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빨간 가방을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

빨간 가방
쥘스 바움 지음, 아망딘 바움 그림,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2년 7월

귀여운 작은 용이 떠나는 여행.
온통 붉은 실 같은 크레파스 색칠 사이에서 발견된 초록색 꼬리.
그 꼬리와 머리 양쪽에 뿔을 가진 작은 용은 빈 가방 하나를 들고 떠나게 된다.

어찌하여 작은 용이 떠나게 되었는지, 왜 빨간 가방인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비어있는 가방인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

단지 그 가방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가방으로 구름보다 높이 올라가게도, 비를 피하게도, 썰매를 탈 수도, 용기내어 뛰어나 피하기도, 몸을 숨기기도, 과일을 따기도, 파도를 타며 바다를 건너기도, 편안한 쉼의 공간을 갖기도 한다.
용기를 낸 덕에 찾아온 작은 행운으로 가방은 드는 것이 아닌 메는 용도가 되었고, 용도가 바뀐 가방은 작은 용을 또다른 세계로 인도해 준다.

그 가방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지 못하겠지만, 그 가방에 담긴 작은 용에 대한 추억과 의미는 추측해볼 수 있겠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전과 용기,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이 이끌어주는 또다른 만남과 성장.

색이 없던 면지의 그림에서 색이 있는 그림이 된 동일한 페이지를 보며.
아마도 이 책은 빨간 가방을 통해 아이의 용기와 도전 그리고 성장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닌지...

나태주 선생님의 추천사에서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큰 것이 되고, 일상적인, 늘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고 사소한 일, 흔한 일들이 모여서 우리들의 삶이 되고 인생이 되고 세상 모든 것들이 됩니다."라는 의미가, 빨간 가방과 작은 용의 여행이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닐까?!

내 아이의 가방과 나의 가방에는 무엇이 담겨있고 또 무엇을 담게 될지 조금의 두려움과 또 다른 설레임을 갖고, 다시 이 책을 아이와 읽어봐야겠다.

'안전한 곳,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곳, 그리고 내가 머물 수 있는 곳'의 커다란 선물이 되어 주는 그림책 <빨간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