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종민 옮김 / 뿌쉬낀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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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읽고 싶은 책, 읽어야 될 것 같은 책이 있다. 내게 도스토옙스키의 책은 '읽어야 될 것 같은 책'이다. 「악령」,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을 가지고 있지만 완독한 책은 없으니 변명을 하자면 분량과 등장하는 인물들의 긴 이름 등이 초반의 몰입을 방해한다. 도끼 선생님 죄송^^

그러다 뿌쉬낀하우스에서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이 출판된 것을 알게 되었다. 5대 걸작선으로는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다. 나는 이 작품들의 기반이 되는 죄와 벌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분량 면에서 1/3 정도로 축소된 듯하다. 독후감을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이 축소된 만큼 '아... 이 부분은 좀 더 디테일하게 알고 싶은데!!'하는 호기심도 생겼다. 번역도 좀 더 지금 읽히기에 좋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번역본을 읽다 보면 단어의 뜻을 찾아야 될 정도로 어렵거나 예스러운 말을 쓰는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쉬이 읽혔다.

내가 관심 있게 본 것을 나열해보면

첫째는, 라스콜니코프 스스로 느끼는(벌하는) 죄의식과, 마치 주인공의 분신들로 보이는 루쥔(주인공 여동생 두냐의 약혼자), 스비드리가일로프(두냐에게 구애하는 상처한 지주), 페트로비치(부경찰서장) 등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다.

둘째는,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가부장적인 생각과 가족 구성원의 일부가 희생하는즉 여동생 두냐가 희생하여 오빠인 라스콜니코프의 성공을 돕고 성공한 오빠로서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 상황에 대한 거북함이다.

셋째는 이 책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라스콜니코프는 노인을 살해하는 죄를 저질러 그에 대한 벌을 받는 인물이다. 이 '벌'이라 함이 또렷하지 않다. 글 전체에서 느껴지는 것은 자신에게 벌을 주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넷째는 주인공이 전당포 주인인 노파를 살해하지 않고 어머니와 여동생의 도움으로 명문대 법대를 무사히 졸업하여 성공이라는 것을 한다고 가정을 한다면, 힘과 권력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철학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보이는 '라스콜니코프들'에 대한 우려이다. 세상을 자신이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간을 쓸모와 쓸모없음으로 구별하는 것에 대한 섬뜩함이 그것이다. 그런 인물들을 TV 등의 매체를 통해서 종종 보게 된다. 세상과 인간을 쉬이 판단하는 이들을...

다섯째는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과연 '구원'을 받았는지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구원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생긴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주인공이 구원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풀리지 않았다.

뿌쉬낀하우스에서 번역된 죄와 벌을 읽으면서 줄거리와 인물들 그리고 인물들의 이름에 익숙해졌으니 이제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책들을 읽을 수도 있겠다. 방대한 양에 지레 겁먹은 독자가 있다면 가볍게 읽어 보시길... 도스토예스키 입문용으로 권하고 싶다. 조금 더 디테일한 심리묘사가 궁금하고, 이 작품을 보는 다른 독자들의 여러 다각도의 소감이 궁금하다.

-이 글은 뿌쉬낀하우스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거죠?" 그녀는 그를 꼭 껴안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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