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흐려도 모든 것이 진했던
박정언 지음 / 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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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출판사, 박정언 에세이
<날은 흐려도 모든 것이 진했던>

종현의 푸른 밤을 함께 했던
라디오 PD, 나는 저자를 그렇게 기억한다.

기자였고, 방송국 PD였던 그녀가
스튜디오에 앉기까지 -
지나온 나날의 의미는 명확하지
않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긴다.

"선택이 미래를 바꾸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과거를 새로 쓸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렇지 않던
과거의 사건들이 선택으로 인해 서글픈 기억으로
탈바꿈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즐겨 타던 버스 노선과
보일러실 비둘기에 대한 기록.

용산 참사와 MBC 파업,
그 곁을 지킨 시간.

어느 동아리 후배의 죽음과
종현의 마지막 모습이 남긴 기억.

어느 기자의 수첩에 적힌 듯,
감히 동정의 시선을 던지지 않는 글이다.

이름모를 타인에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부끄러움을 담담히
써내려 갈 수 있는 그녀가 부러웠다.

"적어도 내게, 용산에 살았다는 건
딱 그만큼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일 것이다. 나는 내가 부끄럽다."

명확한 의미를 알 순 없지만,
지나온 선택들에 고민하는 내게
와닿는 글이 많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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