을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읽고 배워야 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인생에 관한 철학에 대해 사색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해당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