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 - 하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 지음, 이선혜 옮김 / 효리원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25시.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가공의 시간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묵인하며 구제의 시도가 무효가 되는 망상의 세계이다. 이러한 25시를 비르질 게오르규는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기계주의, 기술 만능주의의 부패 속에 허둥거리는 서구 사회의 비극을, 동서 양진영의 틈바구니에 낀 약소국의 비극을, 인간 존중의 실존주의를 바탕으로 그리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어떤 근거아래 말해져 왔으며 우리 사이에 깊은 믿음으로 전해져 온 것일까?? 생명이 있고 개인의 사고로 역사를 건설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요한 모리츠, 그는 하나의 역사였다. 그는 하나의 맥박이었다. 짓밟히고 서러운 삶으로 구박받긴 하였으나 그는 소탈한 성격으로 기계를 증오하고 인간을 사랑할 줄 알았으니까.

지금 요한 모리츠의 얼굴이 내 그림자 속에 떨고 있다. 잔뜩 겁을 먹고 움츠린 표정으로..그러나 그의 얼굴은 현대의 순박한 소시민의 인정의 얼굴, 사랑의 얼굴이다. 우리는 모리츠처럼 살아야 한다. 비록 기계주의에 젖어든 비정한 사람들에게는 어리석고 미련해 보일지라도, 우리들 가슴 깊숙한 곳에 배어 있는 자만심과 망각심을 버리고 모리츠의 순수하고 안식적인 영혼을 담아야 한다. 그것이 25시를 초극하는 길이며 제 3의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다. 책머리의 게오르규의 메세지가 생각난다. "당신들은 다만 당신들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가 잃어버린 '영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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