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류큐의 정치 (천줄읽기) - 발췌 지만지 고전선집 568
이하 후유 지음, 윤명옥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고류큐의 정치


이하후유


나는 류큐 국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지 자세하게 아는 바는 없다.

단지 오키나와 일대지역이 일본에서는 아이누인, 조선인과 함께 일본 내에서도 차별받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다.

나의 마이너 기질이 발동한 탓인지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한 단순 호기심에서인지 나는 고 류큐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고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류큐국은 근대 이전까지는 류큐국이라는 일본과는 다른 나라였고 근대에 들어와서는 아니 그 이전인가? 일본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배하에 있다가 해방이 된 역사가 있는 겉 같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점이 벗어나 있는 탓 인지 이 책에서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이하후유는 류큐국의 정치를 분석하면서 류큐민족의 독자적인 특징을 이야기하면서도 일본과 류큐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마지막에 일본이 변방(류큐를 포함한 조선 아이누 등)민족들을 어떻게 포용해야하는지 이야기하고 있으며, 류큐에 대해서는 일본 안에서 부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저자 이하후유가 류큐의 정치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제정일치사회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고대국가의 변화양상을 보면 제정일치의 사회에서 제정분리사회로 변하면서 나라의 정치 제도가 발전한다. 류큐국 역시 제정분리사회로 바뀌는 것과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바로 신궁(제사)과, 황거(정치)의 분리이다.


하지만 ‘가와카미 하지메’라는 인물은 이것이 제정이 분리 된 것이 아니라 제정일치의 형식을 유지하면서 더욱더 강력한 왕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하후유는 이 인물의 주장을 들어 류큐국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특징, 즉 제정일치의 사회에서의 정치적 구조를 설명한다.


류큐국은 사쓰마가 쳐들어오기 전까지도 제정일치의 사회를 이루고 있었으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왕국의 모습이었다. 또 신관이라는 종교행사를 담당하는 자가 굉장히 깊숙히 정치에 관여하고 있었으며, 또 종교관례를 담당하는 주체가 여성이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이라고 술하고 있다.


또 일본과 류큐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일본의 고신도의 모습을 류큐의 종교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 얄팍한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나는 애초부터 일본의 고신도가, 류큐과 일본 두 나라의 고유한 종교형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도의 초창기 모습은 어느 나라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무속신앙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특히 동양권에서는 아니 서양에서도 세상의 만물을 신으로 삼고 제사지내는 것은 어디에서나 있어 왔다. 또한 조상신을 모시는 것 또한 한중일에서도 관찰 할 수 있다. 앞서 들었던 무속신앙의 모습 이외에 신도 고유의 다른 특징이 설명된다면, 이하후유의 주장은 내게 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이런 식으로 일본과 오키나와 지역과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가 살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과 큰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이하후유가 살아있을 당시는 일본이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고, 다이쇼시대를 거쳐 쇼와시대까지 들어선, 대내외적으로 격변의 시대라고 불릴 만 한 시대였다. 서양의 신식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서구열강의 반열에 들고자 주변 국가들을 통합하여 대 일본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던 것이다. 시대의 주류를 이루었던 사상, 가치관 역시 근대식 제국주의가 주류를 이루었을 테고 그러한 흐름 속에서 오키나와 학을 연구는 자연스럽게 내지인과 변방 민족들의 합일에 방향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오키나와 인들에게 과거 중국, 인도 등 선진국에 대한 신문물을 흡수하면서 발전해 왔던 일본사를 이야기하면서 류큐국 또한 발전된 제도를 흡수해야 도태되지 않는다며, 일본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야한다고 촉구한다. 일본 역시 중국과 주변국과의 단절의 역사를 반성하며,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며 발전 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의 일본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타민족 수용에 대한 문제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인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개운한 마무리는 아니겠지만 오키나와 정치 발전 자체에 초점을 두고 읽는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서적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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