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4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민지현 옮김 / 올리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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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군주론>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나 젊은 나이에 공직생활을 시작한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당시 세력가인 메치디 가문에 대항하려는 음모에 연루되어 고문을 당한 뒤 투옥당했다가 석방된 후 피렌체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칩거하며 집필한 책을 완역한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하고, 저녁에 되면 집으로 돌아와 작업복을 벗고 궁정에서 입던 의관을 갖춰 입은 후 고대사 연구를 통해 얻은 위대한 인물들의 업적을 공부하고 오랜 시간 깊이 성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주론>은 원래 헌정하려고 했던 대인 로렌초의 손자인 로렌초 디 피에로 메디치에게 헌정되었다.

풍경을 그리려면 평원에 낮게 서서 산과 높은 지형의 생김세를 관망해야 하며, 평원을 관망하기 위해서는 높은 산에 올라야 하듯이, 백성의 본성을 이해하려면 군주가 되어야 하며, 군주 됨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성이 되어야 한다. 이에 마키아벨리는 군주에 이 책을 헌정함으로써 군주의 역량을 높이고 자국의 안정화를 위해 철저히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군주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군주론에서 군주는 전쟁과 군사 제도, 군사 훈련 등에 능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군주가 군사 제도에 소홀하면 통치권을 잃어버리고, 이것에 능통하면 나라를 얻는다.

군주는 전쟁에 임했을 때보다 평시에 신체를 단련하고,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을 공부하여 연구와 학습을 통해 더욱 군비에 힘써야 함을 강조한다.

 

<군주의 필요 악>

군주의 지위를 지키려면 악을 행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악을 활용할 줄도, 피할 줄도 알아야 한다. 군주는 국가를 지키거나 구하기 위해 저지른 악에 대해 비난받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매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미덕처럼 보이지만 파멸의 길로 이끄는 것이 있고, 악인 듯 보이지만 안정과 번영을 가져다 주는 것이 있다.

 

<군주의 너그러움과 인색함>

사람들로부터 너그럽다는 평판을 듣고 싶다면 거창하고 과시적으로 인심 쓰는 방법밖에 없다.

너그러움이라는 미덕은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남들이 알아주는 방식으로 베풀 수는 없는 것이므로군주는 인색하다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가의 인색함 덕분에 국익을 올려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국가를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그것이 너그러움보다 더 나은 덕으로 평가될 것이다.

 

<군주의 자비로움과 잔혹함>

군주는 모름지기 잔혹하기보다는 자비로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자비로움을 잘 못 행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군주는 신민의 화합과 충성심을 잃지 않는 한 잔혹하다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잔혹한 처사는 단 몇 번이면 족하므로, 지나치게 자비로움에 치중 하다가 혼란을 초래하여 살인과 약탈이 성행하게 하는 것보다는 결과적으로 훨씬 더 자비로운 통치이다혼란과 약탈은 전체 백성에게 고통을 주지만, 군주의 잔혹한 처사는 표적이 되는 상대방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군주가 신의를 지키는 일에 대하여>

군주가 신의를 지키며 교활하지 않고 정직하다면 그것은 마땅히 칭송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경험에 비추어 보면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들은 대부분 신의를 중시하지 않았다.

술수를 써서 사람을 기만하고, 결국엔 자신의 언약을 믿었던 상대를 넘어뜨리고 승리를 거둔다. 경쟁에 임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규칙에 근거하는 것이고, 하나는 힘에 근거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인간의 방식이고, 두 번째는 짐승의 방식이다. 군주는 인간의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므로 필요에 따라 인간과 짐승의 방식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군주는 좋은 성품들을 모두 지닐 필요는 없지만, 그것들을 지닌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비롭고 신의를 지키며 인간미와 신앙심을 지닌 사람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살되, 그렇게 처신하지 말아야 할 경우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필요에 따라 그 반대의 속성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아첨꾼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궁중 내에는 아첨꾼들이 가득차 있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자기 기만에 빠져 사는 면이 있으므로 아첨꾼들의 간교함에 넘어가기 쉽다.

군주가 아첨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면 진실을 말해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진실을 말할 수 있게 되면 군주에 대한 존경심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나라 안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을 선택하여 그들만이 군주에게 진실을 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군주는 항상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지만 다른 사람이 원할 때가 아니라 군주 자신이 원할 때여야 하며, 군주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조언하려는 행위는 통제하거나 금해야 한다.

 

<인간은 운명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가?>

운명은 험난한 강에 비유할 수 있다. 홍수가 나서 범람하면 평야를 적시고 나무와 건물을 쓰러뜨리며, 흙을 씻어내려 다른 곳에 옮겨놓기도 한다. 그 거친 폭력 앞에서는 만물이 불가항력이어서 달아나거나 무릎을 꿇는다. 자연의 속성이 이렇기는 하지만, 대비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좋을 때 둑과 제방을 쌓아서 또다시 물이 불어났을 때 운하로 흘러들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위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 않을 것이며, 위험하지도 않을 것이다. 운명도 마찬가지다.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운명이 그 위력을 자랑한다. 둑과 제방을 쌓아 그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일수록 거센 일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 책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성현들의 업적을 깊이 성찰하여 군주의 자질, 군사, 처세 등 군주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쓰여진 책이다.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 변화로 인해 억울하게 정치적 탄압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마키아벨리는 모든 것을 잃고 농장에 칩거하게 된다. 대역죄인취급을 받다가 간신히 풀려난 그는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었지만 무너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하나의 루틴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읽기와 쓰기다. 우리는 언제라도 갑작스럽게 불행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처럼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나가면 얼마든지 불행을 극복할 수 있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처럼 시대를 뛰어 넘는 엄청난 업적을 남길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키아벨리의 뛰어난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동양 철학에서는 군주의 덕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반면,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필요하다면 악을 활용할 줄도, 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군주는 자비로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지만 자비로움을 잘 못 행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군주가 지나치게 덕망있고 자비로움에 치중하면 자칫 살인과 약탈이 성행하는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혼란은 전체 백성에게 고통을 주지만 군주의 잔혹한 처사는 표적이 되는 일부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군주론>의 처세술은 리더십이 중요한 오늘날의 조직에서도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든 조직에서 통용되는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다. 조직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되어야 하는 상대적인 것이다. 자신의 조직의 성격, 조건, 상황부터 정확하게 판단하고 마키아벨리가 강조하고 있는 리더의 처세술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이 책을 읽는 가치를 더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본문 중에서 삶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인생의 행운아로 만들 기회이며, 기회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뛰어난 역량을 길러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는 마키아벨리가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내면서도 1517년 메디치 가문에 <군주론>을 헌정한 후 현재까지 수백년에 걸쳐 전세계인들에게 읽히는 이러한 위대한 작품을 집필함으로써 스스로 증명해 보인것 같이 느껴졌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완역한 것으로 당시 세계 정치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어 책 전부를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군주에게 필요한 처세술은 오늘날의 리더십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고, 마키아벨리의 뛰어난 통찰력이 엿보여 인상깊었다.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분들이 활용하면 좋을 책일 것 같다.


<해당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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