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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튀는 시도가 길이 되기까지
3부는 B급 포스터 뒤에 숨은 구조를 보여준다. 저자는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다 모두에게 외면받는 홍보 대신, 일부에게라도 확실한 관심을 택했다. 방치된 채널은 흉가로 남는다며 과감히 정리하고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집중했다. 반년 만에 구독자는 두 배, 좋아요와 공유는 서른 배 넘게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파격보다 절차다. 그는 현황과 목표, 방향을 보고하고 관계자 모두와 맥락을 나눴다. 그것이 조직이기 때문이다.
처음 달리는 구간은 늘 무겁다. 그러나 마라톤처럼 어느 정도 버티면 흐름이 사람을 끌고 간다. 원조 충주맨이 놓은 길 위로 충주는 전국의 주목을 받았고, 그가 떠난 뒤에도 그 자리는 이어지고 있다. 개인의 재능이 아니라 조직의 자산으로 남기려 했던 저자의 뜻이 사람이 바뀐 뒤에도 살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홍보물에 대한 태도, 개념을 나름대로 정립하다 보니 형태나 도전에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었다. 스스로 흔들리지 않을 기준을 세월기 때문이다.(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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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공직사회를 향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공공기관 SNS는 왜 위트를 버리고 ‘관스러움‘을 고집하는가. 저자의 답은 리스크다. 담당자와 관리자의 감각은 다르고, 윗선은 위험을 피하려 한다. 밖에서는 적극행정을 말하지만, 앞선 기관의 시행착오를 나누는 지원은 드물다.
나는 실무자로도, 결재선 가까이에서도 일했다. 그래서 양쪽의 사정이 함께 보인다. 새로운 시도를 막는 것은 대개 악의가 아니라 책임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저자의 처방이 마음에 남는다. 부담을 덜어 주거나, 감수할 만한 동기를 주라는 것. 사람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는 고백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
과장님 얼굴을 포스터에 올린 이야기는 그 실험의 한 장면이다. 정책은 잊혀도 사람의 얼굴과 이야기는 감정에 닿는다. 홍보의 용기는 담당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조직이 함께 짊어질 때 비로소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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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붙잡고, 그 안을 채우다
˝콘텐츠는 설명이 아니라 관심으로 전달된다.˝ 2부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담당자가 된 지 두 달 만에 옥수수 포스터는 누적 조회 수 100만을 넘겼다. 비결은 정보가 아니라 패러디가 주는 낯섦이었다. 성공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며 구조가 되었고, 마침내 SNS 운영 조례로 이어졌다.
읽는 내내 현직 시절이 떠올랐다. 한때는 스마트폰조차 늦게 사겠다고 마음먹던 나였다. 모시던 분은 정책의 절반이 홍보라며 그 부서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우리도 홍보를 위해서라면 망가지기를 서슴지 않았다. 저자의 ‘프로 관종‘ 고백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던 이유다.
책을 덮고 충주시 유튜브를 구독했다. 저자가 연 길 위에 후임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잇고 있었다. 홍보는 시선을 붙잡는 일이면서, 붙잡은 시선 안에 남길 것을 채우는 일이다. 한 사람의 시작이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까닭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결국 홍보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일인 동시에, 붙잡은 시선 안에 정보를 채워넣는 일이다.(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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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정보가 아니라 흥미를 공유한다.˝ 1부에서 가장 오래 머문 문장이다.
저자는 개인 SNS도 없던 4년 차 공무원이었다. ‘총괄‘이라는 직함 뒤에는 제작부터 유통까지 혼자 떠맡는 원맨 체제가 있었다. 그는 공공기관 SNS 600곳을 살핀 끝에 흉내 내지 않기로 했다. 아류가 되느니 빈자리를 찾겠다는 선택이었다.
이제는 AI가 목소리를 입혀 발표까지 해준다. 도구는 해마다 진화한다. 그러나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묻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공무원은 원론만 되풀이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던 저자의 목표가 마음에 남는다. 홍보는 결국 정책과 사람을 잇는 일이다. 남은 세 부에서 그 연결의 방식을 따라가 보려 한다.

"사람들은 정보가 아니라 흥미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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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두 시간만 일할게요 ㅣ 자기만의 방
선인장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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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운동화를 샀다. 처음 신고 나간 날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 발끝에 머무는 것 같았다. 새 신은 뒤꿈치를 몇 번이나 까지게 했다. 남과 다른 것을 걸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든다.
작가는 프리터족으로 사는 동안 창피하기를 강요받았다고 쓴다. 그래도 색안경은 조금씩 옅어졌다. 수심 가득하던 대표들 뒤에는 떠나보낸 직원들에 대한 부채감과 가족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퇴사한 지 3년이 넘었다. 작가는 여전히 시나리오를 쓰고, 떨어지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라는 말을 붙들고, 지금은 저점이 아니라 전환점이라고 되뇐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 주문이 남의 말 같지 않다. 새 신이 발에 맞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까진 뒤꿈치가 아물 무렵이면 시선도 더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 사이를 견디는 일, 그것이 용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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