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이유식 & 유아식 - 자존감을 높이는 즐거운 식사법
옥한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33개월 라임이의 엄마인 옥한나 작가가 아직 국내에 레시피가 부족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직접 개발한 아이주도 이유식, 유아식 레시피 400여 개를 담은 책이다. 옥한나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수석 졸업하였고 ALMA라고 하는 이탈리안 요리 교육기관의 Diploma di Cuoco Professionista di Cucina Italiana를 수료하였다. 2017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팔로워들과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14p-15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23p

이 책은 우선 이유식을 준비하는 맘들의 맘(마음)부터 살펴본다. 아이에게 모유 이외의 음식을 처음 먹여보는 엄마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차근차근히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에게 음식물을 주는 엄마 입장에서 가장 고민되는 문제 중 하나가 아이가 밥을 먹다 목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아이가 밥을 잘 먹고 영양결핍 없이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에서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언급하고 있어서 엄마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돕는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33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37p

또한 그간 옥한나 작가가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며 나누었던 질문과 답변을 모아서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을 준비하는 맘들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궁금증들을 풀어주고 있다. 책에서는 '외식을 할 때는 아이주도이유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숟가락, 포크, 젓가락' 등을 언제부터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처음 사용할 때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질문들에 답변하고 있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44p-45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56p-57p

또한 본격적으로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을 준비하기 전에 구비하고 있으면 좋을 도구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레시피를 따라 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령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어떤 레시피를 요리하려는데 어떤 도구가 있다면 더 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식이다. 저자 옥한나 작가의 음식 재료에 대한 지식으로 풍부한 설명들이 곁들여져 있어서 책에 나와있는 레시피를 따라 요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68p-69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94p-95p

첫 레시피는 아이가 손으로 쉽게 쥐고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다. 아이의 발달과정에 의거, 엄지와 검지만으로 음식을 쥘 수 있는 단계부터 음식을 입으로 끌어와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오이, 당근 등의 식재료를 십여 분 찌는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가 손에 쥔 음식을 물고 빨면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음식들이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126p-127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154p-155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175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201p

이 책에 나와있는 레시피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뿐 아니라, 토마토소스, 애플소스, 조림간장 등과 같이 한 번 만들어두면 여러 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소스 만드는 법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엄마들은 더 다양한 요리에 도전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한 끼 식사에 잘 사용할 수 있는 한 그릇 요리들도 소개하고 있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퓨전요리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376p-377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390p-391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에서는 다양한 국물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404p-405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406p-407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430p-431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에서는 또한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빵부터 쿠키까지 아이가 좋아할 수 있는 많은 요리들을 담고 있다.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520p




라임맘의 실패 없는 아이주도 이유식&유아식, 527p

이 책은 마지막으로 라임이 이야기와 다른 맘들의 수기로 마무리되고 있다. 무엇보다 400여 가지가 넘는 레시피가 상당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1부에서 이유식과 유아식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고 2부에서 나오는 요리들을 시도해보다가 마지막 3부에서 다른 맘들의 수기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총 54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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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 - 혼자인 내게 그림이 다가와 말했다
이소라 지음 / 봄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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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는 이화여대에서 불문학과를 전공하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프랑스 기메박물관을 주제로 논문을 썼던 이소라 작가가 14명의 화가의 작품을 대화형 형식으로 풀어 쓴 책이다. 책 제목 <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는 그림을 감상하던 이소라 작가에게 어느날 말을 걸어왔다는 것, 그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내면의 감상을 의미하고 다른 한 편으로 그림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저자인 이소라 작가가 이 책의 독자들에게 해설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그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상에 일상적으로 독자가 가질 수 있는 고민거리를 엮어서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흔하게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고민, "살만 빼면 예쁠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왜 그렇게 예민하냐"는 핀잔을 들었을 때 등의 신경 쓰일 수 있는 말들과 그런 고민과 관련될 수 있는 화가들을 이야기를 통해 엮어서 설명하고 있다.

첫 작품은 1822년부터 1899년까지 살았던 화가 로자 보뇌르의 <말 시장>이라는 그림이다. 말 시장은 말을 사고 팔았던 시장을 그린 작품인데, 이 책은 단순히 그림에 그려진 말들의 역동성과 말들을 끄는 남자들의 팔뚝을 강조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림에서 나타나는 특징보다 여류 화가로서 한 시대를 살아갔던 로자 보뇌르가 생전에 가졌을 법한 고민들을 '살만 빼면 예쁠 것 같다'는 핀잔과 관련지어서 그림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14명의 화가들의 작품들을 해설하고 있으며, 작가들과 관련지어서 해설하는 특징 때문에 더 쉽게 작가들을 구별해서 기억할 수 있다. 또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에 대한 이 책의 공감대를 읽노라면 여름철 빗줄기처럼 은은하게 심리적 위로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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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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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은 역사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인 백승종 저자가 조선사에서 『중용』이 끼친 영향을 주목하며 쓴 책이다. 백승종 저자는 독일 튀빙겐 대학교 문화학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동대학 한국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독일 보훔 대학교 한국학과장 대리,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장을 역임했으며 독일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 프랑스 국립 고등사회과학원, 경희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코리아텍 대우교수로 있다.

흔히 조선시대 성리학자라고 하면 현실 감각 없이 형이상학적인 토론만 몰두한 무능력한 관리로 생각하기 쉽다. 본인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성리학자들이 그렇게 연구하던 『중용』이라는 책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렇게 쉽게 치부해버리는 것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중용』이라는 책은 엄청 대단한 책이었으며 그렇게 오랜 시간 연구할 가치가 있는 책이었던 것이다.


성리학자들이 단순히 현실 상황을 못 보고 책 속에만 파묻혀서 탁상공론만 했다는 것은 틀렸다. 성리학은 학문 연구 이전에 이상적인 통치 제도를 만들기 위한 연구였으며 왕권을 제대로 세우기 위한 불굴의 노력이었다. 세대에서 세대를 거쳐 그러한 과업은 조선사에 걸쳐 끊임없이 이루어졌으며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다. 또한 조선은 중국을 빼놓고 이해할 수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중국에서 통하는 중국의 이념과 사상을 등한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선비들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사상을 연구했던 것이다.

임금들 중에서도 세조와 성종을 비롯해 <중용>을 애호한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영조와 정조는 당대 최고의 석학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아래에서는 15세기에 초점을 맞춰 <중용>을 사랑한 왕과 선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중용, 조선을 바꾼 단 한 권의 책, 27p

『중용』은 그중에서도 형이상학적인 표현과 의미, 그리고 정치, 수신 등 다루고 있는 개념의 범주 때문에 오랜 시간 선비들에 의해 읽혔고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시점에서도 현실 문제를 풀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져서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중용』에서 담고 있는 유교만의 덕목은 다른 사상에 대한 배척이었으며 이상적인 군주상인 군사(君師)를 만들어내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었다. 성리학자들의 그런 노력의 중심에는 언제나 『중용』이 있었다.

조선이 정립되고 얼마 안 있어서 왕권에 위협이 왔다. 기존에 정권에서 한자리를 잡고 있던 훈구파의 세력이 너무 강해서 왕권이 흔들린 것이다. 그래서 왕에게는 항상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줄 세력이 필요했으며 지방에서 유교 경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던 '신진사류'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조선사에서는 유교 경전으로 정계에 진출하는 신진사류들이 많아지게 된다.

1510년대의 훈구파라면 중종반정으로 권세를 쥔 사람들이다. 박원종, 유자광, 성희안 등으로 대표되는 정국공신 및 그 추종세력을 가리킨다. 반면에 '기묘당'은 조광조와 김식을 비롯한 신진사류다. 기묘년, 즉 1519년(중종 14)에 숙청된 한 무리의 선비들이라서 후대의 역사 기록에서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대체로 김굉필, 김일손, 김종직의 학통을 이어받은 선비들이었다. 그들은 성종대부터 점차 조정에 진출하여 성리학적 이상정치를 추구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인 공신집단과 갈등을 빚었다.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59p

특히 성종은 신하들과 토론하는 것을 즐겼다. 성종은 학문을 사랑했고 신하들을 격려하며 그들의 학덕을 배우려 애썼다. 자연히 조정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그러나 성종의 아들 연산군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연산군은 경연을 싫어해 속생각을 단 한 마디도 드러내지 않았다. 연산군은 대간의 노골적인 비판과 뼈아픈 조언을 회피하다 못해 증오했다. 그는 기득권층의 이익을 보장해주며 무사안일을 추구했다.

그전부터 신진사류들은 『중용』을 읽었다. 왕은 신하들과의 스터디 모임인 경연에서 『중용』에 대한 깨우침을 논했고 지방에서 칩거 중인 신진사류들은 주자가 자사(子思)의 『중용』을 해석하며 새로 쓴 책인 『중용장구집주』를 읽었다. 『중용』은 유교적 덕목을 따르는 선비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정신 소양을 가르치고 있었으며 왕과 선비가 국가를 운영하는 방법을 따지는 책이었다. 『중용』에 대한 이해는 곧 조정 진출을 의미하게 되었다.

『중용』을 비롯한 유교 경전들은 신진사류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훈구세력 또한 제왕의 통치가 성공하려면 『중용』과 『대학』의 가르침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적으로는 신진사류나 훈구세력이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유교 경전에 따라 현실을 뒤엎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신진사류와 어느 정도 정치적 기반을 가지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했던 훈구세력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다시 묻노니 중용이란 무엇인가. 11세기 북송의 성리학자 정이의 설명이 가장 그럴 법하다. "치우치지 않는 것이 중이요, 바뀌지 않는 것이 용이다." 안으로도 밖으로도 쏠리지 않으면서 상황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함없는 진리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중용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참 진리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76p

지레짐작과는 달리 중용을 추구했던 시절의 역사는 역동적이었다. 한 쪽으로 심하게 쏠리기도 했다. 일견 고요해 보이는 중용은 이념투쟁의 형이상학적 도구였다. 중용이 가장 각광을 받았던 송나라 때, 세상은 아직 불교와 도교의 영향 아래 있었다. 두 종교는 심오한 형이상학적 이론을 갖추고 있어, 지식인들을 사로잡았다. 도교의 고원한 이상은 무위자연이란 글귀에도 잘 나타나 있었다. 불교는 명상과 심오한 철학을 통해 청정과 무욕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그들에 맞서려면 유학자들도 자신들의 세계관 또는 우주론을 고상하고 체계적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도 그들에게는 먼 과거에 자사가 편찬한 『중용』이 있었다. 송나라의 성리학자들은 이 책을 통해 사상전을 치렀다. 남송시대, 12세기 초부터 중국의 성리학자들은 불교와 도교를 맹렬히 공격했다. 하늘을 근본으로 삼는다든가, 마음을 근본으로 한다고 주장하면서 성리학자들은 상대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었다. 주희가 『중용장구집주』의 편찬을 마쳤을 무렵에는 이미 하나의 방대한 사상체계가 형성되었다.

『중용』이 한국에 수용된 것은 14세기 말이다. 15세기부터는 선비들의 필수 서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 책은 조선 사회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중요한 처방전을 제공하며 세상을 변화시켰다. 16세기 말부터 또 다른 역사적 상황이 연출되었다. 불과 반세기도 지나기 전에 외적의 침입이 잇달았다. 국가는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선비들은 국가를 이끌 새로운 이념을 구상했다. 그들은 정치 문화적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격렬한 이념전쟁을 벌였다. 그 전쟁의 한복판에 중용이 있었다.

18세기의 조선 사회는 어느 시기보다도 문화활동이 활발했다. 많은 선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했다. 권력을 둘러싼 지배층의 내부 갈등은 여전히 심했으나, 군자를 지향하는 선비들이 넘쳐났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영조와 정조는 군사(君師)를 자임했다. 이제는 국왕도 선비를 대표하는 최고의 학자라야만 국정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변화가 요구될 때마다, 조선 사회는 『중용』의 어느 한 구절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했다.

문제는 1644년(인조 22)에 시작되었다. 약관 28세의 윤휴가 중용설을 저술했는데, 주희의 중용장구집주를 독자적인 관점에서 변형한 것이었다. 그는 장과 절의 순서를 바꾸었고, 주희가 채택한 주석도 자신의 견해에 따라 바꾸거나 빼버렸다. 송시열은 경악했다. 주희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중용장구집주는 성리학적 가치관의 상징이었다.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100p

책에서는 '조선시대, 성리학'하면 빼놓을 수 없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치권력 다툼을 다룬다. 송시열과 윤휴가 나온다. 송시열은 윤휴보다 10살 정도 많았지만 윤휴의 뛰어난 인품과 학식에 매료되었다. 서른 살의 송시열이 속리산에서 윤휴를 만났다. 당시 젊은 선비였던 송시열은 마찬가지로 윤휴라는 뛰어난 인물이 있음을 소문으로 듣게 된 것이었다. 송시열은 공부가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고 있었는데, 윤휴를 만나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학문을 토론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휴가 28세가 되던 해에 성리학자들에게서 성서처럼 받들어지던 주희의 『중용장구집주』를 새롭게 변형시키게 되고, 송시열은 그것에서 충격을 받는다. 송시열은 거듭 비판하였지만 윤휴는 말을 듣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두 사람은 색깔이 너무 달랐다. 가령 청나라 북벌 문제도 그랬다. 윤휴를 비롯한 남인들은 청나라로 쳐들어가서 선왕의 복수를 단행하자고 주장했다. 이른바 효종의 북벌론이다. 그러나 송시열의 서인들은 현실론으로 맞섰다.

『중용』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불화는, 끝내 상대방의 목숨을 빼앗기에 이르렀다. 송시열은 윤휴를 사문난적(질서를 어지럽히는 주동자)로 몰아 사약을 내렸다. 하지만 남인의 복수로 송시열도 윤휴가 제거된 지 9년 만에 사약을 마시고 세상을 떠났다. 책에서는 두 사람의 일화뿐 아니라 윤선거, 윤증, 박세당 등 당대의 학자들에 대해서도 중용과 관련하여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고등학교 국사에서 나오지 않는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고뇌, 중용에 대한 학문적 탐구 등을 읽을 수 있다.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항상 책을 연구하였다는 교과서적인 서술에서 말하는 그 '책'이 『중용』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독자들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신세계로 초대받아 자연을 바라보는 성리학적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조선시대 정치권의 투쟁 이야기도 흥미롭다. 총 29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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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왜 우주에서 미래를 찾는가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 한정훈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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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타이탄>은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겸 작가인 크리스챤 데이븐포트가 1969년 7월 20일, 인류 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11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닐 암스트롱 이후 지지부진했던 항공우주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사기업 최초로 항공우주 산업에 도전하기 시작한 현 산업계의 두 거장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은 원제 <The Space Barons>로 항공우주 산업 계의 거물들을 Barons, 즉 백작으로 칭하며 그들의 높은 이상에서 출발한 항공우주 산업 진출기를 표현하였으나 한국판으로 넘어오면서 <타이탄>, 즉 일론 머스크가 항공우주 산업에서 제시한 비전, '화성 식민지화'를 의미하는 토성의 인간이 거주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위성의 이름을 따왔다. 그만큼 무한대로 수렴하는 항공 우주 산업의 목표를 이루겠다는 이상을 표현한 제목으로 바뀌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큰 성공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제프 베조스'와 신문기사 온라인 등록업체 'ZIP2' 등 사업의 연달은 성공으로 억만장자가 된 '일론 머스크'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것은 그 두 사람이 자신만의 자본을 투입하여 NASA와 거래하는 보잉이나 록히드마틴과 같은 항공우주 개발업체를 설립하였다는 것이다. 그 두 사람은 기존 NASA를 통한 폐쇄적인 정부 주도의 항공우주 개발을 비판하며 민간업체의 자유로운 경쟁을 요구하였다.

이제 헬리콥터는 곤경에 빠졌다. 조종사는 날뛰는 야생마에 올라탄 로데오 기수처럼 조종간을 움켜쥐고 통제권을 쥐기 위해 미친 듯 애썼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홀랜드는 충격에 대비해 고삐를 꽉 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헬리콥터는 아래로 추락했고 착지 자국 중 하나가 흙 둔덕을 할퀴며 무너뜨렸다. 헬기의 날개는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나면서 언제든 기내로 파고들 수 있는 칼날로 변했다.

타이탄, 1장 멍청하게 죽는 법, 25p-26p

이 책을 보면 아마존의 창립자로만 알고 있던 64년생 제프 베조스와 성공한 사업가로만 알고 있던 71년생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산업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재미있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할 때 제프 베조스는 만으로 5살이었고, 어렸을 때 봤던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이 인상 깊게 남아서 더 자라고 난 뒤에도 근저에 어떤 열정으로 각인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존으로 크게 성공한 이후, 자신의 재산의 상당한 부분을 투자하여 '블루 오리진'이라는 항공우주 민간기업을 설립하게 된다. 원래 미국에는 NASA와 보잉, 록히드 마틴이 깊은 정경유착으로 항공우주 산업을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NASA는 공기업의 특성상 많은 돈이 투자되었지만 그 만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제프 베조스가 블루 오리진을 설립한 시기인 21세기 초까지 약 35년간 별다른 발전을 이룩하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의 경우도 비슷하다. 어려서부터 항공우주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던 일론 머스크는 제프 베조스가 동일한 시기인 2002년에 '스페이스X'라는 항공우주 민간기업을 설립하고 우주 개발에 뛰어든다. 사업 초기에 보잉과 록히드 마틴이 ULA(United Launch Alliance)라는 단일 항공우주회사로 거듭나면서 독점적 시장을 돌파해야하는 막중한 어려움에 부딪혔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특유의 스타성과 남다른 포부를 과시하며 NASA의 사업 수주를 받는데 성공한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업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는 항공우주 산업에서 경쟁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데, 제프 베조스는 매스컴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면서 거북이처럼 천천히 일을 진행시킨점에 비해 일론 머스크는 폭발하는 우주선, 빠르게 뛰는 토끼처럼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켰다는 점이 이 책을 읽는 첫 번째 재미 포인트이다.

책에서는 1부 불가능, 2부 일말의 가능성, 3부 필연성으로 구성하여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항공우주 산업에 진출하는 민간 기업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가 어떻게 필연성을 일궈냈는지를 많은 일화들과 뉴스 자료를 토대로 기술하고 있다. 책을 마치며 '감사의 말'을 읽어보면 저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야기들을 수집했는지 알 수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의 일화가 교차되며 각 장을 장식하다가 끝없는 우주를 각자의 스타일대로 개발하고 있는 두 사람의 현재 모습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눈도 깜짝하지 않더군요. 모든 사람들이 강력히 경고했음에도 일론은 자신이 가장 고객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정부 기관을 상대로 고소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어요.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길 두려워하지 않았던 거죠. 워싱턴에 일한 20년 넘는 세월 동안 나는 일론보다 더 강한 신념과 확신을 가진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타이탄, 3장 트집쟁이, 91p

일론 머스크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특유의 빠르고 공격적인 사업방식과 완전해보이는 보잉과 록히드의 합작을 두고 비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록히드로부터 '트집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미 NASA와 보잉, 록히드는 우주 개발 초기부터 함께한 파트너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항공우주 산업을 시도하려는 스페이스X는 보잉과 록히드에만 사업을 수주하는 NASA를 상대로 소송까지 진행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가 보여준 투지는 남달랐다.

NASA가 민간 우주항공사인 키슬러 에어로스페이스(Kistler Aerospace)와 2억 2,700만 달러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하자, 일론 머스크는 사업 입찰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회사 스페이스X를 거론하며 NASA에 항의하게 된다. 키슬러 에어로스페이스는 아폴로 시대에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우주항공계의 전설 조지 뮬러가 대표였기 때문에 유착관계에 따라 스페이스X가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키슬러 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상태를 거론하면서 NASA의 수의계약이 키슬러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음을 주장하며 싸움을 의회로까지 가져갔다. 2004년 5월 상원위원회에서 우주 발사체의 미래와 민간 기업의 역살에 대해 의회가 승인한 수많은 우주탐사 예상이 낭비되었던 과거 기록들을 의원들에게 제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토로하였고, 마침내 NASA는 계약을 철회하고 스페이스X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로켓 구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술적으로 볼 때 분명히 베조스는 엉뚱한 나무를 오르는 사람과도 같았어요.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해주려 애썼죠. (중략) 베조스가 만들려는 엔진 구조 중 몇몇은 실현 불가능한 아이디어였습니다." - 일론 머스크

타이탄, 4장 완전히 다른 어딘가, 129p

제프 베조스는 우주 개발의 꿈을 가지고 일론 머스크와는 다르게 느리지만 끈기 있는 발걸음을 걷게 된다. 블루 오리진의 문장 아래 적혀 있듯 '한 걸음씩 담대하게'라는 뜻의 라틴어 'Gradatim ferociter'를 몸소 실천하며 사업을 발전시킨다. 회사 문장에 대표 동물인 거북이는 미 해병대 네이비실의 모토 '느림은 부드럽고 부드러움은 빠르다(Slow is smooth and smooth is fast."에서 따왔다.

제프 베조스는 일론 머스크가 보잉과 록히드 그리고 NASA의 유착 수주 방식의 틈바구니를 맹렬하게 공격하는 동안 느리고 점진적으로 사업을 준비해나갔다. 제프 베조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패하는 걸 기꺼이 즐겼다. 누군가 이미 시도해봤던 바보 같은 짓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제프 베조스는 엄청난 인내심의 소유자였고, 서부 텍사스 산 속에 위치한 시설에 1만 년에 한 바퀴 회전하는 시계를 설치하기도 했다.

제프 베조스의 가정사도 놀랍다. 제프 베조스의 외할아버지인 로런스 프레스턴 기스는 미국의 항공우주 산업이 러시아에 밀리는 상황에서 미 국방부에서 최고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일종의 엘리트 특수부대가 될 ARPA(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라는 조직과 미국 원자력위원회에서 일했던 엘리트였다. 제프 베조스의 할아버지는 53세인 나이의 이른 은퇴 후 목장에서 일하며 제프 베조스를 돌봤다.

제프 베조스조차도 평범한 가정 출신이 아니었다. 제프 베조스의 어머니이자 기스의 딸 재키는 17살에 제프를 낳으며 테드 요르겐센이란 제프 베조스의 친부와 결혼하였으나 곧 이혼하고, 쿠바 출신의 마이크라는 사람과 재혼하였다. 마이크는 베조스를 친아들로 받아들이고 베조스를 키웠다. 훗날 누군가가 제프 베조스에게 물었을 때, 그는 "생물적인 아버지에 대해 전혀 궁금하지 않았어요. 내 진짜 아버지는 저를 키워준 분입니다."라고 햇다.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적으로 로켓을 발사한다면 이는 엄청난 업적이 될 터였다. 과거 로켓 개발의 역사는 발사대 위에서의 폭발, 발사 직후의 폭발, 코스를 이탈한 뒤의 폭발,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격렬히 회전하며 불덩어리가 된 후의 폭발 등 발생 가능한 모든 실수에 의해 폭발한 로켓들로 점철되어 있다.

타이탄, 8장 네잎 클로버, 236p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초기의 많은 어려움을 딛고 금새 항공우주 산업계에 자리 매깁하는 회사로 성장한다. 스페이스X는 곧 4년 간의 개발 끝에 첫 발사체인 '팰컨 1호'의 발사 준비에 착수한다. 첫 시도에서 발사가 성공한다는 것은 항공우주 산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민간기업으로서 크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터였다. 발사에 앞서 머스크는 기자들에게 '발사 실패' 가능성도 있으며 한두 번의 발사 실패는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상 발사가 실패한다면 회사의 항공우주 개발 능력이 의심받으면서 사업을 중단해야할 위기가 될 수도 있었다.

팰컨 1호의 발사 준비가 완료되었다. 발사 전 10초 동안의 카운트다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엔진이 점화되고, 오멜렉의 발사대에서 로켓이 이륙했다. 그러나 엔진이 비행 시작 후 34초 만에 작동을 멈췄다. 그러더니 59초 만에 로켓은 해변 바로 앞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수년간 이 로켓을 자랑했고 많은 자금도 투자해왔던 머스크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마음이 아파왔다. 모든 희망이 로켓 파편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다.

워커, 위크스, 그리고 스페이스 X와 함께 일하는 다른 몇 명으로 구성된 DARPA의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후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06년 7월에 조사를 끝냈다. 조사위원회는 로켓 연료 펌프의 단일 너트가 고장 나면서 연료가 누출된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머스크가 염려했던 바대로, 염분 많은 공기 등 쉽게 부식을 일으키는 마셜 제도의 환경이 로켓 부품을 녹슬게 하여 사고를 유발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 460페이지에 달하는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정복기를 읽다보면 그 두 사람의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들이 헐리웃 영화 못지 않은 스펙타클함으로 점철된 길을 걸어온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이 보여주는 미지에 대한 탐구,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항공우주 사업을 확장시키는 것을 보면 색다른 자극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얼마 전 제프 베조스는 2억 5천달러를 내고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으며 그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겸 작가인 이 책의 저자 크리스챤 데이본포트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 책에는 짧게 나오지만 버진갤럭틱의 경영자 리처드 브랜슨과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동업자 폴 앨런 등 거물들과 인터뷰하였고 그 외 업계 사람들과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 등, 그리고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에 대한 책들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줄줄 읽어가기에는 일종의 SF 소설 책을 읽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총 50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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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 흔들림 없이 나답게 살아가는 법 11가지
무천강 지음, 하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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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지린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청년 학자이자 심리 전문가인 무천강 저자가 역대 하버드 출신 미국 대통령이나 하버드 총장, 교수진들의 인생과 행복에 대한 명언들을 인용하며 꾸민 글 묶음이다. 저자가 중국 사람이라 그런지 서술형식은 예전 중국식 사자성어 해설집과 비슷하다. 각 장마다 깨우침을 주는 주제가 있고 그에 따르는 소제목 6~7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가령 첫 장 이름은 "Myself_자신을 알면 성공이 보인다"이고 부가적으로 1) 자신을 알아야 성공이 보인다, 2) 자신의 구경꾼이 되어라, 3)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채워라, 4)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장을 넘기면서 소제목의 가르침을 따라가다보면 책 전체적인 맥락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하버드 출신 유명인사들의 조언과 함께 무천강 저자의 이야기식 서술을 통해 대략적인 라인이 잡힌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예시들은 사실이거나 유명한 소재들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해서 지어진 내용도 있는 듯 하다. 전형적인 중국식 인물론이다. 이 책은 독자를 가르치면서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할지 조심스럽게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옛날에, 혹은 어딘가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어떻게 했더니 어떤 결과가 나왔다. 그러므로 독자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식이다.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태어난 에릭은 어릴 때부터 눈의 망막에 희귀병을 앓았고 13살에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아버지는 에릭의 자신감을 찾아주기 위해 매년 여름 함께 하이킹을 떠났다. 그 뒤 에릭은 야외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됐고, 심지어 암벽타기와 등산 훈련까지 시작했다. 에릭은 자기 자신에게 "앞이 안보이는 건 별일이 아니야. 나는 반드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오르고 말 거야."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념으로 점점 더 높은 산에 오르면서 도전 의지를 다졌다.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1장 자신을 알면 성공이 보인다, 35p-36p

만약 독자가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시력이 상실된 사람이었다면 어떨 것 같은가? 당연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또한 시력을 상실한다는 건 크게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코네티컷 주의 에릭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등산을 시작하였다. 낮은 산부터 완등하기를 성공하면서 에릭은 자신감을 얻었고 점차 자신감 상실을 극복했다고 한다.

몇 년이 지난 후에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매킨리산에 오르는데 성공하였다.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에릭은 전세계 7대륙의 고산을 정복하기로 마음먹었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산, 남아메리카의 아콩카과산 등 2001년에는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그 때 7대륙 고산을 정복한 102명 중 유일한 시각장애인이었다고 한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말렸으나 에릭은 스스로를 믿고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책에서는 "자신감이 부족해지면 자신의 단점에 집착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과 타인의 장점을 비교하는데, 이런 행동이 자신의 기분을 망가뜨리고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것임을 모른다."고 적고 있다. 예를 들어 친구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저녁 11시에 잔다고 하자. 자신은 아침 9시에 일어나서 새벽2시에 잔다. 잠든 시간은 같지만 친구가 더 모범적인 생활리듬을 지키기에 그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여 자신이 게으르다고 스스로를 평가절하할 수 있다. 책에서는 사실 이는 단지 생활리듬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때부터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잃고 떠도는 생활을 시작했다. 갈 곳 없는 민족으로 전락해 에트루리아, 서고트 등 지구곳곳으로 흩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히틀러의 민족주의 정책으로 유대인들은 잔인하게 학살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민족성으로 완강하게 견뎌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사방으로 흩어졌던 유대민족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새로운 국가를 설립했다.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자신감은 절대 선물로 받을 수 없다, 45p

순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도 언제든 좌절과 실패를 맛볼 수 있다. 사람의 능력과 의지보다 장애물과 방해 요소가 클 때 실패하는데 그런 경험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좌절을 겪으면 그만큼 지혜가 생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혜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력을 높여준다. 자신의 인생이 불운하다고 생각한다면 한번 유대인의 역사를 살펴보자.

유대인은 원래 예루살렘에 터를 잡고 솔로몬의 지도로 찬란한 유대 문명을 가지고 있었던 민족이다. 이 풍요의 땅은 주변국의 부러움을 샀지만 한편으로는 유대인들에게 거대한 재앙을 안겨줬다. 예루살렘 부근은 지세가 완만해서 산맥과 같은 천연 방어시스템이 없었다. 취약한 국방력으로 주변국의 침략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어쩔 수 없이 유대인들은 노예가 되거나 다른 나라로 이주해야 했다. 심지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기도 했다.

그때부터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잃고 떠도는 생활을 시작했다.갈 곳 없는 민족으로 전락해 에트루리아, 서고트 등 지구곳곳으로 흩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히틀러의 민족주의 정책으로 유대인들은 잔인하게 학살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현재는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는 민족, 의지가 강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관철하는 투지가 강한 민족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벼락부자가 된 어느 인디언이 아주 비싼 리무진을 샀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봐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차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그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바라봤다. 말 두 마리가 이 멋진 리무진을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무진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인디언은 열쇠를 넣고 시동 거는 법을 몰랐다.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당신도 모르는 잠재력이 썩고 있다, 71p

리무진에는 100마력이 넘는 엔진이 실려있는데, 작동법을 몰라서 말 두마리로 리무진을 끌고다닌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일까? 작동법을 모르지만 어쨌든 리무진을 끌고 싶었던 인디언은 말 두마리로 리무진을 끌게 했다. 자신의 잠재력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자신에게 내재된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낭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말 두마리로 리무진을 끌고 다니는 것과 같다.

10년 전 일이다. 니콜은 전자제품 판매점의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어느 날 중년의 여성이 청소기를 사러 왔다. 니콜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며 다가가 제품을 안내했다. 손님이 까다롭게 이것저것 물었지만 모르는 것은 자료를 찾아가며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 여성은 가장 저렴한 청소기를 구매하고 배달까지 요청했다. 원래 소형 가전은 배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여성은 다른 매장은 그렇지 않다면서 막무가내로 배달을 요구했다.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라, 90p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주변에 한 사람쯤 남의 신경을 건드리고 일부러 화를 내게 만드는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다. 무시하며 참자니 화를 내게 만들고 화를 내자니 속이 좁은 사람으로 보일까봐 주변의 눈치가 보게 된다. 그럴 때는 똑똑하게 화를 내는 방법이 아주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굽히지 않으면서 왜 그래야 하는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니콜의 경우 고객에게 절차를 완벽하게 설명했지만 블랙 컨슈머였던 그 고객은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니콜이 화를 폭발할 할때까지 계속해서 생트집을 잡았다. 책의 줄거리에서 니콜은 결국 입 밖으로 화를 내는 말이 나올 뻔했지만 '바로 지금이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는 중이다.'라는 책 속의 한 문장이 떠올라 화를 접고 한 번더 고객에게 설명하는 태도를 키웠다고 한다. 그러자 마법처럼 그 블랙 컨슈머는 자신의 의견을 한치 양보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하버드대학의 어느 노교수가 학생과 숲을 걷고 있었다. 교수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눈앞에 있는 네 가지 식물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첫 번째 식물은 땅에서 갓 자라난 새싹이었고, 두 번째 식물은 우뚝 솟아난 묘목으로 비옥한 토양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세 번째 식물은 학생의 키만큼 자라난 잎이 무성한 나무였고, 네 번째 식물은 몸통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거목이었다.

나는 하버드에서 인생을 배웠다, 나쁜 습관을 과감히 버려라, 115p

5장에선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어느 노교수와 제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노교수는 제자에게 4가지 종류의 나무들(새싹, 묘목, 나무, 거목)을 보여주고 하나씩 뽑아보게 시킨다. 당연히 새싹은 금방 뽑았고, 묘목도 어렵지 않게 뽑았으며 기를 써서 나무로 다 자란 것을 뽑았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으로 거목은 뽑을 생각조차 못했다고 한다. 이 책은 현명하게 습관의 무서움을 나무에 빗대 표현하고 있다.

오랫동안 행해왔던 습관은 한 그루의 거목처럼 몸에 익어서 나중에는 스스로 고치려고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하버드대학 행동과학연구소는 하루에 사람이 하는 행동 5%가 습관이 아니고 나머지 95%가 습관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혹은 어떤 행동을 21일 동안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90일동안 반복하면 고정적인 습관이 왼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습관을 멀리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은 이와같이 교훈적인 내용 약 80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각 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저자의 지혜에 감탄하게 되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잘 모르던 블라인드 스팟을 체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다만 책 제목과 달리 하버드와의 연관성이 좀 떨어진다. 하버드의 어록을 가져왔지만 책 내용은 상당히 중국 특유의 처세술로 느껴지는 면이 있다. 아무튼 충분하게 도움이 되는 교훈적인 책이다. 총 27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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