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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웅 -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가 전해주는 삶의 마지막 풍경, 개정증보판
심은이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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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인 글쓴이는 삶의 마지막을
돌보는 사람이다. 보통 사람은 보지
못하는 인생의 뒷면을 그녀는 하나씩
들려준다. 떠난 이에겐 목소리가
남아 있지 않지만, 저자는 그들의
숨겨진 사연을 대신 이야기한다.

"우울증이나 힘든 일을 겪는 사람은
봄이 되면 따스함으로 들뜬 세상에
소외감을 느껴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봄날은 누군가에게는 참 잔인한 계절인 것이다."

장례지도사로서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은 이에 대한 예의이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부모의 곁을 떠난 아이와,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노인의 손을 잡고
그녀는 깊이 고개를 숙인다.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고
누구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
그녀가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볼 때마다
삶 앞에서 더 겸허해지는 이유다.

"당신이 그곳에 누워있다고 생각해봐요.
(...) 당신도 언젠가는 이 자리에 있을 테니까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국
죽음까지의 삶이 아닌
죽음 이후의 남겨진 삶에 관한 것이다.
어떤 부부는 같은 날 세상을 떠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완성하고,
어떤 이는 본인의 몸을 기증하며,
어떤 이는 눈을 감고 나서도
다른 이를 용서하는 때가 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괴롭힌 사병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본인은 정작 아들을 잃었지만
남의 아들의 인생에 줄이 잘못 그어질까 봐,
또 그의 부모가 가슴 아파할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매일 영혼을 잃은 몸을 마주하면
그 일에 익숙해지는 때가 올까.
우리나라 최초의 장례지도사라는
그녀에게도 죽음은 여전히
슬프고 아픈 순간이다.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나갔던 사람이
속도를 내고 달리던 자동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이상하게도 염습과 입관을 하는데
내 눈에서 자꾸만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나의 삶 뒤에 남을 의미는 무엇인지,
가까운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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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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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삽질만으로 책 한 권을 채울 줄은 몰랐다는 작가. 지리 덕후라는 그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여행 중에 겪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깔끔히 재단된 여느 여행 에세이와 달리 지극히 현실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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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 청춘의 아름다운 방황과 불안에 대하여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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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무너져 가는 세상임을 느낀다.

국가와 국가 사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과거와 미래, 그 모든 경계가 모호한 시대.

 

역설적으로,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우리가 경계에 서있다는 느낌은 짙어진다.

어느 쪽에도 서지 않은 우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경계에 서있는 작가는 어딘가로

가는 중이다.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는 중일 수도, 혹은

과거를 뒤로한 채 미래로

나아가려는 사람일 수도 있다.

 

아직 그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그에게는 기대와 걱정, 혼란이

앞선다. 자신의 존재는 나아가는 중이라는

그 과정에 있을 뿐, 이전과 다음,

어느 쪽으로도 확정지을 수 없다.

오직 과거와 미래에만 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49p. <그럼 지금은>

 

과도기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이 말을 주로 핑계나

부정적인 평가에 쓰곤 하지만,

과도기는 새로운 지평,

긍정적인 진보를 가정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과도기에 있는 이들은

미래를 보기 전 과거에 집착하게 된다.

추억 속의 인연, 안정감, 공간

그 모든 것에서 멀어질수록

잔상은 짙어져 간다.

 

멀어져 간다, 포근하고 안락했던 세계도

멀어져 갈수록 짙어져만 간다

36p. <거리에서>

경계에서 또 다른 경계로

넘어가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해진 존재와 정체성은 의미가 없다.

다만 계속해서 무언가로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만이 남을 뿐이다.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시도만이 있었을 뿐이다

13p. <시도가 있었다>

 

작가는 늘 세상에 없던 것을

찾아 헤맸다고 한다.

찾고자 했지만 찾지 못한 것들,

손에 쥐지 못한 것들,

혹은 세상에 없는 것들.

 

그럼에도 작가는 그 어떤 것

이야말로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이었음을

고백한다.

 

무의미한 세상 속에서

유의미한 것들은 오직

어떤 것들뿐이었습니다.”

10p. <세상에 어떤 것>

 

경계는 삭막하다.

무엇도 약속되지 않았다.

다만 그 근처에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

작가는 경계에서 우리가

그 사실을 발견하길 희망한다.

 

당신으로부터,

이 삭막한 경계에도

봄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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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작가를 위한 출판백서 - 기획출판부터 독립출판까지, 내 책 출간의 모든 것
권준우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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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책을 편집하는 일을 하고,
또 하나씩 나의 글을 기고하며
언젠가 나도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출판사에 오가다보면 잡지나
블로그, 혹은 혼자서 고이
간직하던 글들을 모아 출판의
꿈에 도전하는 작가들과 마주친다.

결국 책을 서점에 올리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 사이에는
필력과, 원고의 양을 넘어
다른 차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좋은 글이 많아도 본인만의
기록이 아닌, 누군가가 읽을
이야기임을 아는 사람.
하나의 제목으로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만이
독자와 만나게 된다.

"아무리 좋은 글을 많이 썼다 해도,
그것이 잘 정돈되고 하나의
주제에 맞게 걸러지지 않는다면
책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책은 글의 집합체가 아니다."

<예비작가를 위한 출판백서>는
출판에 관한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기획서를 쓰고,
교정은 누구에게 받고,
출판사는 어떻게 선택해
계약을 할 것인지.

출판은 작가 1인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편집, 교정, 마케팅 등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약 1000만원,
그리고 많은 사람의 시간이
소요된다. 작가는 그 시간과
비용에 부끄럽지 않은 글을 준비해야 한다.

"책 한 권을 만들려면 약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금 쓰고 있는 것이 스스로
1000만원을 투자할 용기가 나는 원고인가?

책 출간이 쉬워진 만큼,
독자들에게 외면받기도 쉬운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출판에 도전하는 예비 작가들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한다.

"성공한다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고,
실패한다면 그것 또한 '유하각'이라 생각하자.
실패가 많을수록 글은 다채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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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you can 쏘유캔 - 롱보드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권도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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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 위를 자유롭게 누비는 사람들을 보면, 타고난 감각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 앉아 보더들을 지켜보면, 수도 없이 넘어지고 나서야 나름의 길을 찾아내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책의 저자인 권도영씨도, TV와 대회에 나와 화려한 기술을 보이기까지 많은 직업과, 연습과, 고민들을 거쳐야만 했다. 세상이 권하는 좋은 자리들을 뒤로하고, 롱보더로서 자유롭게 도시를 누비는 삶을 택하기 위해 필요했던 건 보드 기술이 아니었다. 그에게 기술보다 중요한 건 먼저 세상의 시선을 떨치고 자유로운 마음을 갖는 일이었다. "여행은 인간의 독선적 아집을 깬다. 아낌없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친구" 그는 보드를 타며 많은 대회에 참가했지만, 보더들의 대회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는 듯하다 서로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심사위원과는 친구가 되고, 대회가 끝나면 신나게 춤을 추며 맥주 한잔을 즐길 것. ​ "난 너희가 긴장하지 않았으면 해. 홈스팟에서 릴랙스한 채로 차던 그대로를 보여줘 . 심사위원보다는 친구로 남고 싶어." ​ 소소한 취미를 자기만의 큰 꿈으로 키워낸 작가들의 이야기는, 때론 소박한 일상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은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기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는 따로 있다. 다른 이의 시선을 무서워하지 않고, 그 일상을 지켜내는 당신들이 모두 최고라고. ​ "갑자기 그들이 내게.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자주 한 말이 생각난다. 부또 아모(Puto amo. The King 네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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