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수자타 매시 지음, 한지원 옮김 / 딜라일라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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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은 내게 어린시절 동산에서 뛰어 놀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밝으면서 포근한 느낌을 주는 단어 중 하나이다.

 

그리하여 어쩐지 푸릇 푸릇한 느낌이 있을 것 같은 단어의 언덕과

과부도 아닌 과부들.

 

제목이 주는 호기심에 읽게 된 책.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말라바르 : 인도 서남 해안 지방의 이름 / 네이버 지식백과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찬란하고 매혹적인 봄베이 미스터리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표지에서도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인도 소설이다.

 

591p 의 정말 두껍디 두꺼운 책.

 

법대 1학년 학생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 퍼빈 미스트리.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남자 동기들은 사무처 직원으로 사칭한 전화로

그녀에게 예정된 법대 수업이 휴강을 한다는 거짓 정보를 전달하고,

퍼빈은 어쩐지 미심쩍어 강의실을 갔다가 막 시험지가 배포되고 있을 때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친구들은 함께 문학 공부를 하자며 제안한다.

그 수업에는 여학생이 네명이나 있기에 남자애들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며

하지만 그녀는 쉽게 전공을 바꿀 수 없다.

 

퍼빈의 아버지 , 잠셰지 미스트리는 그녀의 딸 퍼빈 미스트리가 봄베이 최초 여성 사무 변호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는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듯 1916년 인도는 여성 변호사는 법정에 설 수 도 없었다. 사무 변호사가 되는 것만도 봄베이 최초의 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파격적인 행보이기도 했다.

 

1921년 퍼빈은 봄베이 최초 여성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사무실 앞 그녀를 몰래 훔쳐보며 기다리고 있던 낯선듯 낯설지 않은 남자를 발견하고

그녀는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파리드 집안에서 요청이 한 건 들어왔어요. 그 가족의 대리인인 무크리 씨가 동봉한 편지에 따르면, 파리드 씨의 세 과부가 자기 몫의 재산을 포기하고 가족 재단에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 한대요.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그리고 그녀는 법률 사무실로 도착한 편지 내용에 의문을 갖는다.

얼마전 죽은 파리드씨의 세 아내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려 하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

거기에 부인들 서명 중 두 개는 거의 똑같은 서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파리드씨의 변호사로 일했지만 한 번도 부인들과 예기를 나눠 본 적 없는 아버지, 잠셰지.

과부들은 철저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남자들과 말을 섞지 않는 것이 당연한 그 당시의 모습.

 

어쩐지 조선 시대를 생각나게도 하는 이 소설의 배경이

답답하기도 하고, 분노를 일으키게도 한다.

 

퍼빈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파리드 집안의 요청을 확인하기 위해

세 아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하기로 한다. 세 아내와의 대화를 위해.

그 요청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퍼빈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뒤로 물러났다. 만약 그녀가 투입구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죽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 죽음과 그로 인한 책임을 알게 돼버린 것이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파리드씨의 세 아내와의 대화를 위해 세아내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향했던 퍼빈,

그리고 자신의 가방을 놔두고 왔음을 깨닫고 다시 그 집으로 향한 퍼빈은

의문의 죽음을 보게 된다.

 

갑자기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도대체 왜, 누구로 부터 죽임을 당한 걸까?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책은 이 당시의 인도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봄베이 최초 여성 사무 변호사가 된 퍼빈의 이야기를 위해

초반부터 느릿 느릿 전개를 이어간다.

 

사실 좀 지루해서 눈에 잘 안들어왔다. 그리고 581p라는 엄청난 책의 두께에

겁도 나기도 했다.

이름이 어찌나 어려운지, 너무 눈에 익지 않아서 몇번을 멈췄던지..

이 사람이 누구였지? 어? 이름이 뭐였지?... 하하

 

하지만, 중반 의문의 밀실 살인이 발생하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딸의 모습을 보였던 퍼빈의 연애 스토리와 결혼 스토리를 읽으며

200페이지 이후부터는 멈춤 없이 빠르게 읽어 나갔다.

 

여성으로서의 삶을 인정 받기 어려운 시대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최초로 갖게 된 한 여성의 삶이

그리고 그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경악스러운 사건들까지.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를 품고 있던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20세기 초 인도의 모습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엿볼 수 있게 해 준 책.

밀실살인이라는 사건을 던져 더욱 빠져들게 만든 책.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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