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임승훈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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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인 상상력과 시니컬한 유머, 영화 기생충을 생각나게 하는 이 시대의 희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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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러시아 역사 -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그러나 서양사에 가려진 러시아 역사의 시작부터 푸틴까지
에이브러햄 애셔 지음, 김하은.신상돈 옮김 / 아이비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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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거리는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나라가 있다.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중국과 일본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중국과 일본처럼 역사,경제,문화적인 교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내년 초에 소치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요즘에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모스크바에 사무소를 설치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러시아에 약간 관심을 갖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역사를 일독하면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피상적이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해서.

 

저자는 러시아가 유럽에 속하면서도 중ㆍ서유럽과는 다른 지리적ㆍ문화적 특성(슬라브주의)이 있다고 보았다. 서양에 있었던 16세기 종교개혁, 17세기 과학혁명, 18세기 계몽주의의 영향을 거의 받지 못했기에 낙후되었으면서도 나폴레옹, 히틀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사회ㆍ문화적 배경을 밝히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소련 해체, 공산주의 종식, 민주주의 도입 과정, 오늘날의 푸틴 시대를 소개하고 있다.

 

무한한 권력을 가진 유별난 황제들,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농노제, 추위 속의 치열한 전쟁들, 인민의 열악한 생활환경, 이것들을 극복하는 과정들이 다소 드라마틱한 것 같다. 본문에서 적시한 것처럼 “지배하기에는 나약하고 지배당하기에는 너무 강한’ 러시아여서 그랬을까.

 

이 책은 러시아 탄생부터 현재 푸틴 대통령에 이르는 세월을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해 놓았다. 전문역사서라기보다는 교양서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읽기는 쉬었다. 강렬했던 메시지는 ‘러시아인들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왔고 이겨냈다는 것.’ 그래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이러한 고난의 역사적 배경 때문에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차이콥스키와 같은 문호, 음악가들이 배출된 듯싶은데, 이에 대한 서술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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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문학 -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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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호기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의 목차를 보고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상의 인문학> 속에는 근현대를 아우르는 철학 사상들과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고 내가 상상한 이 책은 두꺼운 백과사전 만한 크기의 모든 근현대 지식을 총괄하는 개론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책은 각각의 저작을 충실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아니라, 그 책들을 토대로 저자인 장석주가 풀어주는 정신적 여행의 지침서였다. 물론 책의 내용을 벗어나는 부분은 없으나 책의 짧은 분량은 그 수많은 사상과 문학들을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더욱이 저자가 충실한 부분은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이 풀어내는 사유의 전달이다. 즉 이 책을 통해서 목차의 모든 저작들을 섭렵하리라고 마음 먹었던 나는 다소 아쉬움을 느꼈다.

  요컨대 이 책은 장석주의 사유, 그가 어떻게 책을 먹어치우고 어떻게 책을 읽었는지 증명해 보이는 증거물이다. 또한 각 책을 소개하는 지문들은 열 페이지 정도로 제한되어 있어서 주요 사상만이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소개된 책들을 이해하는 입문서 정도로 볼 수는 있어도 그 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아주 고급 독자가 행하는 독서법, 하나의 책을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다른 책과 텍스트를 엮어 더 큰 사유로 재창조해나가는 과정은 똑똑히 볼 수 있다.

  이 책의 중요한 점은, 장석주의 사유가 점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선처럼 흘러간다는 점이다. 그는 리좀의 완결된 체계와 귀납적 완결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시작이 없고 끝도 없고 파편화되어 있다. 어느 부분에서부터 읽어내려도 상관 없으며 원한다면 필요한 부분만 읽더라도 상관이 없다. 이 책은 개개의 사유로 분리되어 있지만 또한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이 책은 리좀의 체계, 노마드적인 독서법을 필요로 하는 책이다.

  <일상의 인문학>은 다소 어렵다. 그건 여기서 다루는 책들이 모두 아주 깊은 사유와 중요한 사상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최대한 짧은 지면에 그 핵심을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근현대에서 중요한 사상과 질문들이 무엇인지, 혹은 읽어야하는 책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해준다. 한동안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고민을 하던 내게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나서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책들이 수십 권으로 늘어나버렸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인용한 김연수의 글을 패러디하면서 글을 마친다.

  “책 속에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의 어떤 것이다. 어떤 점에서 그 둘은 같다. 온전하게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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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물리학 - 과학은 인간의 일상과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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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위한 상상, 상상을 넘어선 예상을 이뤄주는 미치오 가쿠의 신작 <미래의 물리학>을 읽었다.

 


   미치오 가쿠는 1947년 1월 24일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랐으며, 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교 대학원 박사를 취득학 석학이다. 그는 현재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로써 활동하고 있다.


   미치오 가쿠의 저작들의 특징은 SF소설들의 낙천적인 미래관을 실현 가능한 것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공상 과학이라고 불렀던 분야들이 얼마나 실제성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기술들이 무엇인지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서 알려준다는 것은 그가 작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책 <미래의 물리학>은 일반 독자들이 간명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놓았다. 각 챕터는 미래 과학에서 중요한 과학 분야들로 정돈되어 있으며, 챕터는 앞으로 한 세기 동안 일어날 변화를 20년 후, 50년 후, 100년 후로 곧 세 단계로 정리해놓았다. 시간이 없는 독자들은 그 내용을 보지 않고서 마지막 챕터만 보더라도 충분할 것이다. 친절하게도 미래를 살아가는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생생한 소설처럼 새로운 생활 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공상가들이나 SF소설 작가들이 꼭 던지고 싶었던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답변해준다는 점이다. 정말로 나노머신이 가능할까? 사람처럼 생각하는 로봇이 가능할까? 하는 질문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볼 필요가 있다. 미치오 가쿠는 세계 석학들의 성취와 앞으로 행해질 실험들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앞으로 몇 년 안에 실현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미치오 가쿠가 제시하는 미래는 너무나도 낙천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책에 나타난 대로 과학이 발달한 사회는 이전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치오 가쿠는 한 편으로는 과학이 가진 '양날의 칼'의 측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뛰어난 의학 기술은 사람을 죽이는 생화학 무기가 될 수 있고, 로봇에 의해서 인간이 지배당하는 미래도 올 수 있다.

 

  그러나 서문에서 미치오 가쿠는 인간이 인간성을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는 10만 년 전의 인간과 현재의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유령도시' 대신 서로 얼굴을 보고 살아가는 삶을 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낙관론은 이러한 인간성에 대한 신뢰로부터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과학이 만들어 낼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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