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변화되지 않는 사람은 아집이 센 사람?

중국에서의 나는, 그리고 나와 함께 여행한 운동권의 ‘동지들은 어떤 면에선 유럽에서 열심히 필기만 잔뜩 해온 나의 아버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는 사회주의 중국에 뭔가를 배우러 간다고 생각했다. 천안문 사태의 진실도 알고 싶었다. 국내 언론들이 사회주의 중국을 폄훼하기 위하여 진상을 조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사회주의의 미래를 확신하는 젊은 청년들을 만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소망적 사고였을 뿐이었다. 자신이믿고 있던 것들이 아직은 건재하리라는 희망. 현실보다 믿음을 우선하는 태도였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편안한 믿음 속에서 안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 이 상, 여행자는 눈앞에 나타나는 현실에 맞춰 믿음을 바꿔가 게 된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정신이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믿음에 집착한다면 여행은 재난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