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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선생’으로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좋은 인성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물려줄 수 있는 것인가? 소크라테스는 묻는다.
‘길 잃은 소처럼 뿔뿔이 흩어져 덕을 찾아야 하는가?’
교육의 한계를 고민하는 것이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 역시 교육을 고민한다. 시몬 베유(1909∼1943)를 읽으며 ‘가르친다는 것의 문제’를 찾았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시몬 베유는 프랑스 최고 명문인 고등사범학교에서 공부했지만, 우리가 아는 ‘공부’ 대부분은 소용이 없다고 했다. 사람들이 공부를 잘못 이해하는 까닭이다. 베유는 진정한 공부는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봤다. 여기서 ‘관심’은 프랑스어 ‘아땅시옹attention’을 말한다. 이 단어 어원인 라틴어 ‘아텐데레attendere’는 ‘~을/를 향해’를 뜻하는 ‘ad’와 ‘쭉 뻗다’를 뜻하는 ‘tendere’의 합성어다. 관심이란 대상을 향해 쭉 뻗어 나가는 것이다. 베유 말로는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된’ 사람이다.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이웃을 돕는 게 아니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사랑이다. 불행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의심 없이 편견 없이 받아들여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돈도 아니고 도움도 아니고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남에게 순수하게 관심을 주기는 어렵다. 관심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가 ‘공부’다.
베유는 이마를 찡그리고 생각을 모으는 것은 관심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건 ‘집중’이다. 근육을 수축하는 것이다. 집중은 몸으로 힘쓰고 고통스러운 일을 견디는 데는 좋다. 시험공부를 하는 데 좋을 것이다. 관심과는 무관하다.
관심은 기쁨에 차 있고, 달콤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 몸이 피곤하지도 않다. 관심은 애쓰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끌리는 것이다. 공부는 억지 없이 기쁘게 해야 한다.
어려운 훈련이다.
공부해서 관심의 힘을 키우고, 남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곧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 이상의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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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발달생태학
URIE BRONFENBRENNER / 교육과학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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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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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정상은 없다 -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로이 리처드 그린커 지음, 정해영 옮김 / 메멘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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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질환은 임상병리 실험실 검사로 입증될 수 없고 탐조는 자신이 초자연적 악귀의 희생자임을 증명할 수 없지만, 우리는 모두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설명에 진실의 아우라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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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정신병원에서 청소와 서류 정리를 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내게 마련해 주셨을 때다. 어느 날 수척한 모습의 같은 반 여학생과 우연히 마주쳤다. 그 애는 환자였고, 내가 그 애를 본 것만으로 소동이 벌어졌다. 교장선생님, 그 애의 부모님, 우리 부모님과 할아버지, 그 애의 담당 의사, 내 아르바이트 선임 등 많은 사람한테 그 애가 입원했다는 걸 비밀로 하라는 경고를 하도 들어서 마치 내가 범죄자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 애가 자기 상태와 주변에서 일어난 소동을 동시에 상대하며 얼마나 불편했을지, 나로서는 그저 상상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나는 그때 우리 사회가 정신병을 얼마나 무섭고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는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첫째, 질병 자체와 둘째, 사회의 부정적 판단이 결합된 이중 질병이었다.

-알라딘 eBook <정상은 없다> (로이 리처드 그린커 지음, 정해영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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