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마음 없는 일 - 인스피아, 김스피, 그리고 작심 없이 일하는 어떤 기자의 일 닻[dot]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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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의 <일에 마음 없는 일>은

동시대 노동의 풍경을 밀도 있게 응시하는

에세이이다.

이 책은 일에 대한 열정을 요구받지만

정작 그곳에서 무심함과 소외를 느끼는

현대인의 초상을 담는다.

저자는 자신의 일터를 배경으로 일과

삶의 모호한 경계를 탐색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마음 없는 일’은

단순히 무성의한 노동을 뜻하지 않는다.

이는 자아실현이나 의미 부여를 포기하고,

오직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만

노동을 대하는 태도이다.

일의 가치가 아닌 시간과 임금의 교환에

집중하는 현실 인식이다.

기자는 이러한 담담한 태도야말로

소진과 번아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 기제임을 고백한다.

노동은 더 이상 자아를 완성하는 숭고한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다른 영역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계약 관계이다.

우리는 일터에서 요구되는 감정과 노력을

적정선에서 분리하려 애쓴다.

일에 너무 많은 마음을 쏟지 않음으로써,

마음을 쏟아야 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역설적인 전략이다.

이 책은 노동자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성취감보다 허무함이 앞서는 순간, 쏟은

노력에 비해 의미가 공허한 지점들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일해야

하는 존재이다. 이 간극에서 오는 피로감과

냉소를 기자는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노동

경험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일에 마음 없는 일>이 독자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일로부터의 거리 두기를 통한 자기 보존’이다.

일터가 전부인 양 자신을 소모하지 말라는

경고이다.

일의 의미가 희미해진 시대에, 삶의 진짜 의미를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일의 역할이 자아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축소될 때,

비로소 우리는 소진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삶을 설계할 수 있다.

이 책은 경쟁 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냉철한 위로이다.

#노동의본질 #자기소진방지 #일과삶의경계 #현대인의딜레마 #마음없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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